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이 없다고요? 저도 그랬어요!
2900만 원으로 시작해서 50억 벌기까지
권선영이 스물세 살에 결혼했을 때 신혼은 핑크빛이 아니었다. 적어도 그녀에게는 시부모님이 어렵게 마련해준 2천500만원에 혼수 비용에서 아낀 400만원을 더해 모두 2천900만 원으로 시작한 신접살림은 사랑만으로는 행복할 수 없다 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게 해주었을 뿐이다 이런 현실이 너무나 절망적으로 다가오면서 누가 뭐래도 부자가 되어야겠다는 열망이 불길처럼 피어올랐다.
간호사였던 권선영은 결혼과 동시에 돈을 벌겠다는 한 생각으로 전투적으로 살았다 틈만 나면 서점으로 달려가 돈벌이 관련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재테크 주식 부동산 펀드 경매 창업 부업 돈을 벌게 해준다는 책이면 그 어떤 것도 가리지 않았다 서점 한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서점 문 닫는 시간이 되는 줄도 모르고 줄곧 책을 읽어 댔다. 하지만 책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딱히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부자를 찾아다니며 그 비결을 묻기 시작했다 조언을 들을 사람이 있으면 소개를 받아 서라도 꼭만 났다 그때 한결 같이 듣는 얘기가 있었으니 바로 부동산에 투자하라는 것이었다. 그 뒤로는 부동산 관련 세미나가 있으면 다 들으러 다녔다 버스 삯도 아끼는 짠순이였지만 비싼 세미나 비용은 아깝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다 부동산에 해박한 전문가 언니 부부에게 이런 말을 듣고는 부동산 투자를 하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부자가 되고 싶으면 부동산에 투자해 지금당장 시작해 빛내는 걸 겁내지마!
스물여섯 살에 다가구주택을 사다
문제는 종자돈이었는데 다른 길은 없었다. 아껴쓰고 저축하는 수밖에 병원에서 퇴근하면 저녁에 보세옷가게로 출근했다 김밥한줄로 저녁을 때우면서 6년 동안이나 운영했다 신혼재미도 애키우는 재미도 다 포기했다.
겨울에도 보일러는 잠깐씩만 돌렸고 두꺼운 점퍼에 양말을 겹겹이 신고 지냈다 설거지도 고무장갑 끼고 찬물로 했다 옷은 보세 옷가게에서 싸게 얻어 입었고 화장품은 샘플을 얻어 썼다.
외식은 생각할 수도 없었고 점심값이 아까워 빵과 우유로 버텼다. 남편월급은 다 저축하고 자기월급의 20퍼센트만 생활비로 썻다. 이렇게 억척스럽게 사는 생활이 물론 힘들지만 더힘든건 주워 눈길이었다. 남편은 아내가 평범한 주부이기를 바랐다. 그러니 결혼하자마자 온종일 일에만 매달려 있는 아내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한동안은 정신이 나간 거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했다. 다른 사람들도 권선영 씨에게 돈에 환장했다며 부정적인 눈길을 보내기 일쑤였다. 열심히 일해서 부자가 되어 보겠다는데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죽을 그녀가 아니었다. 종자돈 1억 원을 향한 전진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종자돈을 모으면서 한편으로는 시간날 때마다 건물을 보러 다녔다. 첫째목표는 임대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가주택을 사는 것이었다. 그녀가 살던 대구 시내를 구역별로 나누어 차례로 돌아 다녔다 당시 만해도 인터넷이 활성화 되어 있지 않은 때라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건물을 살펴야했다 발에 물집 떨어질 날이 없었고 따로 다이어트를 할 필요가 없었다. 하도 많이 돌아다니다보니 대구 시내를 자세히 그릴정도까지 되었다. 마음에 드는 동네가 있으면 덮어놓고 부동산중개소에 들어가 시세를 물었다 젊은 여자라고 건성건성 대하는 곳이 많았지만 끈질기게 물어 정보하나라도 건졌다 탐나는 건물을 발견하면 그저 하염없이 몇 시간이나 바라보고 있기도 했다 3년 동안 아끼고 아껴 저축한 끝에 마침내 1억 원이 모였다. 투자지역은 달서구로 정하고 좋은 매물을 찾아다녔다 상가주택이 목표였지만 자금 여력이 되지 않아 다가구주택이 수익성이 크지 않다고 했지만 구선영 씨 생각은 달랐다 시세 차익보다는 임대 수입을 얻으면서 일하지 않고도 생활할 수 있는 것이 중요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오랫동안 발품을 판끝에 급매물로 나온 3층짜리 다가구주택 3억 원 2억3천만 원에 사게 되었다 1억 원은 현금으로 지급하고 1억 원은 전세를 끼고 3천만 원은 대출을 받았다 건물을 사고서 전세를 월세로 돌리자 다달이 150만원씩 월세 수입이 생기기 시작했다.
월세의 위력을 실감하다.
다가구주택을 사는 데 성공했지만 아직 배가 부를 그녀가 아니었다. 탄알을 마련하려고 다시 1년 동안 열심히 돈을 모았다 옷가게를 계속 운영했고 남편과 함께 직장에서 퇴직금을 미리 정산했다 그리고 새마을금고에서 마이너스 통장을 추가로 만들었다 나중에 더 좋은 차를 사준다며 남편 차도 팔았다 이번목표는 처음에 생각했던 상가주택을 사는 것 이었다 저축한 돈과 대출로 끌어올 수 있는 자금 3억 원으로 살 수 있는 상가주택을 찾아다녔다 그리하여 1999년에 상가주택을 사는데 성공했다 1층은 점포가 두 개 있고 2층과 3층은 주거용인 건물이었다. 1층 두 개 점포는 각각 보증금 천만 원에 월세 60만원으로 세를 주었고 2층과3층은 전세를 놓았다. 그리고 나중에는 모두 월세로 바꾸었다. 월세의 힘이 정말 놀라웠다 여전히 월급의 20퍼센트만 생활비로 쓰고 월세를 비롯한 나머지 수입을 차곡차곡 모으니 금방 목돈이 만들어졌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3년 만에 모든 빚을 청산할 수 있었다. 권선영씨는 자기 자본만으로는 부동산 투자를 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부동산 값을 다 쥐고서 투자를 시작하려는 것은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그러니 적당한 매물을 확보하고 대출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라고 말한다. 이제는 좀 먹고 살만하게 되었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자 권선영씨는 부동산 투자에 큰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공부할수록 매력 있는 분야였다 날마다 신문에 난 부동산 관련 기사를 스크랩하고 인터넷으로 부동산 정보를 얻으려고 컴퓨터학원도 다녔다. 부동산에 대해 아는 사람이 있으면 다 찾아다니며 만났다.
땅 보러 다니다 과로로 쓰러져
다음 목표는 아파트였다 월세 수익이 나오는 임대용 아파트였다 그런데 신문에서는 연일 부동산 거품이 꺼질 거로 전망했다 그러다 보니 주위에서도 아파트 투자는 말렸지만 권선영 씨는 생각이 달랐다 오르는 조건을 갖춘 아파트를 고르면 상황이 좋지 않아도 꾸준히 오를 것이란 판단이었다. 권선영씨는 대단지에 속하면서 역세권에 있는 아파트를 찾아다녔다 그리하여 상인동 동서아파트 86제곱미터(약26평)를 1억3천만 원에 사서 보증금천만원에 월 55만원으로 세를 주었다 이어 재건축예정인 우방 청자아파트까지 사들이고 같은 조건으로 세를 주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내친김에 미분양으로 나온 월성 코오롱 하늘채 아파트를 1억9천700만원에 계약했다 그리고 보증금 2천만 원에 월90만원으로 세를 주었다. 아파트 투자에 이어 경매에도 뛰어들었다 물론 경매를 잘 아는 게 먼저였다 경매 강연을 열심히 들었고 부동산 카폐회원들과도 정보를 교환했다. 그리하여 운 좋게도 3층짜리 상가주택을 얻을 수 있었다.이번에는 땅투자에 나섰다 2년 동안 전국을 돌면서 미친 듯이 땅을 보러 다녔다 주말마다 운동화 끈을 질끈 묶고 한손에는 생수통 나른한 손에는 지적도를 들고 다녔다 현장답사를 다니다 보며 끼니를 거르기 일쑤였다. 겨우 빵 하나로 배를 채 우곤했다 그러다 과로로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 갔고 과로와 영양실조 판전을 받았다 이렇게 쓰러질 만큼 발품을 판 끝에 의성과 청송과 안동에 땅을 샀다. 투자가치가 줄곧 오르는 땅들이다.2008년에는 사옥까지 사들였다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 있는 지하1층 지상3층 사가건물이다. 대지 350제곱미터(106평)에 연면적이 천220제곱미터(370평)에 이른다. 보증금 4억에 월세가 천200만원인 건물이다.
재테크 전도사로 거듭나다
이제 권선영 씨는 50억 원대 자산가가 되었다.2천900만 원으로 시작해 13년 동안 이룬 결과다. 그야말로 치열하게 살았던 삶에 대한 보상인 셈이다. 안 입고 안 먹고 버티며 투자에 매달린 그녀는 이제 자신의 부동산 투자 비법을 후배들에게 알려주느라 여념이 없다 재테크 강사로 전국을 돌며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는 것이다 자신을 찾는 사람이 있다면 오지라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간다. 오랫동안 짠돌이로 살았지만 강연료는 모두 자신이 운영하는 재테크 카페에 운영자금으로 쓰고 있다. 거기에 찻삯과 밥값으로 오히려 돈을 더 쓰면서 강연을 다닌다. 부동산이 늘면서 세금도 덩달아 늘었지만 세금이 느는 게 오히려 기쁘게 느껴진다.50억대 부자지만 버는 돈은 거의 다 부동산에 다시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여유로울 때가 없다 도약할 기회가 올 때를 대비해 사방에 그물망처럼 투자 거점을 펼쳐 놓는 것이다. 이제그녀는 말한다. 누구나 출발은 비슷하고 누구나 공부하고 노력하면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