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이번 참사는
혹한과 험한 산세 때문이기도 했지만, 부주의도 한 몫 했습니다. 쉽게 보면 큰일 나는 겨울산행, 손석민 기자가 짚어 봤습니다.
<기자> 겨울산행에 나선 등산객들이 가벼운 복장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등산객} "가까운 산이고, 잘 아는 곳이라 편하게 왔습니다." 참변을 당한 노씨 가족들도 평범한 등산복
차림이었습니다. 방한복과 등산화를 착용했지만 100 m 높이마다 0.5도 씩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망봉 정상은 최소 5도가 더 추웠다는
분석입니다.
더욱이 길을 잃고 당황한 상태에서 노씨 가족은 무릎 까지 쌓인 눈을 헤쳐 나가느라 많은 땀을 흘렸습니다. 땀으로
범벅이 된 옷은 금세 얼음장으로 변해 체온을 급격하게 뺏어갔습니다.
{구조대원} "저체온증으로 사망에 이르렀습니다."
전문가들은 겨울산행에는 갈아입을 내복과 양말이 필수적이라고 말합니다. 갑작스런 기온변화에 대비해 방한 외투도 한 벌 더
필요합니다.
{등산전문가} "필수적이다." 특히 술은 하산할 때 집중력을 떨어 뜨리기 때문에 절대 금물입니다.
또 조난 됐을 때에는 한, 두사람이 따로 움직이기 보다는 모두가 한데 뭉쳐있는 편이 낫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손석민
설 등산 조난 4명 사망 YTN
2003년 2월2일
[앵커멘트]
설날에 산행에 나섰던 일가족 6명이 조난을 당해 4명이 숨졌습니다. 겨울 산행을 충분히 대비했다면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습니다. 김동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기도 포천의 국망봉 등반에 나섰던 서울 개포동
56살 노갑덕씨 등 3형제 부부는 오후 늦게 해발 1100미터 계곡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노씨는 혼자 산을 먼저 내려와 119
구조대에 알렸지만 나머지 가족들은 다친 시동생을 부축하고 눈길을 내려오면서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게다가 경사가 급한 곳에서
길까지 잃어 오도 가도 못하게 됐습니다.
[인터뷰-최중기 이동의용소방대장] 우리가 현장에 도착했을때는 사람들의 옷이 이미 얼어
붙어 있었고 모닥불을 피워서 한 분은 많이 회복했는데 나머지 한 분은 그래도 회복이 잘 안되시더라구요. 구조대를 기다리던 가족들은
평상복 차림에 등산화만 신고 있어 겨울산의 밤 추위에 무방비 상태였습니다. 아이젠 같은 장비는 물론 불을 피울 라이터도
없었습니다.
[인터뷰-김성훈 순경,이동파출소] 주민들도 겨울에는 잘 안올라가요. 험하니까..아이젠 없이 올라가는건 내려올때 부상
위험도 크고 위험하죠.
[인터뷰-군부대 관계자] 그냥 보면 평지같은데 가보면 푹 빠져요. 국망봉은 군인들도 겨울엔 잘 안가요.
경찰과 구조대는 산세가 워낙 험하고 눈도 많이 쌓여 있어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밤 9시 25분, 드디어
생존자 2명을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1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끝내 숨졌습니다.
국망봉은 등산로를 조금만 벗어나면 이렇게
경사가 험한 곳이 대부분이고 또 눈까지 많이 쌓여 있어 조난의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구조대는 날이 밝자 헬기를 통해 현장에서
희생자들을 이송했습니다. 등산복과 등산장비를 제대로 갖추고 겨울 산행을 철저히
준비했다면 막을 수 있었던 안타까운 설날의 참변이었습니다.
YTN 김동민입니다.
김동민[kdongmin@yt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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