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나 다를까! 경인고속도로가 시작되는 지하 차도 입구엔 병목 현상으로 인한 차량들의
물결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장사진을 이루고, 1차선 차도로 어렵게 들어선 애마'키티'는 인천에서
불어오는 서해의 바닷 바람에 엔진을 킁킁 거리며 잠시 후 만날 바다와 때 이른 조우를 한다,,,
길이 넓어지는 신월I.C를 지나면서 부터 '키티'의 흥에 겨운 엔진소리는 C.D음악소리와 어울어져
마그마 처럼 이글거리는 아스팔트 위를 마치 달궈진 사막의 모래위를 달리는 사막 도마뱀 처럼
뜨거워진 바퀴를 저마다 무한회전 시킨다.
저번 인천 차이나타운 방문시 들렸 던 신포시장 맞은편에 바다의 페르몬향에 빠진 '키티'를 잠시
진정 시키고, 집사람과 신포시장 둘러보기에 나선다,,,인천에서 제일 크고 오래 된 재래시장인
신포시장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아련한 옛 추억을 선물한다. 이제는 제법 현대식으로 탈바꿈한
시장 외모와는 다르게 이직도 재래시장의 넉넉함과 해학이 넘처나는 분위기는 시장 사람들의 면면에
살아 숨쉬고, 물건 값을 흥정하는 정감 넘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 온다,,, "남는것도 없는데" 하며
검은 비닐봉지에 팔 물건을 넣고 투덜대는 점포 주인의 너스레가 정겹다.
25년 전통이라는 '원조 신포 닭 강정' 집 앞엔 일요일인 오늘도 어김없이 긴 인간띠가 또아리를 틀고
52년 동안 찐빵 하나만을 고집해 오던 상호 조차도 없는 찐빵집엔 시대에 어울리는 색색의 찐빵과
술빵들이 주인 아주머니와 함께한 세월 처럼 길게 늘어서있다,,,전통 찐빵 한 봉지를 사서 한입 베어무니
따듯하고 폭신한 찐빵살이 입안 가득 옛맛을 전해주고, 달지 않으면서 촉촉한 팥 고물은 순수함에 목 말라
하는 혀를 감싸고 돈다! 조금 전 쫄면의 원조인 28년 전통의 신포만두 본점에서 먹은 모둠만두와 쫄면,
메밀국수가 체 꺼지기도 전이지만 맛의 순수함엔 포만감 넘치 던 위장도 잠시 자리를 내어 준다,,,
시장 구경으로 부른 배를 꺼트리고 화교 2대에 걸쳐 운영되는 '의흥덕 양화점' 엔 집사람의 샌들 고르기가
한창이다,,,발등에 구슬을 단 가죽 밑창과 나무굽의 샌들은 보는이로 하여금 판매처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새로 만들어 놓은 압착 스폰치류의 밑창은 단 샌들에서 풍기는 변화의 물결을 느끼며 왠지 모를 전통에 대한
아쉬움을 느낀다,,, 지금까지 신어 왔던 알록달록한 샌들 대신 흰색과 옥색의 구슬이 고급스럽게 어울어진
샌들을 맞는 사이즈가 없어 주문해 놓고도 못내 자리를 못 뜨는 집사람은 이것 저것을 신어보며 한번 찾아오기
어려운 화교 양화점에 여자 특유의 미련을 못 버린다,,,
허른 값에 참외와 체리를 사고 햇빛으로 움직이는 장식용 완구를 다 큰 딸애 것과 똑같이 두개씩을 사 들고서
바닷내음에 목 말라하는 '키티'에 몸을 싣고 월미도로 길을 잡는다,,,서해의 바닷 내음은 역시 짜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