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베레 강과 코르소 거리 사이에 있는 광장으로 길이 300m,폭 50m의 장방형이다. 이 광장은 1세기 도미티아누스 황제가 만든 황제 도미티아누스 경기장(Circo dell'imperatore Domiziano)이 있던 곳이다. 경기장의 관중석 계단이 있던 그 자리에 오늘날 광장을 빙 둘러 감싸고 있는 건물들이 세워진 셈이다. 이 경기장은 모형 해상전투, 대중을 위한 놀이 등의 행사가 거행되던 일종의 매머드 스포츠 복합시설이었다. 나중에는 이것이 파괴되어 흔적이 거의 다 사라져버렸다. 중세기 동안에는 민중들의 축제행사가 이곳에서 계속 열렸고, 19세기에도 떠돌이 광대들이 무더운 8월의 휴일에 우스갯거리를 들고 나와 대중을 즐겁게 하였다
현재의 직사각형 형태로 광장이 건축된 것은 17~18세기의 일인데, 그 뒤로 변형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교황 이노켄티우스 10세는 교황에 오르기 전 이 광장에 자신의 저택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교황이 되자 이곳을 자기 가문의 영광을 기리는 본거지로 삼기로 하고 대대적인 정비에 나섰다. 그는 지롤라모 라이날디에게 명령하여 먼저 저택 부근의 집들을 사들여 팜필리 궁전으로 확장했다.
교황은 성녀 아그네스가 순교했던 그 자리에 성 아그네스 성당도 짓도록 하였다. 중세 때에도 이미 이 경기장 성벽 위에 첫 번째 성당이 세워졌다가 나중에 파괴되었는데 그 잔해 위에 건축가 보로미니가 새 성당을 건축하였다. 나보나 광장에는 바로크풍의 분수가 셋 있는데, 넵튠분수(Fontana di Nettuno), 모로분수(Fontana di Moro), 피우미분수(Fontana di Quattro Fiumi)이다.
나보나 광장의 오벨리스크
이 오벨리스크는 서기 1세기의 유산이다. 오벨리스크 위에는 인노첸티오 10세의 팜필리 가문의 상징인 비둘기가 얹혀 있다(이들의 저택인 팔라초 팜필리가 분수 근처에 서 있었다). 이 오벨리스크 꼭대기의 산비둘기 Dove는 평화의 천사를 상징한다는데 이는 인류에게 알려진 세계를 지배하는 교황의 권력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로마의 오벨리스크 대부분은 이집트에서 가져온 것들이지만 나보나 광장에 있는 높이 17m인 도미티아누스 시절에 로마에서 만든 것이다.
넵튠의 분수(Fountain of Neptune)
도미티아누스 스타디움의 관람석 자리를 토대로 건설된 나보나 광장의 북쪽 끝에 있다. 한때 대장장이의 작업실과 함께 작은 골목 가까이에 위치했기 때문에 ‘대장장이 분수(Fontana dei Calderari)’라고 불렀다. 교황 그레고리오 13세가 분수 제작을 후원하였고, 광장 반대쪽의 무어분수를 제작한 자코모 델라 포르타(Giacomo della Porta)가 1574년에 분수 몸체를 만들었다. 분수 몸체의 아랫부분은 흰색 대리석으로, 윗부분은 피에트라산타(Pietrasanta)에서 나는 이 지역의 석재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