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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말 K-1 스타 추성훈이 인기 오락프로그램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세련되게 차려입은 옷과는 달리 투박한 한국말 솜씨로 솔직한 이야기를 하는 추성훈은 의외의 가창력까지 선보였습니다. 덕분에 훈남스타로 자리잡은 듯 합니다. 강인한 이미지와는 달리 그의 유머감각과 섬세한 감성을 느낄 때 마다 저 역시 추성훈이 더욱 멋지게 느껴졌습니다.
무릎팍도사 출연을 계기로 추성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그가 겪은 한편의 드라마 같은 경계인의 삶에 대해 다시금 많은 이야기들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일본 문화가 더 익숙한,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훈남스타 추성훈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한 번쯤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추성훈에 대한 국내의 관심은 그가 대한민국 유도 국가대표를 꿈꾸며 한국에 건너오며 시작 됐습니다. 그에 대한 호기심이 아니라 아시아를 재패하고도 대한민국에서 국가대표가 될 수 없었던 그의 현실에 우리는 얼마나 큰 관심을 가졌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추성훈이 일본 국적을 선택하고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했을 때 받은 관심은 역경을 이겨낸 추성훈에 대한 애정과 연민이 아닌 추성훈이 따낸 금메달에 대한 아쉬움이 아니었는지 묻게 됩니다.
추성훈은 수많은 경계인의 표상입니다. 일제시대 강제 징용을 당했던 사람들과 60, 70년대 경제부흥을 이루고자 독일로 떠났던 광부, 간호사 등의 수많은 후손들이 세계 곳곳에 퍼져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국 땅 한 번 밟아 보지 못했고, 한국어도 서투르지만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사람'이라고 말하는 그들에게 우리의 테두리는 견고하기만 합니다. 순혈주의가 유독 강한 민족정서에는 검은 머리, 검은 눈동자를 가졌어도 한국에서 살지 않았다면 신토불이가 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인가 봅니다.
국민소득 2만 불을 넘어서 3만 불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세계 경제 10위권의 나라에서 자국의 긍지를 가지고 살아가는 경계인들을 감싸지 못하는 현실은 참으로 부끄럽기만 합니다. 추성훈이 아니라 추성훈이 따낸 메달을 아쉬워하는 관심을 보였던 이기적인 욕심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듭니다.
미안한 마음과 동시에 또 다른 추성훈을 만들어 가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듭니다. 동아시아축구대회에서 '인민 루니'라는 닉네임을 얻은 정대세와 일본축구 올림픽대표에 뽑힌 이충성이 그 주인공입니다. 한국 국적을 가지고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표로 그라운드를 누볐던 정대세에 대해 현실의 아이러니 보다 우리 것이었으면 하는 그의 실력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정대세가 K리그에서 뛸 가능성은 없는지 국가대표가 될 수 없는지에 대한 기사가 쏟아지는 것만 봐도 우리의 이기적인 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욕심 내고 아쉬워 하는 것이 당연지사겠지만 그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이제 추성훈, 정대세, 이충성에게 진짜 관심을 보여줘야 할 때 입니다.
스포츠계에 혼혈, 귀화 바람이 분다고 합니다. 어디 스포츠계 뿐이겠습니까 아직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했을 뿐 어쩌면 이미 오래 전 부터 다양한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 일지도 모릅니다. 아키야마 요시히로를 선택한 추성훈과 리 타다나리를 선택한 이충성을 추성훈이라 이충성이라 부르는 것도 우리의 포장된 관심입니다. 추성훈이라 애써 부르지 않아도 "추성훈도 나고 아키야마 요시히로도 나"라는 추성훈의 말처럼 추성훈은 존재 할 것입니다.
진짜 관심을 위해 경계인이라는 묘한 말부터 걷어치워야겠습니다. 추성훈, 아니 아키야마 요시히로에게 포장된 관심에 대한 미안함으로 프리허그를 선물합니다.
글을 쓴 뒤에 다시금 읽어보며 들었던 고민 남깁니다. 우선 기획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추성훈이라는 경계인(?)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지만 그 것은 단지 빼어난 그의 능력에 대한 관심이 아닌가 하는 고민이 들었고 그것이 교포들을 대하는 우리 사회 문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기획이 참신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각종 블로그나 인터넷에 올라오는 기사들을 보며 오락프로그램에서 보여준 노래실력이나 이미 많이 알려진 이야기들을 그의 입으로 직접 표출했다는 부분에 촛점이 많이 맞춰져 있다는 사실에 대해 스스로 위안삼고 있습니다. ^^; 단발성 보도 기사를 지양하고 탐사보도나 기획기사에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제 기획(주제)의 가치에 대한 현직 언론인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질문이 명확하지 않고 애매하다고 생각 되는데 글로 남기려니 표현의 한계를 많이 느낍니다.)
두번째 고민은 글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추성훈에 대한 세간의 관심에 대한 내용에서 문제의식을 꺼내려는 부분이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추성훈에게 집중하다 추성훈은 수많은 경계인의 표상입니다라고 쓰여진 문장이 좀 더 매끄럽게 이어지기 위해서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궁금합니다. 표현의 문제인지 내용이 좀 더 추가 되어야 하는지 알려주세요.
또 하나 국민소득 2만 불을 넘어서 3만 불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세계 경제 10위권의 나라에서 자국의 긍지를 가지고 살아가는 경계인들을 감싸지 못하는 현실은 참으로 부끄럽기만 합니다. 우리 사회 부족함에 대해 표현하고 싶었는데 경제력을 근거로 삼아 이야기 하기엔 독자에게 피부로 와닿지 못하고 뻔한 비판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글 말미의 내용이 부족하고 서둘러 글을 끝낸 것 같습니다. 말하고자 하는 바를 좀 더 강조해서 풍부한 내용으로 이야기하고 싶은데 만약 그렇게 글을 썼을 때 글의 말미가 쓸데없이 비대해져서 글이 전체적으로 지루해지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참! 타이틀도 참 많이 고민이 됐는데요. 프리허그가 지친 몸과 마음을 서로가 품고 있는 체온의 온기로 치유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으니 교민들을 우리 사회의 진심이 담긴 온기로 대하자는 글의 주제를 함축적으로 잘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헌데... 타이틀이 길다는 고민입니다. 타이틀의 길이가 길고 짧으냐가 타이틀에 있어 중심적인 문제는 아닌듯 싶지만 좀 더 함축적으로 표현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런 타이틀에 대한 고민이 쉽게 눈길을 끄는 자극적인 표현을 하려고 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일부러 좀 투박하게 쓴 것도 있습니다.
제 고민에 대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그 외에 개선되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주세요. 제 글에 대해 지도에 좀 더 도움이 될까하고 글 개요를 남겨두겠습니다.
-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추성훈에 대한 관심 - 추성훈에 대한 관심이 그의 능력에 대한 욕심은 아닌가. - 추성훈에 대한 관심은 교포들에 대한 우리사회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 교포들에 대한 우리사회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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