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홋카이도에서 정보부 요원을 침투시킨 후 지정받은 초계지점인 사가미만과 도쿄만의 병목구간에 거의 다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레이더를 통해 미상선박 2척과 조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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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에피소드에서 미상선박 2척을 계속 추적하였으나 계속 변침을 반복했습니다.
결국 미상선박들이 너무 빠르게 멀어져서 추격을 포기했습니다. 저는 원래 의도했던 병목구간을 향해 선수를 돌렸습니다.
레이더가 잘 안잡혔던 것도 추격을 포기한 이유였습니다.
아무튼 여전히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계속 물 위에 머물면서 시간가속을 돌렸는데...
갑자기 자함이 공격받는다는 메세지가 떠서 긴급히 시간을 1배속으로 돌리고 함교탑으로 올라갔습니다.
군함 2척이 저를 함포로 공격하고 있었습니다! 긴급잠항!
운 좋게도 함체의 피해는 아주 경미했습니다.
다만, 밤중에는 물 위로 나와 배터리를 충전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상황은 이번 작전내내 저를 괴롭혔습니다.
그리고 아무튼 한가지는 확실해졌습니다.
저녀석 둘은 이 해역에서 경계작전 중인 적 군함이었습니다.
일단 COMSUBPAC이 의도하는 공격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목표한 지점까지 기동해야했습니다.
다른 방법은 없었습니다. 배터리 소모를 감수하며 기동했습니다.
아까의 군함 2척은 일정한 패턴을 그리며 계속 경계작전을 수행하는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일단은 작전의 위협요소에 대처하기 위해 경계작전 중인 군함 2척의 항로패턴을 알아낼 필요가 있었습니다.
패시브 소나를 이용해 항주소음을 직접 청취해보기도 했습니다.
10분 간격으로 군함 2척의 위치를 체크했는데 상당히 빠르게 항주하면서 급변침했습니다.
코스 전체를 파악하진 못했으나, 대략 이런 코스를 통해 초계하는 것은 확인해두었습니다.
이번 작전에서는 이전과는 다른 접근방식을 취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유는 두가지 였습니다.
첫째로는 위에서 이미 보셨듯이 경계가 삼엄한 점이었습니다. 본토의 핵심 수역인 사가미만과 도쿄만의 병목구간이라는 특성상 예상은 하였지만 그 정도가 상정밖이었습니다.
둘째로는 경계가 삼엄한 탓에 야간에도 배터리를 충전하기 어려운 점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적 선박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을 특정지어 그 인근까지 미리 기동 및 매복하다가 추격을 개시하는 방식으로 배터리 소모를 최소화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다른 접근방식은 무엇일까요?
지금까지는 지정받은 작전구역에서 적이 출몰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을 대강 지목한 후 톱니바퀴같은 일정한 패턴으로 항해하다가, 소나 혹은 레이더를 이용해 우연히 적을 발견하면 추격하는 방식으로 초계임무를 수행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초계임무에서는 위에서 상술한 두개의 이유로 인해 기존의 방식은 불가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공격행위를 개시하기 이전에 자체적으로 정찰행위를 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이번 작전에서 가장 큰 제약사항은 배터리였습니다. 이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두가지 정보를 미리 수집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첫번쨰 정보는 연안경계임무 중인 적 군함의 항로이고, 두번째 정보는 그 외의 적 선박들이 자주 드나드는 항로였습니다.
첫번째는 피하고 두번째는 미리 가까이 기동하여 매복하는 방식으로 배터리를 절약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일단 정찰은 구체적으로 이런 방식으로 수행하였습니다.
적 군함의 패시브 소나를 회피하기 위해 엔진정지상태에서 잠망경을 내놓은채로 패시브 소나와 잠망경만 이용해서 특이사항들을 수집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풀어쓰다보니 말이 거창해졌지만 실상은 TMA(Target Motion Analysis)를 여러날에 걸쳐 하는 거였습니다.
일단은 자함의 우현 45도 방향에서 군함이 드나드는 것을 패시브 소나를 통해 감지 및 직접 청취하여 반경 7000m 원으로 표시해두었습니다(2개전 스샷의 붉은색 원).
몇일 동안 물만 바라보았습니다. 게임에 시간가속이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결심했습니다.
몇일간 정찰해보니 붉은원으로 표시한 부분에서 선박들이 오가는듯 했습니다.
그래서 매복도 하고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서도 물위로 나와 표시한 지점을 향해 전속전진했습니다.
물위로 나오니 미상선박 2척이 레이더에 감지되었습니다. 우현 62도, 거리 12000m.
아슬아슬하게 눈으로 보이지 않는 거리였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만난 경계작전 중인 군함 2척이 아닌거 같았습니다. 왜냐하면 가만히 멈춰있는듯 보였으니까요.
드디어 눈으로 보였습니다. 돛이 여러개 보이는걸 보니 정크선이었습니다.
따져보니 발각당할 위험에 비해서 효용이 너무 적으므로 그냥 보냈습니다.
매복지점에 도착하자 32000m 지점에서 뭔가 감지되어 지도상에 표시해봤습니다.
알고보니 근처 항구에서 정박중인 선박으로 추정되었습니다.
불행히도 배터리가 덜 충전되어 아쉬웠습니다.
다행히 근처에 아무 선박도 감지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서 좌현전타에 전속전진으로 제자리에서 뱅글뱅글 돌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견시가 미상상선을 육안으로 포착했습니다.
알고보니 아까 그 정크선들이었습니다. 그냥 보내줬습니다.
슬슬 일출시간이 되어서 선수를 정렬시켰습니다.
불행히도 배터리는 67%까지 충전되었습니다. 부족하니까 다음날 밤에 또 충전해야합니다. 가능하다면요.
이 자리에서 또다시 잠망경만 내민채 죽치고 앉아서 정보를 수집할 겁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패시브 소나로 미상군함을 감지했습니다. 좌현 47도, 좌현 42도, 그리고 아무튼 동쪽으로...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걸 보니 미상군함이 먼거리에 있는듯 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예상한 침로로 다니지 않는거 같아서 레이더 심도로 올라와서 레이더를 작동시켰습니다.
역시 저에게 다가오는게 아니라, 항구 근처에서 왔다갔다 경계작전중인 군함이었습니다.
그렇게 또 시간을 몇일 보냈습니다. 위치가 위치인지라 대잠초계기들이 들락날락했습니다.
이럴땐 잠망경까지 내리고 몇시간 동안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잠망경을 내밀었죠.
항공기가 나타날때 마다 잠망경은 꾸준히 내려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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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인내심을 필요로하는 임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