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인데 에스더 시험이 내일모래라서 막바지 점검 차 이대입구로
달렸습니다. 에스더가 학원 선샘님께 인 사이트를 듣는 막간에 저는
가을 영화 한편을 봤습니다. 유 지태는 엊그제 봤던 "뚝 방의 전설"
때문인지 내 스크린 속 멜로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았지만 김 지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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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서 그냥 영화를 보기로 했습니다.
두 사람이 연애하다가 남 친 이 사법고시에 합격했으니
기자와 검사, 앞으로 이 커플은 누가 봐도 탄탄대로일 것입니다.
결혼준비를 위해 함께 쇼핑을 하기로 약속을 한 현우와 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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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현우는 바쁘고 민주는 혼자 가기 싫다고 기다리겠답니다.
"금방 갈께 백화점 커피숍에서 기다려" 1995년 6월 29일 진짜로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습니다. 10년도 넘은 역사를 재생하기
위하여 제 매일성경 노트를 펼쳐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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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9.목요일)
"이스라엘은 이제 말하기를 여호와가 우리 편에 계시지 아니하고
사람들이 우리를 치러 일어날 때에 여호와께서 우리 편에 계시지
아니하셨다면 그때에 저희의 노가 맹렬하여 우리를 산채로 삼켰을
것이며 그때에 넘치는 물이 우리 영혼을 잠갔을 것이라 할 것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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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저희 이에 주어 씹히지 않게 하신 여호와를 찬송할 지로다.
우리 혼이 새가 사냥꾼의 올무에서 벗어남 같이 되었나니 올무가
끊어지므로 우리가 벗어났도다.
우리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의 이름에 있도다."(시12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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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0.금요일)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경성함이 허사로다.
너희가 일찍이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사랑하시는 자에게 잠을 주시는 도다."(시12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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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소중했던 민주를 지울 수 없는 아픔 가운데 십년 세월을
보내고 있던 현우에게 장인을 통해 한 권의 다이어리가 배달됩니다.
"민주와 현우의 신혼여행"이라고 쓰인 다이어리는 죽기 전 현우를
위해 준비한 민주의 선물이었습니다. 현우는 이 다이어리의 지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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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 가을로, 여행을 떠나는데 담양의 소쇄원, 동해안 고속도로
그리고 다이어리 속에 적힌 글씨체가 죽어버린 내 과거의 편린들을
모아 생생하게 살려놓고 말았습니다. 민주가 현우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다는 그 길을 따라 가을로 걷는 현우의 여행길에 매번 마주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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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진(엄 지원)은 민주의 환영이 아닙니까,
그녀는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그때, 민주와 같은 곳에 매몰되었던
사람이었다면, 그래서 서로 끌렸다면, 이것은 운명의 장난이던지
삼류작가의 어색한 각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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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06년 가을,
저도 떠나고 싶습니다.
가을로,
2006.10.30.악동
첫댓글 이 영화 낼 모레 꼭 볼려구 작정하고 있는데. 역시 슬픈영화...갈등 생긴다.
"내가 이 땅에서 숨 쉬고 살적에 나를 보존케 하시는 그 분 안에서만 단잠을 잘 수 있음을 고백합니다" 주님사랑이 가슴을 아프게 선율을 타고~ 통증으로 숨이 멎을것 같은데...행복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