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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월평입니다>를 읽고 “자립”의 방향을 알게 되었습니다
김성관
아동자립지원시설(보호종료아동 및 만18세 이상 성인 거주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로서
“당신이 월평입니다.”라는 귀한책을 접할 수 있게 도와주신 책방,구슬꿰는 실 김세진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이렇게 귀한책을 다양한 영역의 사회복지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이 참고하고
교훈으로 삼을 수 있게 해 주신 저자 최희자 선생님과 월평빌라 박시현 소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10년간 당사자를 도운 이야기라는 것에 감탄하였고 당사자를 자기 삶에 주인공으로 설 수 있게 도운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직접 접할 수 있었다는 것이 무척이나 고맙고 감사하였습니다.
이렇게 도운 이야기들을 제가 근무하고 있는 자립지원시설의 자립준비청년에게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이
조금씩 떠오르기 시작한 것 같아 무척이나 가슴이 설레였던 것 같습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서점에서 사회복지사 관련책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책이 사회복지사 1급 수험서이며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회복지사들의 경험과 노하우 등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책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지만
“당신이 월평입니다.”는 현재 사회복지실천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에게
어쩌면 좋은 교훈이 되고 사회복지의 방향을 제안할 수 있는 책이라는 것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이곳에서 근무하기 전에는 강원도 태백에 있는 “태백시드림스타트”라는 곳에서
8년간 사회복지사로 지역 내 아동을 만나면서 사회사업을 실천하였고
2013년 태백에서 사례관리 발표회에 저는 발표자로 한 아이를 도왔던 이야기를 발표하였을 때
월평빌라 유수상 원장님을 뵙게 되었고 또한 많은 가르침을 받았던 것이 지금도 기억에 선합니다.
그때 당시는 아동과 가족을 문제로만 바라보고 접근하고 자원을 연계하여
우수사례라고 발표하였고 슈퍼비전을 요청하였던 제 자신이 굉장히 부끄럽고 초라해 보였지만
그날을 계기로 저는 사회사업의 시각이 점차 당사자 중심으로 변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예전 글쓰기 모임을 참여할 당시 월평빌라이야기, 너의바다가 되어줄게(임우석)라는 책을 통해
월평빌라의 가치와 철학을 알게 되었으며
당사자를 대하는 나의 태도가 제공자 중심에서 점차 당사자 중심으로 변하게 만들어준 고마운 책들입니다.
“당신이 월평입니다.”를 읽으면서 당사자의 이름을 거론하는 것이 옳은것일지 모르겠지만
책 속에 등장하는 강자경씨와 김성요씨를 10년간 곁에서
그들이 자기삶의 주인공으로 살 수 있도록 지지하고 격려하는 내용의 이야기를 읽으며
현장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로서 많은 반성을 하게 된 것이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10년간의 기록이라는 것에 감탄하였고 할 수 없는 존재,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인식하는 것이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인식하는 것이
어쩌면 그들 스스로 인생의 주체가 되어 살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장애인이니까 일상생활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편견의 대상이 되겠지만
책 어디에도 당사자를 문제로 바라보고 접근하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고
사람으로서 누려야 할 마땅한 권리, 자기결정, 지역사회 관계 등 당사자에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며
여전도회, 미용실 사장님, 주인집 할머니 등 둘레 사람들과의 관계를 살피며
자신의 삶을 잘 누릴 수 있도록 평범한 사람으로 대하는 것이 우리들이 배워야 할 가치이자 철학일 것입니다.
아동자립지원시설은 만18세~24세 청년들의 자립을 준비하고 지원하는 아동복지시설이며
전국에 13개의 자립지원시설이 있습니다.
저희 기관은 2019년에 개원하여 현재 28명의 청년들이 입주하여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고 꿈을 찾기 위해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최근 사회복지의 가장 큰 이슈중의 하나는 과거 보호종료아동이라고 불렸던
아동복지시설 퇴소아동의 자립에 대해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광역단체별로 자립지원전담기관을 설립하여 올해 하반기부터 사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보호종료라는 단어가 당사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는 단어는 아니여서 지난해 말 자립준비청년이라는 용어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현행 아동복지법에는 만18세에 아동복지시설을 퇴소하며 시설에서는 15세부터 자립지원계획 및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퇴소후에는 5년간 사후관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자립을 지원합니다.
예전부터 만18세에 홀로 자립을 이루는 것이 어렵다는 내용으로 언론 및 인터넷에 관련 내용이 올라와 있고
또한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이 있었으며 지난해 8월 경에는 아동복지시설 퇴소시기를 만24세까지 연장보육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자립지원시설은 기존 아동복지시설을 퇴소한 청년들의 자립교육 및 훈련등 2년간의 거주를 통해
충분한 자립의 시간을 제공하고 주거, 경제, 취업 등 개인별 자립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맞춤형 사례관리가 주된 사업입니다.
사례관리라는 용어가 당사자들에게는 좋은 이미지로 다가오는 것은 아닐것이며
아동복지시설 거주할 때부터 일상생활, 학교생활, 교우관계, 학습, 자립준비 등 사례관리는 이들의 일상에 깊이 들어와 있었으며
시설을 퇴소한 이후 자신만의 주거공간에서도 사례관리를 진행한다는 것은
어쩌면 개인의 주거공간이 아닌 또다른 시설로 입소하여 생활한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자립지원시설에 입주한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안정된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며
시설이라는 이미지 보다는 개인의 독립된 생활공간 및 주거공간으로 인식되어야 합니다.
이후 취업을 통한 소득활동 및 재정관리를 스스로 할 수 있는 역량을 향상시켜 주는 것이 자립지원시설의 역할입니다.
종합사회복지관, 장애인복지관, 장애인복지시설 등을 대상으로 사례관리에 대한 절차 및 내용, 또는
사례관리 양식은 조금만 검색하면 다양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을 정도로 사례관리에 대한 정보는 다양하지만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사례관리 및 자립지원에 대한 자료는 쉽게 찾아볼 수 없습니다.
자립이라는 사전적 의미는 “남에게 의지하거나 종속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섬”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시설의 입장에서 당사자들의 사례관리 목표를 바라보는 가장 흔한 것은 목돈마련을 위한 저축일 것입니다.
자립 이후 혼자 독립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안정된 소득 및 경제활동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에 이견은 없지만
돈을 많이 모으는 것만을 놓고 사례관리목표로 바라보고 또한 평가하는 것이
당사자의 자주성을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언론이나 미디어를 통해 자립준비청년을 소개하는 내용을 보면 대부분 만18세 홀로서기가 어렵고
시설퇴소 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여 또다른 복지사각지대에 놓인다는 다소 문제중심의 내용으로 알리고 있는 부분이
실무를 접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다소 불편하게 다가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2021년 2월 광주에서 자립준비청년이 투신자살한 내용이 뉴스에 보도되면서
정부 및 다양한 기관들이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무슨 이유로 스스로 생을 마감했는지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으나 충분한 준비 없이 만18세에 시설을 퇴소하여
세상에 홀로 버려졌다는 생각을 했을수도 있고 각종 생활고에 시달려 힘든 나날을 보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 줄 수 있는 어른이 곁에 없어 “외로움”을 겪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봅니다.
지난해 말 아동복지법이 개정되면서 자립준비청년의 자립지원을 위한 법이 추가되었습니다.
현재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정책으로는 자립정착금 500만원(지역마다 편차가 있음),
자립수당 30만원, LH 전세임대주택지원 등의 정책이 대표적이며
정부에서는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개발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립준비청년들이 실제 필요로하는 것은 재정적 지원이 아닌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어른”이 필요하다는 것을 2년간의 실무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아동복지시설에서 자립을 준비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사용하고 있는 “자립준비도점검척도”라는 서식이 있습니다.
일상생활기술, 자기보호기술, 돈관리 기술, 진로, 취업 등 무려 8개 영역에 걸친 질문입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단순한 척도를 기준으로 당사자의 자립준비도를 점검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대부분의 아동복지시설에서 이러한 척도를 통해 당사자의 자립준비도 및 의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인생의 절반을 살아온 저 역시도 아직 이루지 못한 부분을 쉽게 볼 수 있어서
과연 이러한 척도들로 당사자를 평가하는 것이 자립을 준비하는 청소년들을 대부분 문제의 시각으로 바라볼 소지가 크다는 것입니다.
자립을 준비하는 청소년 또는 자립준비청년들 역시 개인마다 인생의 목표가 있습니다.
각자의 인생의 계획과 목표가 있음에도 사례관리라는 것을 통해 제공자 입장에서
서비스 및 자원을 연계하고 목표달성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는 것이 과연 당사자를 평범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인식보다
대부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시작하는 자립준비청년의 자립지원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함을 깨달았습니다.
자립준비청년 역시 당사자에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여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돕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 바라보는 자립준비청년들의 가장 큰 문제는 취업에 대한 역량이 부족하고
무분별한 소비로 인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고액의 부채로 인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등의
또다른 문제에 직면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취업을 해도 오래 유지하지 못하고
수급자격을 유지하며 아르바이트에 의존하는 것이 문제라고 합니다.
보호아동과 자립준비청년의 자립지원에 대해 저보다 훨씬 경험이 많은 분들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올해 자립지원시설에서 근무한 지 3년차 되었습니다.
처음 입사할 당시 과거 글쓰기 모임과 김세진 선생님, 김동찬 선생님을 통해 당사자의 자주성과 지역사회 공생성을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당사자가 자신의 삶에 주인공으로 살 수 있게 거들어주는 것이 사회사업의 방향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곳에 입주해 있는 자립준비청년들의 평균 연령은 20세~23세입니다.
한창 다양한 사회적 경험을 하는 시기이고 때로는 실패도 경험하면서
자신의 진로와 인생을 설계하는 청년들도 어렵지 않게 만나고 있습니다.
이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실무자의 시각에서는 취업역량이 부족하고 고정적인 소득이 없으니 재정관리도 어렵다 등
대부분 할 수 없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들도 마찬가지로 현재의 상황과 처지가 할 수 없는 존재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세상 앞에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준비과정일 뿐이며 때로는 실패를 해도 격려하고 지지하고 격려하는 모습이
자립을 지원하는 실무자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라는 것이 “당신이 월평입니다.”에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최근 또는 이전부터 사회복지시설에서는 연말/연초가 되면 그해 또는 전년도에 진행하였던 사업을 통틀어서
사업보고서를 발간하는 곳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곳도 예외는 아니며 최근에는 외부에서 재정을 보조하는 기관에서
“성과중심 프로그램”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회복지시설이 예산의 부족으로 외부재정지원은 어쩌면 필요한 과제일 수 있지만
과연 그들이 원하는 사회복지시설 및 프로그램의 성과가 무엇일까?라는 생각은 늘 머릿속에 있지만
외부재정을 지원받아 운영되는 사회복지시설의 특성상 성과라는 것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실적, 평가, 건, 명 등 이러한 성과들이 당사자들의 자립을 이루는데 어떠한 도움이 될지 현장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로서
한번 쯤 고민해 보아야 할 과제라는 것은 틀림없을 것입니다.
사회복지기관에서 진행하였던 프로그램별로 목적, 소요예산, 기대효과, 성과 등 엄청나게 많은 분량의 사업보고서를 제작하여
외부에 해당기관을 홍보하고사업실적을 알릴수는 있겠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당사자들이 자기삶에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는 쉽게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물론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계획서와 보고서, 평가서를 만들어 내는것도 어쩌면 벅찬 일인데
이것을 통틀어서 사업보고서로 제작하여 외부에 알리는 것이 실적과 홍보로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회복지의 근본을 생각했을 때 과연 당사자들에게 어떠한 도움이 될지 고민해 보았습니다.
또한 매년 사업보고서를 제작하여 기관의 실적평가 및 홍보를 진행하는 것을 대신하여
당사자들을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설 수 있게 도운 이야기들을 묶어 사업보고서 형식으로 발간한다면
이보다 더 훌륭한 사업보고서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당신이 월평입니다.”처럼 당사자를 진실로 거들었던 이야기를 묶어
책으로 발간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당사자를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살도록 지지하고 격려하며 응원하는 모습을 접할 수 있도록
책으로 엮어서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게 도와주신 월평빌라에 감사드립니다.
2022년 4월 벚꽃이 만개하던 날
https://cafe.daum.net/coolwelfare/OX67/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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