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3일 용인에서
아침 6시 일어나 어제 준비해준 햇반과 김치로 간단한 아침을 먹고 7시에 펜션에서 나와 3대의 택시로 안면읍터미널에 도착했다. 잠시 후 서산행 버스를 타고 1시간여만에 서산에 도착해 여유를 가지고 돌아보다가 9시 30분 용인행 버스에 올랐다. 11시 40분에 도착해 차명제교수의 안내로 용인시청 버스로 고기교회로 이동했다. 비가 와서 조금 애로가 있기는 했지만 지역교회 공동체가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자리잡고 있는 점이 아름답게 보였다. 작은 생태습지에서 이루어지는 일들, 창립한 여전도사의 묘지, 목공방등을 돌아보았다. 냉면과 부침개로 점심을 대접받고 담소했는데 동아시아평화와 역사연대 공동대표인 안병우교수도 교회집사로서 참석했기에 한일간의 역사교과서 관련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다. 대지산을 지키기 위해 활동현장을 방문하려던 계획을 포기하고 민영환공의 묘소를 방문했다. 일제에 의해 외교권을 박탈당하는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된 1905년 11월 유서를 남기고 자결한 조선왕조 개혁적 관리이자 지식인이었던 인물이었다. 그는 두차례나 세계 여행을 했고 여러나라의 공사로 파견되기도 했을 정도로 해외문물을 수용하면서 개혁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묘비명에 구체적인 설명이 되어 있었다. 용인시민신문의 우상표대표이사의 향토사가 다운 설명과 소개 덕분에 민영환충정공이 명성황후 민비의 조카였다는 점까지 이해했다. 예정되었던 백남준아트센터가 수리중이어서 용인민속촌으로 이동했다. 비온 뒤 날씨가 적당해서 다니기 좋았다.
오후 5시에 느티나무도서관을 방문했다. 지하 강의실에서 이루어진 환영행사는 10개 지역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마련한 자리였다. 고기교회, 인문학을 배우는 문탁네트워크, 성폭력상담소에서 전환된 (사)사람과 평화, 일자리를 갖는 것이 자립을 위한 최선의 방안임을 강조하는 수지장애인자립생활센터, 윤리적 소비를 강조하는 ICOOP용인생협, 지역여론을 이끄는 용인시민신문, 최근 시작된 해바라기의료생협, 용인작은도서관협의회, 대지산 지키기와 하천복원등을 위해 노력해 온 용인환경정의 등 단체들이 각자 준비한 영상물을 통해 자신들의 활동을 소개하고 회원들이 나와서 인사하는 참 좋은 모습이다. 그런데 거의 대부분 여성 특히 주부들로 이루어진 특성이 완연했다. 소개자리가 끝난 후 도서관을 둘러 보고 함께 식사하는 자리를 가졌다. 공간 하나하나마다 나름의 고려를 해서 만든 건축물이라 아주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느티나무는 마을의 느티나무가 마을의 쉼터이면서 정보가 모이는 곳이었던 것을 고려했다고 한다. 10년간 이런 도서관을 만드는 과정에서 수고했을 사람들의 노력도 훤히 보이는 것 같았다. 평화통신사 참가자들이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아사히 카나에씨는 눈물까지 흘리며 처음으로 긴 이야기로 자신을 소개했다. 가슴속으로 뭔가 통하는 것들이 느껴졌다. 가고시마대학에 유학중이라는 대학생도 어머니와 함께 소개를 받고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 수원에서 생협이사장으로 활동했던 박영주님을 오랜만에 만나 반가운 인사도 나눴고 (사)사람과 평화를 창립해 활동중인 양해경대표외 10명의 쓰시마 여행계획을 듣고서 평화기행으로의 방안과 여행자협동조합 동행에 관한 안내를 해 주었더니 관심을 표하면서 공감하는 분위기 였다. 오후 9시에 마치고 버스로 수련원으로 이동을 했다. 승용차로 이동하면서 용인에 관해 좀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10시가 넘어 도착해 막걸리 한잔을 나누면서 뒷풀이에 약한 용인이라는 농담을 던지면서 통신사 참가자들간에 좀더 이야기를 나누다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