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탐라문화제 제주어말하기대회 중등부 최우수
삼춘덜, 이레덜 왕 쉰다리 ᄀᆞ찌 들이씨게 마씸
신성여자중학교 : (지도교사 고기량) 고수지 고주연 양해민 강수민
#1. 방 안
수지 : (손으로 부채질하며) 아이고 어머니. 나 더웡 죽어지쿠다.
어멍 : (걸레질하며) 야인 ᄒᆞ는 것도 엇이 무신 말 영 하영 ᄀᆞᆯ암시니. 요샛 아으덜은 벨나기도 허여.
수지 : 어머니. 벳도 과랑과랑ᄒᆞᆫ디 어디 강 빙수나 사줍서.
어멍 : 야인, ᄒᆞ렌 ᄒᆞᆫ 공븬 안ᄒᆞ멍 경 헌 것만 ᄎᆞᆽ암시냐?
할망 : (할머니가 밖에서 들어오며) 무사 이추룩 시끄르왐시?
어멍 : 게메양. 야이 봅서. 오널 ᄀᆞ뜬 날이 덥덴 ᄒᆞ멍 빙수만 사내렌 ᄒᆞ염수다.
할망 : 난 그거 맛 좋은 줄 베랑 모르크라라. 요영 ᄒᆞᆫ 날엔 쉰다리 ᄒᆞᆫ 사발 들이싸사 산도록ᄒᆞ영 좋나.
어멍 : 아, 쉰다리 좋읍주.
수지 : 쉰다리? 그건 무신 거우꽝?
할망 : (회상하며 흐뭇하게 웃으며) 이 할망이 느네 메엔 벳이 아멩 과랑과랑ᄒᆞᆫ 날에도 쉰다리 ᄒᆞᆫ 사발 들이쓰민
산도록ᄒᆞ영 심이 나곡 ᄒᆞ엿주.
어멍 : 아이고 맞수다. 그젠 냉장고도 엇어부난, 쉰밥에 누룩이영 사탕ᄀᆞ루영 놩 쉰다릴 맹글안 먹엇주. 잘도 맛나낫어.
말 나온 짐에 쉰다리나 맹글아보카마씀?
할망 : 경ᄒᆞ민 닐모리랑 ᄀᆞ찌 맹글아보게.
수지 : (기뻐하며) 좋수다! 게민 그때랑 순덱이도 ᄃᆞ려오쿠다양.
#2. 수지네 집 마당
수지 : 할마님! 순덱이 ᄃᆞ령왓수다.
할망 : 아이고 순덱이 느 얼메만이 와시. 잘도 컷저이.
순덕 : (밝게 웃으며) 할마니 잘 지냅데강? 할마니 보고정 ᄒᆞ연 ᄌᆞᆷ도 자지 못ᄒᆞ엿수다.
할망 : 야이 ᄀᆞᆮ는 거 보라. 정말 시집가도 뒈켜.
순덕 : (표정을 살짝 찡그리며) 아오, 막 쉰내 남신디 오널 무시거 맹글암수광?
어멍 : 응 쉰다리 맨글암저. 요새 웰빙 웰빙 ᄒᆞ는디, 쉰다리가 웰빙 음식이어.
할망 : 요샛것덜사 알아게.
순덕 : 게메양. 체얌 들엄수다.
어멍 : 막걸리ᄒᆞ곡 빗듯ᄒᆞᆫ 건디 ᄒᆞᄊᆞᆯ 시멍도 ᄃᆞᆯ착지근ᄒᆞ영 맛나메.
순덕 : 기구나양. (수지를 보며) 느 나 잘 불럿저. 나도 ᄒᆞᆫ번 할마니영 ᄀᆞ치 맨들아 봐사쿠다.
잘도 맛남직ᄒᆞ다. (할머니, 어머니에게 다가가며)
어멍 : 느도 ᄒᆞᆯ탸? 기여 이레 할마니 ᄌᆞᄁᆞᆺ디레 오라. 어머니 날랑 밧디 갓당 오크메 야이덜ᄒᆞ곡 ᄀᆞ찌 ᄒᆞ염십서.
수지 : 어머니랑 밧디 잘 갓당 옵서양. 나영 순덱이영은 할마니 도왕 ᄀᆞ찌 쉰다리 잘 맹글암시쿠다.
할망 : 아으덜아 이레 왕 이거 ᄒᆞᄊᆞᆯ 보라. 언치냑 ᄄᆞᆺᄄᆞᆺᄒᆞ게 ᄁᆞᆯ래 이불 더껑 놔두난 잘 궤엿인게.
수지, 순덕 : (코를 막으며) 이거 무신 내우꽈?
할망 : 막 신 내남지이? 영 ᄒᆞ여사 잘 궨거여. 이레 왕 보라. 푸글레기영, 이제도 궤염시녜.
수지 : 야. (한 숟갈 뜨며) 밥방울이 뭉게져불엇인게마씀.
할망 : (순덕에게) 저 망데기 ᄌᆞᄁᆞᆺ디 바위 ᄐᆞᆮ아진 체 실 거여. 그거 이레 앗아오라.
순덕 : 이디 시수다.
할망 : 이걸 체 우트레거려 놩 장갑 쪙 ᄉᆞᆯᄉᆞᆯ 문대겨 보라. 경 ᄒᆞ민 ᄌᆞᆫᄌᆞᆫᄒᆞᆫ 밥방울덜이 알더레털어질 거여.
순덕 : 알앗수다. 나냥으로 ᄒᆞ여보쿠다.
(비닐장감을 끼고 문지르며) 와, 이거양 밥방울덜이 잘도 문질러졍 죽보다 더 몬질몬질 ᄒᆞ우다양.
할망 : 이레 사탕ᄀᆞ루를 ᄒᆞᄊᆞᆯ 놩 ᄒᆞᆫ번 더 끌리민 막 맛나주. 저 배수기도 이레 앗아도라. 눌지 안ᄒᆞ게 잘 젓어사 뒈어.
#3. 셋이 끓는 것을 기다린다.
수지 : 할마님, 경ᄒᆞᆫ디 엿날엔 어떵 ᄒᆞ당 쉰다릴 먹게 뒈엇수광?
할망 : 할망이 느네 매엔 먹을 게 읏어낫주. 경ᄒᆞ난 밥 신 것도 아까왕 쉰 밥을 데껴불지도 못ᄒᆞ난 쉰다릴 맹글앙
먹게 뒈어서. 사름덜이 얼매나 ᄌᆞ냥ᄒᆞ멍 살앗인지 느넨 모른다.
순덕 : 경ᄒᆞ여낫수광?
할망 : 경ᄒᆞ곡이 할망은 ᄒᆞᆨ조 갓당오민 밧디 강 일ᄒᆞ여낫어. 아방이 '오널랑 밧디 가지 말앙 공부ᄒᆞ염시라' 경ᄒᆞ민
얼메나 지꺼져낫인디. 그때엔 경ᄒᆞ멍덜 살앗주.
수지 : 예에. 경ᄒᆞ여낫구나양. 지금 우리덜 사는 게 펜안ᄒᆞᆫ 건 중 알아지쿠다.
순덕 : 경ᄒᆞ난 우리도 어머니 아바지 말 잘 듣고 공븨도 부지런이 ᄒᆞ여사 뒈크라.
할망 : 아이구 착ᄒᆞ다 나 ᄄᆞᆯ.
#4. 어머니가 소쿠리를 들고 들어온다.
순덕 : 이제 불 꺼도 뒘직ᄒᆞ우다.
할망 : 아이고, ᄁᆞᆷ막 잊어불 번ᄒᆞ엿저.
어멍 : 밧디 갓당왓수다.
할망 : 이제사 왐시냐?
어멍 : 오당 보난 순돌이네 집이서 산도록ᄒᆞᆫ 쉰다리 줜게. 밧디서 캥온 이 지슬 ᄉᆞᆱ앙 ᄀᆞ치 먹게마씸.
수지 : 좋읍주. (어머니가 수지에게 쉰다리를 주고, 수지가 마신다) 배리기엔 영 ᄒᆞ영도 잘도 맛난다.
순덕 : 삼춘! (어머니를 보며) 나 갈 때랑 ᄀᆞ싸 맨든 쉰다리 ᄒᆞᄊᆞᆯ만 줍서양. 우리 어머니 아바지 안내젠마씀.
아망 : 기영 ᄒᆞ주. 맛나덴 ᄒᆞ난 다앵이어.
수지 : 어머니! 나 오널부턴양 어머니 속 안 쎅이쿠다. ᄒᆞᆨ조도 잘 가곡, 공뷔도 영심이 ᄒᆞ쿠다.
어멍 : (눈이 동그래지며) 경ᄒᆞᆫ 생각도 남샤. 잘도 착ᄒᆞ다게.
할망 : 오랜만이 쉰다리 ᄒᆞᆫ 사발 들이쓰난 산도록ᄒᆞ연 좋은게. 영 ᄒᆞ난 옛것이 좋덴 ᄒᆞ는 거주.
어멍 : 삼촌덜.
모두 : 이레덜 왕, 순다리 ᄒᆞᆫ 사발 ᄀᆞ찌 들이쓰게마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