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은 마지막 기차를 기다린다
역무원은 벌써부터 보이지 않으니 막차가 지나갔는지도 모른다
새벽 한시다....
이제 두시다.....
체크무늬 스커트에 바바리 코트를 걸쳐 입은 창백한 여인은
하얀 대합실 나무 의자에 앉아 혼자 막차를 기다린다.
여인은 다시 지나왔던
바다로 갈까 산으로 갈까 망설인다
이러기를 보름째다
여인은 죽음보다 긴 삶을 수없이 되뇌인다.
대나무 숲 울음에 발길을 돌렸던 산 속과
낙조의 미소에 그만 죽음을 까먹었던 자갈밭 해변가를 후회하며
여인은 죽음보다 긴 삶에 지쳐간다.
11월 하순 밤바람은 차다...오수역도 이제 잔다
간이역사 밖 가로수 은행잎은 추위가 싫어서 인지 어둠이 싫어서 인지
형광등불빛뿐인 대합실로 날라든다.
" 바다가 있는 여수에서 깊이 잘까
산이 있는 구례에서 고이 잘까...? "
여인은 마지막 기차를 기다린다
운 좋으면 마지막 기차를 타게 될지도 모른다....
첫댓글 윤대녕의 신춘문예 당선 소설 '天地間' 같은 분위기의 이 얘기는 제가 저번 어느날 전라선'오수'역에서 직접 목격한 장면이었고 그 장면앞에서 당시에 가진 제 실제 느낌이었습니다...^^
나 그대 뺨에 물들고 싶어....참 좋아하는 노래랍니다.
너무 오랜만이네요 세빛님아~~어제 홍대앞 모임때 노래방엘 갔는데 거기서 제가 불렀던 노래랍니다...아니, 요즘 제 귓가에 매일 맴도는 노래랍니다 ^^
스물 일곱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내가 아주 좋아했던, 나와 같은 일을 했던 남자 후배가 있었답니다 주위 사람들은 그 녀석을 살아있는 천사라고 했죠...그녀석이 살아 생전에 늘 흥얼거리든 노래였죠.. 10여년전 일이랍니다...^^
저는 오수역 지나갈때 그냥 멀뚱멀뚱 지나가는데 친구님은 역시 다르시네요. 밝은 희망처럼 마지막 기차가 힘차게 달려오기를 기대합니다.
저 시간에 제가 저기 있었다는 건 저도 저 여인처럼 깊은 잠으로 향하는 마지막 기차를 기다리기 위해?....^^
고향갈때마다 내릴준비하느라 바쁘던 추억의역사.오수라는 단어가 왜그리 정겹던지. 스피커에서 이단어가 나오면 고향에 다왔다는 신호였기에 남원보다 더 반가웠던곳이다.
아.. 청하님 고향이 남원이시군요...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