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
- 백련암 -
요즘
부쩍 사찰이나 암자를 잘 찾아 나선다.
그 방법 또한
남들이 흔히 하는 트레킹이 아닌 자전거 라이딩을 겸한 순례다.
알다시피
전국의 유명한 사찰이나 암자는 대부분 깊은 산 중턱이나
심하면 산 정상부에 자리하고 있기에
한 번쯤 찾아간다는 것이 생각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것도 자전거를 타고 >>
어쩌면
스스로 고행길을 택한 거 같다.
그래도
자유인이라 가고 싶을 때
나설 용기가 있다는 것만 해도 얼마나 행복한 편인가.
힘들면 끌면 된다
끌바는 부끄러운 게 아니다
끌바는 산악 라이딩에서
필요 불가결한 선택이자 최고의 기술이다.
처음
안강 도덕암을 시작으로
중암암
사자암
만어사
도리사
주사암
북지장사까지
가을철 라이딩 순례만 해도 벌써 열 군데가 넘었다.
그렇다고
심신이 강건한 불교신자도 아니다
그냥
산에 가니 절이 있고
절이 있으니
경건한 마음으로 삼배를 드리는 것이다
그게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인지상정 아니겠나
오늘은
가야산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백련암을 찾았다
한때
불교계는 말할 것도 없고
사회적으로 큰 어른으로 존경받던 성철 큰스님이 생전에 기거하셨던 곳이라
무엇인가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호기심에 20%의 경사도를 마다하지 않고 갔다
참 힘들다
낑낑대며 페달질을
쉼 없이 한다는 게 생각처럼 그리 쉽지가 않다
그래도
목적이 있으니 가는 것이고
일주문에 들어선 순간
사랑도
미움도 다 놓고
마음을 텅 비울 수 있었으니
그 자체가 말없는 보상일 것이다.
찾아간 김에
성철 큰스님이 던지고 갔다는 화두를
다시 짊어지고 왔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라이딩 코스)
대가야 박물관 > 미숭산 임도 > 해인사 > 백련암 > 대가야 박물관
총 거리 64km
총 7시간
운동 시간 5시간
휴식 시간 2시간
(봉이)
오전 8시 30분 출발점
라이딩의 강약 조절을 위해
워밍업 겸
미숭산 임도를 먼저 접수하다
힘든 업힐이 끝난 뒤
미숭산 정상에서 간식타임으로 제공된 라면의 맛이란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정도다
12시경 해인사 일주문에 도착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해인사 고려대장경 판전 기념석에 인증샷
백련암 가는 길
수백년 묵은 고목이 지켜보는
20%의 경사도에 자전거로 간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고행이다
그냥 끌자
오르고 오르면
못 오를 곳이 없다는 말대로
드디어 우뚝 섰다
백련암 앞마당을 독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솟은돌
과연 누가 어떻게 세웠을까?
보너스 사진
2021년 해인사의 멋진 가을 ㅎ
첫댓글 와우.멋지십니다.
시간되면 도전해봅시다
넘 멋집니다!!
수고하셨어요
사진도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