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우수치성 태을도인도훈
본업인 의통성업에 매진할 준비
2024. 2. 19. (음 1. 10)
안녕하십니까, 태을도인 새달입니다. 얼마전 설을 쇠고 첫 번째 맞는 치성이지요. 명실상부한 청룡의 해가 밝았습니다.
저희 나이가 이미 60이 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부모님 세대에 해당하는 친척어르신들이 돌아가시는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올해는 연초부터 양쪽 집안어른들의 부고가 잇따랐습니다. 제 친정 올케언니도, 제게는 사돈어른이 되시는 어머니께서 상태가 안 좋으시다는 소식에 살아생전 뵈려고 서둘러 입국날짜를 잡았는데, 오늘 새벽에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틀 차이로 어머니 얼굴을 못 뵙게 된 올케언니 심정이 어떨까 싶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저희 나이가 이렇게 되었나 싶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2024년 연초부터 부고가 잇따르는 것에 조바심이 나서, 형편되는 대로 그간 미뤘던 친정쪽 어른들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려고, 지난 주말에는 천안 고모님을 찾아뵈었고, 이번 주말에는 대구 이모님과 외숙모님을 뵙고 올 예정입니다.
이렇게 움직이려면, 시간과 비용이 안 들 수가 없지요. 새삼 ‘의식이 풍족해야 예절을 안다’는 상제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예전에는 형편이 많이 어려워서 생각이 있어도 움직일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의식이 풍족해야 예절을 지킬 수 있는 것처럼, 인간관계에서의 예절, 즉 인사를 제대로 닦으려면 경제적인 여유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유한한 몸을 가진 인간인지라, 생명 유지를 위해서라도 우리는 경제활동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는 통상 직업을 갖게 됩니다. 상제님께서는 사농공상의 여러 직업 중에, 최고의 직업은 ‘성지직 성지업’인 ‘의통’이라 하셨지요. 일상생활을 영위해나가기 위해서도 일반적으로 세속적인 직업은 필요한데, 상제님신앙을 하면서 직업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그간 증산종단 내에 많았습니다. 태을도에서는 이런 문제를 지양하고자 일상에 충실할 것을 계속 강조해왔지요. 그래서 2006년도에 나온 《용봉서신》의 부제를 보면 ‘개벽을 넘어 영원으로, 도통을 넘어 일상으로’ 이렇게 되어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표현인데, 이전의 증산신앙이 보여준 폐해들에서 방향을 바꾸어야 함을 태을도의 글과 책을 통해 종장님께서 계속 강조해오신 부분이지요.
‘영원’이라는 것을 잘 생각해보면, 결국은 무수한 점들이 모여서 벋어가면서 만들어지는 거거든요. 일상의 점들 없이는 영원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그런데 매일매일 일상에 충실해서 찍히는 점들도 방향성을 제대로 갖지 못한다면 이게 어디로 벋어갈지 또한 알 수 없는 거지요. 일상에 충실하면서 세속으로 흐르는 사람들도 많거든요. 일반적으로, 건실한 신앙인들이 일상에 충실하면서도 영원을 지향하는 방향성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우리 태을도가 강조하는 것이 바로 일상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영원을 지향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상을 영위하기 위한 직업에 충실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고요, 또 종장님이 방금 도훈에서 강조하신 의통 천하사에 집중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현실에서 두 가지를 잡고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방향성을 잘 잡고 가게 되면, 일상에 충실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게 삶의 전부이거나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또 일상에 충실하게 되면, 자신이 지향하는 영원성에 현실성을 채워주는 상보의 기능을 하게 되지요. 그래서 세속의 직업과 의통성업 간의 조화를 이루며 그 간극을 점차 줄여나가는 것이 우리 신앙인들의 바람직한 자세일 것입니다.
청룡의 해인 갑진년에 들어선 지금, 태을도에서 《군산발 급살병과 대시국 의통군》이란 신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국내외 정세가 우리가 생각하는 천하사의 때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그래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세속적인 직업과 의통 천하사 직업이 공사가 맞물려서 돌아가다가, 어느 순간엔가 그 간극이 사라지고 우리가 의통 천하사에 온전히 매진해야 할 때가 올 것입니다. 성지직 성지업이라 상제님께서 말씀하셨으니, 이것이 현생을 살아가는 우리 증산신앙인, 특히 태을도인들의 본업이라고 하겠습니다. 사명이라고도 역할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그때를 생각한다면, 지금부터 세속적인 직업과 의통 천하사 둘을 조화시키고 간극을 줄여나가면서 차근차근 의통 천하사에 매진할 준비를 해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결혼식도 친척들을 볼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이지만,
3일에 걸쳐 치러지는 장례식은 좀더 긴 시간을 함께 하며 속깊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귀중한 장(場)이 됩니다.
그래서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고인이 남은 산 자들에게 교류의 장을 마련해준다는 고마움으로
집안어른의 장례에 참여하고 고인을 배웅하게 되었습니다.
사돈어른 문상을 종장님과 함께 하면서,
학생시절 교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올케언니의 미국 사는 여동생 부부를 만나 회포를 풀었고,
오늘 입국한 오빠 내외를 함께 마중하고 숙소로 이동해 늦은 점심을 먹으며 더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내일 사돈어른의 삼오제입니다.
천주교로 개종해 선종하신 사돈어른의 소천에 하느님의 따뜻한 손길이 함께하기를 기도하며,
남은 가족과 함께하는 소중한 인연의 시간을 갖게 해주신 사돈어른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건방설도 의통성업도 일상생활이 기반이고, 일상생활의 실천을 통해서 성취해 나가야 된다고 생각됩니다. '언제나 자연스러운 생활을 떠나지 말라'고 하신 상제님 말씀처럼, 먼곳에서 구하지 않고 내 주변에서부터 의통성업에 동참할 수 있는 일들을 실천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이순간은 일상이 가장 편하고 가성비가 좋은 것이지만 우리의 이상을 생각하면 바꾸어야 할 것도 많습니다. 하루 아침에 급변하면 적응도 않되고 익숙하지 못해 계속이어 지지 못합니다.
부단한 연습과 인내와 노력으로 서서히 일상을 목표나 이상에 맞추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상극을 버리고 생생으로 들어서고, 대중들이 관심없는 의통의 길을 가는 것 또한 희망을 가지고 인내하며 부단히 노력하면 우리에게는 그것이 곧 일상이 되는 때가 오리라 생각합니다. 소중한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