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야 차 마시고 가자
백영희
어디서 왔는가, 길이 없는데
소녀는 종달새가 되어
아침부터 포로롱포로롱 날고 있다
유년에 빗물로 업혀 기차를 타고
바다로 떠난 소녀
정거장의 꽃들은 바람에 쫓겨 철길에 흩어졌다
바다와 하늘사이에 기억이 쏟아져
추억의 푸른빛 소녀 가포 앞 바다에 섰다
찻물을 식히는, 우전차 내음이 향기로 익어
차상 앞에 마주 앉은 소녀는
음악소리에 꿈틀꿈틀 날개를 달며
창문을 열어 바다로 날았다
차가운 바람에 젖은 깃털로 돌아와
날개를 펴 보이며 온 몸이 환해진 소녀
초겨울과 햇살사이의 침묵
바람과 바다사이의 파도소리
소녀야 차 마시고 가자
첫댓글 집을나가 집시의 여자가 되어보고
집안에서 운둔의 물살을 일렁여도 ..시가 나에게 오지않아 ...행복한 고민에 절절히 빠져보고싶습니다
백선생님! 난 언제나 미끈미끈한 시 한줄 제대로 쓸까요?
좋은시 가슴에 묻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