1월 지향: 교회 내 다양성의 선물
성령께서 우리를 도와주시어, 우리가 그리스도인 공동체 안에서 여러 가지 은사의 선물을 깨닫고 가톨릭 교회 안에서 다양한 전통과 예법의 풍요로움을 발견하도록 기도합시다.
얼마 전에 우연찮게 주교 시노드 폐막 미사에 참석했습니다. 교회에 산적한 어려움들에 교황님께서 어떻게 응답하실지 기대를 하면서도 교황님의 결정에 대해 또다른 반발이 있을까봐 걱정 또한 앞섰습니다. 교회 안에 다양한 사람들, 수많은 집단들이 각기 다른 생각을 가졌고 그것들을 어떻게 조화시키고 화해시켜야 할지 저로서는 그 답을 상상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교황님께서는 강론 중에 원리와 기초를 상기시키셨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답의 범주를 넘어섰지만 오히려 머리 속에 환해졌습니다.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은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해결책이 발을 디뎌야 하는 기반이 명확해야 한다는 점일 것입니다. 교황님은 가장 우선적으로 우리 마음을 향해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 초대하셨습니다.
이어서 교황님은 원리와 기초로서 사랑의 이중 계명을 들어서 원리와 기초를 설명하셨습니다. 즉, 교황님께서는 하느님 사랑을 하느님을 하느님답게 경외하는 것이고 이웃 사랑은 이웃을 섬기는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어려움과 다름을 마주할 때에 돌이켜 보아야 할 자리는 이와 같이 우리가 창조된 목적에 따라 살아가는지 돌아볼 수 있는 원리와 기초입니다. 우리의 믿음은 이 두 가지 게명을 바탕으로 자리 잡아야 하고 우리의 삶에는 이 계명들의 해석과 실천이 뒤따라야 합니다. 인간은 다양한 모습으로 창조되었고 교회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하느님을 찬미하고 이웃들과 함께 살아가도록 초대합니다.
교회의 역사가 길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만큼 교회에는 수많은 전통과 예법이 있습니다. 한국 교회가 따르는 라틴 전통 외에도 유럽에는 고유한 전통을 지닌 지역이 있으며, 동방 가톨릭 교회를 중심으로 각 지역에서 라틴 전통과 다르게 발전하였거나 가톨릭 교회에서 갈라졌다가 다시 돌아온 형제 자매들이 있습니다. 교회는 이들에게 같은 방식으로 하느님을 찬미하도록 강요하지 않습니다. 이들 모두 같은 성령으로부터 받은 은총에 따라 사는 이들이라 일컬습니다. 각 교회의 전통들은 각자 성령으로부터 오는 은총의 다양한 열매를 지녔습니다. 교회가 가진 다양한 모습은 교회가 경직되거나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우리를 살아 있게 합니다.
다양한 전통과 예법들에 따라 이웃을 섬기는 방식도 다르게 나타납니다. 우리가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이웃을 섬길 때에는 우리에게 베어진 교회, 문화, 역사, 개인적 성향 등이 어울러져 나타납니다. 하느님 사랑에서 비롯하여 이웃을 위해 일하는 이들을 우리가 일하는 방식과 다르다는 이유로 이웃을 함부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을 찬미하는 방식이 다를 때에 우리가 서로 보고 배우는 것처럼 우리는 이웃을 위하는 그들의 삶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배웁니다. 사랑하는 방식을 서로 존중하고 영향을 주고 받을 때에 우리가 받은 성령의 은총은 세상을 향한 하느님의 선물로 드러날 것입니다.
교황님은 서로 다른 사람들의 일치를 위해 답안을 제시하지 않고 원리와 기초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먼저 살펴야 할지 초대하셨습니다. 교회 구성원들이 온 마음으로 하느님을 경외하고 이웃을 섬길 때에 우리가 받은 풍요로움은 더 큰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이러한 다양성의 가치를 깨달아 서로 다른 이들을 품고 성령께서 우리를 도와 주시어 교회 공동체 안에서 여러 가지 은사의 선물로부터 풍요로움을 발견할 수 있도록 청하면서, 교황님의 기도 지향을 위해 함께 기도 드리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이창준 신부)
첫댓글 다양성 안에서,
다양한사람들 안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봉사하는사람들 안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하느님을 찬미하는 사람들 안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이웃을 섬기는 사람들 안에서,
이 모든것들이 함께하여 우리 인간에게 하느님께서 자비를 베푸실 것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