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명 : 2008 하반도 횡단(강화도 창후리 ~ 경릉 경포대)
일 시 : 2008년 9월 18일(목) 22:00 ~ 9월 21(일) 14:00 (총64시간)
완주시간 : 63시간 24분
배번호 : 3102
푹자고 일어나니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듯...
가볍고, 후련하고, 포근한 생각이 든다.
훨훨 날아갈듯이 상쾌한 상태도아닌
그렇다고 담담하고 무표정한 상태도아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그냥 좋고, 알맞은, 적절한 그런상태다.
제주 200km를 금년 4월에 다녀와서
좋든, 싫든 반토막난 내조국 온 산하의 허리를
내 발로 한번 뛰어보자는 생각들이 조금씩 조금씩 들기 시작하여
마누라한테는 거의 일방적인 통보와 묵시적인 허락을 받아놓고
참 많은 연습도 했고,
훈련과정에서 이런 저런 생각에 내 내면의 성장 또한 빼 놓을 수 가 없다.
훈련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일은
마음 다스리는 것이 세상 어느 것보다 어려웠다.
조금이라도 더 편한 쪽으로 유혹하는 그 마음을 떨치기가 가장 어려웠다.
각종 구실을 합리화하여 그쪽으로 선택을 강요하는 그런 마음을 떨치기가...
저녁밥을 먹고 운동화끈 매고 밖에 나오기가 어려웠고,
운동 후반부에 반드이 찾아오는 그만 운동하고 편안함과 타협하고싶은 마음을 떨치기가 어려웠다,
무너져 내리는 눈꺼풀과
고갈되어서 하나도 없는 에너지와
더이상 사용할 수 없어 정지해 버릴것만 같은 모든 근육들과
무기력하고 흐려지는 판단력으로 정신은 혼미해져가고...
이 모든 것들을 이겨낸 종합적인 인간승리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9월 18일 12시 05분 KTX 열차로 4명이 광주에서 용산역으로 그리고 영등포역 이동하여
마라톤 지인들과 이번에 참가한 58멍들과 인사후
(충북:왕건,여명 부산:토종 서울:독대 충남:허무강 제주:신지기 전북:꺽쇠)
주최측에서 제공하는 버스로 강화도 창후리로 이동하여
매운탕으로 저녁식사후 출발 준비 완료(물, 테이핑, 바세린, 베낭 준비물점검등)
여기 창휘는 남북 분단의 지역 특성으로 철조망이나 산위의 전조등들이
군부대 분위기를 많이 풍기며,
사람들의 소리들로 인해 시장통과 같이 북새통을 이룬다.
100k, 200k에서 교환할 가방을 맡기고
50k,150k,250k에서 찾을 먹거리를 보관한 후
위문나온 멍방쥔장 들개, 아이언맨, 자룡, 해금이이와 58개띠 멍! 외치고
58멍 4명이서는(꺽쇠,왕건,여명,나)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행동하고
같이 꼴인하자고 다짐하면서 출발선에 섰다.
2008년 9월 18일 정각 22시00
130여명의 전사들이 출발신호 함께 드디어 출발.
(0 ~ 100KM)
제일 후미에서 천천히 출발하면서
꼭 완주해야겠다는 마음의 결의를 다지고 다진다.
308km,
308km를 수십, 수백 번을 마음속으로 외치면서
발끝에서 머리에까지 308K 끝날때까지 참아주라고 마음의 신호를 보낸다.
오버페이스하지 않고
천천히 달리리라고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앞뒤로 깜빡이는 비상용 안전띠와 깜빡이등으로 인해
출발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뒤에서 보니 달빛과 어울려 참으로 아름답다.
추석이 남기고 간 약간 기운 달이
흰색 빛을 발하며 평야지대와 주변 산하에 소금을 뿌린것 같다.
염전에서 소금의 결정체가 막 생겨난 것처럼 환하게 빛난다.
19KM 강화대교 통과시간을 보니 2시간 10분으로 1KM당 6분30초 정도로 적당하다.
개인적으로 308KM 완주를 62시간 전후로 잡았으나
50멍 4명이 동반주를 하기로 했으니 별 의미가 없어졌다.
몸이 이상하면 바로 해소하고 다음을 진행해야 하므로
중간중간에 몸상태를 스스로 자체 판단해 본다.
그리고 완주 때까지 수시로 자기점검을 했다.
현재까진 이상없다.
김포 중간에 편의점 들러 물 보충, 토마토 주스등을 먹고 출발.
50KM에 19일 04시 31분에 도착하여
주최측에서 준 컵라면과 커피를 마시고 04시55분 출발한다.
비포장된 울퉁불퉁 파인 도로에서 우왕 좌왕하였으나 바로 길을 찿아
한강의 자전거전용도로로 진입하여 보니
새벽 5시 무렵인데 운동하는 시민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머리 안전모에서부터 무릅보호대까지 모두 착용한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매우 많아
우리는 우측 자전거도로를 이용하여 갈 수 밖에 없다.
참으로 부지런한 사람들이다.
오직 성실하고 인내력 있는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아침의 향연을 맛보고 있다.
신선하고 아름다운 공기를마시며, 막 피어나는 들풀들의 속삭임을 맛보며,
환하게 밝아오는 아침의 정기를 맛보고있다.
막 솟아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한반도의 흥망성쇠를 지켜봤을 한강로를 달리고있다.
국회의사당을, 63빌딩을, 난지도를, 남산등을 가까이서 또 멀리서 바라보면서
숨을 몰아쉬면서 두발로 달리고 있다.
갯수가 얼마나되는지 정말 많은 한강다리를 통과하고
화려함의 뒤에 숨어있는 어둠을 청소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주변에 잘 되어있는 생활체육시설들이며
아름답게 피어나는 아침의 꽃들에 눈길을 주고
또 아침을 즐기는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한강변을 5명이서 계속 달렸다.(65세영감+멍4명)
중간에 서울 독대 마누라가 가지고 나온 매실물 엄청 맜있게 먹고
멍방 쥔장 들개를 비롯한 몇명이서 자봉해준 음료수등도 마셨으나
04시반경에 컵라면으로 아침대신에 먹고보니 배가고프다.
9시무렵에 한강 편의점에서 김밥으로 간단히 먹고 출발하여
횡단에서 뛸수있는 한강의 마지막다리인 천호대교를(87KM지점)
10시 07분에 도착하여
물 보충하고 스트래칭후 한강변이 아닌 일반 국도를 향해 계단을 올라가서
하남시청 방향으로 출발...
11시무렵 배가 너무 고픈탓에 CP3무렵에서 식사를 하려던 계획을 바꿔서
길동 사거리 부근에서 설렁탕으로 점심을 무지하게 맛있게 먹고 출발하였으나
날씨가 엄청 더워 내리쬐는 뙤약볕아래 지루한 도로를 타박타박 걸어서
겨우 99KM 지점인 CP#3에 9일 12시 25분에 도착하였다.
여기또한 많은 멍들의 함성과 인원으로 개집으로 오인한 정도였다.
(파일럿,전사,포니,또 1~2명)
맡겨논 대형가방을 찾아서 물보충하고, 테이핑을 약간 더하고,
상의와 양말등은 교체하고, 하의 타이즈는 교체하지 않았다.
떠날준비를 하는데 58멍들이 통조림,꿀물,인삼물등을 너무 많이 챙겨주어
너무 작은 배낭에 넣을 수가 없다.
지금은 그래도 나중에 생각날테니 챙겨가라고 주는데...
여유있는 가방에 분산 재배치후 13시 00 출발.
(100KM ~ 200KM)
CP3를 지나서부터 약 113KM까지는 고통의 연속이였다.
밑을 보면 어지럽고 매우 긴 양평대교를 건넌다.
화장지로 양쪽 귀를 틀어막고 팔당터널 4개와 길고 굽은 봉안터널을 지나서...
편도3차선의 긴......
정말로 긴 6번국도를 가고있다.
내리쬐는 태양아래,
그늘 하나 없는 사막과 같은 그런 도로를 걷는다.
다리는 천근 만근이며,
힘은 하나도 없는데
하늘에서는 33도이상의 뙤약볕이 내리쬐고
바람 한줄기 없고, 구름도 한 점 없는 가을 하늘이 야속하기까지 하다.
아~~~
거의 3KM 정도가 되는 듯한 용담대교를 건널때는
차라리 지옥이 이보다 더하지는 않으리라는 생각마저 든다.
이때 완주률이 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처음으로 많이 들었던 곳이다.
용담대교 못가서 가방이 너무 커져서 등이 스치면서 약간 따갑다.
그래서 친구들이 넣어준 복숭아 통조림1통을 먹고,
인삼이며 꿀이며 미숫가루가 들어있는 특별제조한 물 1병을 해결하여 가방 부피를 줄이니 훨씬 낫다.
등의 쏠림이 큰 고통은 아니었지만 여기서 시작하여 끝날 때까지 따가움은 계속되었다.
테이핑을 하고 반창고를 붙이고 하였지만 큰 소용이 없었다.
차량통행이 많고
도로가에 식당이 많은 양수리를 지나(서울에 있는 식당 모두다 옮겨 놓은 줄 알았다)
가고 있는데 천안의 허무강이 절둑거리며 혼자 오르막길을 가고있다.
왼쪽 발목이 많이 부어 있다.
가지고 있던 진통제 2알을 주고서,
어느정도 같이 걷다가 포기하겠다고 하여 헤어졌다.
(결국 200KM까지 갔다가 토종이와 포기)
CP#4(124.8KM) 에서 식사가 되지 않아서
130KM 지점 기분좋은 휴게소에서 멋있고 의미있는 저녁식사를 하였다.
65세 영감 지인이라는분이 사철고기와 탕을 가져와서 먹었고,
청주 58멍(청마,양미리,내사랑)들이 충청도에서 경기도까지 공수한
저녁밥에 정성스러운 반찬, 수박화채 등에 정말 진한 친구의 정을 느껴본다.
해가 져서 어디가 어딘지...
방향감각도 없고, 단지 횡단 코스도 한장들고서
길따라 바람따라 가다보니 22시26분에 CP#5(149.8KM)에 다다른다.
CP5의 식당 용머리 휴게소에서
밥먹기 전에 약 1시간 정도 식당의자 3개를 줄줄이 붙여 그 위에서 새우잠을 잤으나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
비몽사몽간에 무슨 밥인지도 모르고 먹고 난 후
출발 전에 맞긴 미숫가루, 꿀물, 어머니가 생전에 드시던 영양제를 찾아서
20일 00시10분에 CP#5를 출발.
이후 야간 달림길은
잠이 덜깨어 모두 다 좌우로 비틀거리며 걷고있고,
일부 주자들은 버스 정류장에서, 기타 쉴만한 곳이면 모두다
비상 깜박이가 점멸거리고 있다.
문장식씨와 버스 정류장에서 약 20분 취침후 다시 달리기....
해발 300M의 도둑머리고개(도덕고개)를
걷다 뛰다하여 어렵지 않게 올라가서
달빛 속에 파묻인 도둑머리를 내려와 또 다시 갈 길을 재촉한다..
달빛은 고요하고, 맑고, 깨끗하고, 주위를 포근히 감싸고 대지를 적막속에 잠들게 한다.
달리는 발자국 소리만 처벅처벅 소리가 날 뿐....
밀려오는 잠을 이겨내며 신촌삼거리
CP#6 (174.2KM)를 20일 04시 27분에 도착했다.
여기에서도 주최측은 주지않는데
유독 58개띠마라톤에서만 음식을 준비하여 준다.
자랑스런 여멍 평창의 메리와 인천에서 놀러온 순복이다.
이 늦은 시간에 그것도 여멍들이 자발적으로 01시부터 여기에서 멍들을위해
자봉을 하고있으니 정말 자랑스런 멍클럽이다.
남들이부러움으로 보고있는가운데
여멍들이 준비한 부드럽고 영양가있는 죽으로 간식을 먹고 05:00에 출발한다.
횡선터널을 출발하여 약 10KM정도 펼쳐지는 끝도 밑도 없는 자동차 우회도로를 따라
앞만보고 달린다.
도로형태가 쉴곳도 없고, 의지할만한 곳도 없어
천근, 만근으로 내리는 눈거풀을 처치하지못해 여기 저기서 아우성이다.
난 그래도 이 구간에서는 잠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일반도로로 내려와서 7시무렵부터는 배가고프나 식당이 없다.
주변에 식당은 있으나 아침일찍이어서 문을 열지 않는다.
아무리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다.
하는수 없이 참고 계속 달린다
황재고개를 시작하기전 192KM지점 용둔 막국수집에서 밥과 미역국과 몇가지반찬에
4000원을주고 맛있게 먹었다.
군산 꺽쇠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뙤약볕속에
돌고 돌고
오르고 오르고하여
힘들게 황제고개를 오른다.
여기서부터 계속 고냉지 채소들이 많이 보이고
얼마전부터는 옥수수들과 옥수수빵들이 많이 보인다.
조그내려가서 CP#7(203.8KM)에 20일 11시05분에 도착했다.
강화도에서부터 보았던 아이언맨, 임시CP를 보았던 추풍령,
강원도의 운두령, 숨비소리등등 많은 멍들의 박수속에 도착하여
주최측에서 제공한 식사를 하고,
머슬가이가 하는 연구를위해 피를 10CC 뽑고 (출발,100K,200K,도착후 각각10CC씩 뽑음)
맡겨두었던 가방을 찿아 하의 타이즈와 양말을 갈아신고
화장실에서 간이 목욕을 한후에 약 30분정도 수면을 취한후 출발.
200 ~ 308KM
13경에 기분좋게 천천히 출발...
6~7KM 가니 빗방울이 하나씩 떨어진다.
일기예보에는 비온다는 예보가 없었는데...
지나가던 숨비소리가 비옷 4개를 사서 우리에게 나눠준다.
정말 감사하다
(이 비옷은 계속 옛대관령 휴계속 바로직전까지 매우 유용하게 이용함:비와 추위때문에)
많은비로인하여 바로 우의를 입고
지루한 평길을 가다가 태기산을 오른다.
경사가 심하여 좌측은 높은 콘크리트로 대형받침대 역할을 하고
우측은 벼랑으로 매우 깊어서 심장 약한 사람은 못 볼 지경이다.
꼬불꼬불
오르고 또 오르고...
헉헉헉...
아이고...
줸장...이놈의 미친 짖거리는 왜...
저 꼭대기 산위의 대형풍차는 전혀 돌지 않고(바람이 없기에?)
오는 비는 이제 그치고 안개비는 있는듯 없는듯하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태기산정상(221.8KM, CP#8) 도착하여
멍들이 준비한 죽과 음료수, 오이등을 먹고나니
기온이 떨어져 온 몸이 사시나무 떨듯 매우 춥다.
(이후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추위에 많이 시달림)
먹자마자 바로 긴 내리막길 6KM를 내려오는데 달리지 않을 수 가 없다.
추위때문이다.
원래 급경사의 내리막길은 부상의 위험때문에 달리지 않는데
추워서 달리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내려오는 도중에 비가 많이 와서 더욱 그렇고...
태기삼거리 첫번째 가게집에들려 여자용 팬티스타킹을 하나사서 입었다.
하의가 넘 춥기때문이다.
그러나 스타킹을 입었어도 비에 젖어 춥기는 마찬가지다.
오직 달리면서 스스로 열을내는 방법뿐이였다.
많은 비가 내리는가운데 밤이되어 어둠이 빨리 찿아왔다.
꺽쇠와 여명이가 약간의 부상이 있으므로
약 1~2분 달리고 10~20초 걷는 방법으로해서
우리일행 5명이 1열 종대로 가고있는데 (어둡고 갓길이 좁기때문에)
여기저기 앞뒤로 가던 주자들이 우리한테 붙어서
약 15명까지 되었다.
서로가 길을 모르기때문에 뭉쳐서 가는것이 제일 편리하다.
약12KM 정도 지나 00마을에서 약 22시 20분경
각자 식사를하고 가자며 헤어졌다.
왕건이, 꺽쇠,나는 자장면으로 식사를 하여으며
여명이와 65세 문장식씨는 해장국으로 식사를 하였다.
중국집에서 하의 추리닝복을 하나 어렵게 얻어서 매우 긴요하게, 정말 긴요하게 이용을 잘 하였다.
달릴때는 벋고, 걸을때는 입고하여 대관령 정상까지 이용을 하였는데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여서인지 그곳 9월달 밤의 추위가 굉장히 추웠다.
비와 추위를 견디며
방향과 위치도 모르는 철면부지의 땅에서
가고 또 가다보니 CP#9(249.5KM)에 도착하였다.
여기서도 역시 운두령을 비롯한 아이언맨,숨비소리,신선봉등등이
집에도 들어가지 않고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맞이하더니
식당 추운방에서 조금이라도 수면을취하라면서 준비해준 신문지, 돗자리들위에서 약 1시간 정도
취침을 취했는데 매우 꿀잠이였고 이후로는 그렇게 잠에서 만큼은 어렵지 않았다.
출발전에 맡겨둔 250KM 물품보관인 미숫가루는 먹을 기회가 없어
그냥 집으로 가지고 욌다.
이밤만 넘기자!
어떻게 하더라도 이밤만 넘기면 횡단하는 것이다.
서해 강화도에서 동해 강릉 경포대까지...
몸에는 에너지가 갈증되어 힘은 하나도 없고
몸의 근육은 굳어져 조금이라도 걷기도 힘들고
그냥 길거리에 누워 쉬고만 싶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쉬고만 싶다.
그장소가 도로이든지, 밭이되든, 어디이든지간에...
눕고싶다.
아무생각도 나지않고 또 하기도 싫다.
머리속은 오직 휴식을 갈망하는 생각뿐이다.
그래도 오직 한가지...
횡단을 해야한다는 집념의 불씨를 되살려서
한갈음 한걸음 나아간다.
걸어도 속도는 나지않지만...
현재 취할수있는 방법은 오직 앞으로 나아가는 길밖에 없다.
그래 한번 도전한것
해보자...
해보자...
출발후 긴 오르막을 어렵게 올라 속사리재를 통과한후
진부리를 거쳐 아리랑모텔 쪽에서 길을 몰라 헤메며 약 10여분을 흘려보냈고
횡계삼거리 약270KM 지점에서 운두령과 숨비가 준비해준 죽으로 간식 죽을 먹고
(신번봉과 아이언맨은 주유소로)출발이다.
어둠속에서 추위가 계속 엄습하여
추리닝을 입었다 벗었다를 서너번하다보니
어느덧 어둠이 그치고 날이 밝아왔다.
아침 운무가 많고 목장지역의 푸른 초원이 사방에 널려있는것으로봐서
고지대임을 금방 느끼게하는
싸리재를 힘들게 넘어왔다.
(실제로는 대관령인줄알고 넘었던 고개가 7KM 전방에 있는 싸리재여서
그 실망감이 많았다)
CP#10(273KM)을 아침에 통과하였으나 식당도 없고, 주최측에서 먹을것을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아 배고품을 보듬고 다시 출발하였다.
여기서부터 결승 FINISH지점까지 아무것도 먹지를 못해
에너지 보충과 배고품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그나마 265KM지점에서 친구들이 준비해준 죽이라도 먹었으니 다행이지
아니였으면 아사상태가 되었을 것이다.
약5KM의 오르막을 어렵게 오르니 구 대관령 휴게소가 나타난다.
(사실은 대관령휴게소를 넘지 않았는데 넘은 것으로 판단하여 거리,시간등을 계산해보니
시간적 여유가 많아서 오르막 길거리에 앉아 가방속에있는 과자와 빵등을
왕건이와 먹으면서 여유가 있었는데 그것이 아니여서 많은 고생을 하였다,)
대관령 고개위를 오르자 운무가 심하여
주위를 전혀 감상 할 수 없고
강릉주변이나 동해 바다는 더욱 볼 수도 없었다.
여기서부터 시간이 촉박하여 마음이 급하였지만
대관령 내리막길을 부상대문에 마냥 달리 수 없어 그냥 속보로 걸었는데도
내리막 경사가 하도 심하여 다리가 많이 아프다.
구십구굽이라 하였던가...
웬 굽이가 그렇게도 길고 많더란 말이냐.
구불구불 구불구불...
가도가도 끝이 없고...
구름에 가린 강릉의 하늘은 볼 수 도 없고...
내리막길만 100여분을 걸어서 왔지않나 추정된다.
그래 이럴때 아니면 언제 걸어보겠냐고 위안도 해보지만
현실이 워낙 고통인 관계로 위안으로 끝나 버린다.
대관령 내리막길 첫번째집인 불한증막 도착하기 2~3굽이전에
경찰차와 몇명의 사람들이 교통정리를 하면서 조사를 하고있다.
교통사고가 난것이다.
도착하기 바로전에 꺽쇠로부터 알았지만...
그사람은 치마를입고 뛰어서
누가보아도 전무가답게 날렵하고 여유가 있었는데...
서울 한강변에서는 부산 토종이와 함께 무리를 이루어 뛰었기때문에
우리와 앞서거니 뒷서거니를 여러번 반복하였고,
또한 주로에서 여러번 마주치고 하였는데...
아무튼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내려오고
또 내려오고...
어떻게하여
강릉시내 변두리에 들어오니 21일 아침 10시무렵이 된다.
앞으로 남은 거리는 약13KM정도이니
이정도면 충분히 시간안에 도착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든다.
그런데 시내 더위가 장난이 아니다.
아침부터 굶어서 허기는지고,
날씨는 덥고, 다리의 힘이 없어서 달리기는 싫고,
천천히 걷는다.
아무생각없이 천천히 터벅터벅 패잔병처럼 걷는다.
지루한 강릉의 시내를 통과하여
경포대 호수의 반대편에서 호수를 우측으로끼고 천천히 천천히 달린다.
아이론맨의 카메라앞에 포즈도 취해보고...
거지같은 얼굴에 세수를 하려고
호수주변의 모든 식수대의 수도꼭지를 틀어봐도 하나도 물이 나오지 않는다.
그냥 이모습 그대로 가자...
해송으로 둘러쌓인 경포대 해수욕장이 보인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소리도 들린다.
그래 이제 다 왔다.
조금만 힘을내자.
왕간이와 여명이가 들어가고
다음에 꺽쇠와 내가 차례로 입장하여 사진을 찍는다...
골인...
골인...
9월 21일 13시 24분 (63시간 24분)
출발시에 약속한데로
골인후 바로 동해바다로 풍덩 빠진다.
그리고 바다에 안긴다.
아! 긴긴 날이여!
잠과 고통과 무기력증을 이겨내고
서해에서 동해까지 무박4일의 긴 긴날을 지새며 보냈던 날들이여...
무엇을 얻을려고, 무엇을 할려고
그 고통을 이겨내며 달려야 하는가?
서해바다의 짠물과 동해바다의 짠물이 똑같음을 알고
진정 그 고통을 아름다움으로 미화시킬 자신이있는가?
경포대에서 백송이, 머슬가이를 비롯한 많은 58멍 친구들 정말 정말 고맙고,
음으로 양으로 지원해준 회사직원들과
광주마라톤 클럽회원들
그리고 가족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두손모아 드린다.
첫댓글 통통배야~ 무지 힘들었구나? 하지만, 너의 힘든 횡단완주기억이 평생 힘이되어줄것이다~ 그래도 친구들 덕분에 덜 힘들었잖아~?
기나긴 고통을 이겼으니 온천지를 가진것 아닐까 축하를 보낸다--
완주 축하한다 내년에는 나도 한번 도전 하마
너의 철저한 준비와 왕건이가 있어 자신감,아픈다리 절룩거리며 포기하지 않던 여명이가 있어 든든했다. 한강변에서 꺽쇠 꼭 데리고 가라던 쥔장의 말쌈!,포기를 해야만 했던 토종이도 꺽쇠 넌 꼭 성공해야된다구,,삼수에 끝내기 잘했지? ㅎ 너무 넘 고마웠다.
고수님! 축하드리고 빨리 쾌유하시길
눈물이 앞을 가린다.. 정말 수고 많이했고 58개띠마라톤 클럽의 회원인 것이 자랑스럽다...긴 거리를 뛰고 난후에 글도 참 잘썼다..빠른 회복을 기원할께.._()_
강인해뵈던데.. 글속에는 고통과 아픔이 뚝뚝 묻어나는구나
넌 멋지게 완주 할줄 알았다. 고생마이했다. 선배님 ㅎㅎ 끝까지 함께 하지못해 미안했다.
신선하다, ㅋㅋㅋ 사실 나, 겁난다, 초 딩이라 , 어째 뛸까? 가능 할런지, 너에게 경의를 표한다
축하한다. 부러버, 브라보!!!
한편의 인간승리의 드라마를 본것같다. 장하고 또 장하다. 대단하다는 말밖에 횡단중에 유명을 달리한분의 명복을 빌고 횡단중 부상으로 어쩔수없이 다음으로 미룬친구들 모두 수고 많았다. 빠른 회복을 빈다.
눈물나려고한다 아니 조금 울었어 왜 하는것이여? 잘했어 대단해 푸~~ㄱ 쉬게나 그리고 자봉한 친구들 수고많았네 ^*^
통통배 멋진 후기 좋구나 몇번의 고비를 좌절하지않고 이겨내는것은 충분한준비를 했기때문이다 축하하고 빠른회복을 빈다.
힘든 여정을 끝내고 완주의 기쁨을 누릴수있다는건 축복이라 생각한다. 고통속에서 몇번씩 찾아오는 포기의 유혹을 이기며 완주한 통통배야 다시한번 축하하고 빠른 회복을 빈다..
내가슴이 찡해온다 수고 많았다 이젠 푸욱 쉬고 몸조리 자알하게 근데 우리는 무엇이 이 긴 고통의 터널을 찾아서 떠나게 하는지 ....
그 어려운 고통을 이겨내면서 어찌 세세하게 기억해서 멋진 글까지 남기는가? 완주 축하하고 회복 잘해라.
후기 잘읽었다~~ㅎ 너의 열정과 집념이 있었기에 완주할수 있었겠지...대단한칭구 통통배야~ 다시한번 축하한다.
그래 해낸거야~할수있다가 아니고 해냈어~~~한편의드라마가 이보다 더할수 있겠나~~인간승리의드라마~아니~58개띠의승리~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승리였다 푹 쉬어라~그리고 도중에 사고를당해서 운명을 달리하신 님의 명복을빈다..
대단하다. 멋진 후기도 잘 봤다. 완주 축하하고 회복 잘 하길 바래~
통통배야 수고했다 끝까지 함께해서 넘 좋았다 건강하게 잘 지내거라 다음에 또 보자
고통을 아름다움으로 미화 할 자신이 있는가? 정말 힘 들었구나.수고했고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