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청의 유치由致를 보면
오늘은 신중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요즘은 사찰들이 조석에 기도나 예불 할 때 보면
거의가 반야심경 부분만 하고
예불을 마치는 곳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왜 그렇게 약식으로 예를 올리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 겟습니다.
“호법옹호성중은
하늘과 이 우주 공간 내지
산하대지山河大地에 가득 차 있으면서,
그 위의威儀와 신령스러움은 측량할 수 없고
신통변화도 불가사의 한데,
중생의 제도를 위해서는
자비스러운(부처님이나 보살들의) 모습을 나타내고,
부처님의 법을 옹호하기 위해서는 엄숙한 장군의 모습을 나타냅니다.
방편을 나투어 교화함에는 자취를 나투지 않음이 없고,
진실을 드러나게 하여 근원으로 돌아가 그윽하게 계합하게 합니다.
지혜의 거울에 비춤이 분명하고 교화의 묘용이 자재하여
선善을 표상하고 악惡을 징벌함에 사사롭지 않고,
재앙을 소멸케 하고 복덕을 내려줌이 정직하여
모든 소원을 마치 메아리가 소리를 따르듯 하다”고 하였으니,
신중님의 신통 묘용妙用은 우리들 어리석은 마음으로는
가히 짐작할 수도 헤아려 알 수도 없습니다.
신중님은 어디 계시며 어떤 모습일까.
금강회상金剛會上, 화엄회상華嚴會上, 도리회상瀟利會上,
옹호회상擁護會上 등의 주처住處를 표기하고 있습니다.
도리회상은 33천의 도리천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지만,
금강화상 화엄회상 옹호회상은 어딘지 도저히 짐작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화엄신중은 104위 또는 39위의 신중 명호가 있으며,
이 중에는 금강신, 보살, 명왕, 천왕, 대장, 밀적,
지신, 천신, 수신, 용왕, 왕, 신, 대제, 성군, 대신 등
수많은 모습들이 등장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호법신중은
하늘, 땅, 공간 어느 곳이나 없는 곳이 없다는 뜻입니다.
신중의식문의 청사請詞에
“부처님께서
십대명왕十大明王으로 화현化現하신다.”는 문구가 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천백억화신千百億化神이라 하였으니,
부처님은 시방十方 세계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
중생을 제도하게 되려는지 중생으로서는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신중이란
부처님이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방편으로
나타나는 갖가지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생의 소원에 끝이 없고,
헤아릴 수 없듯이
부처님께서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약방문(방편) 또한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것입니다.
불단佛壇은 상단, 신중단, 하단이라고 하는데,
부처님의 존상이 성스럽고 높은 차원에서
대중 속으로 내려와 개개인의 성격과 바램을 인식하고
그 소원을 성취하도록 하는
대비심大悲心의 실천에서 표상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중 의식문의 가영歌詠에
“옹호성중은 허공에 가득하시어
(옹호성중만허공擁護聖衆滿虛空),
터럭 끝 빛마다 진리가 가득하네
(도재호광일도중都在毫光一道中),
부처님 말씀 믿고 지니면 언제나 옹호하니
(신수불어상옹호信受佛語常擁護),
경전 받들어 실천하여 영원히 유통케 하네.
(奉行經典永流通奉行經典永流通)”라 하였으니,
신중님께 기도함은
곧 부처님 말씀을 신봉하고 실천하겠다는 다짐입니다.
그 다짐이 지극하면 호법성중이 옹호하여
모든 번뇌 망상이 없어지므로 하는 일마다 재앙이 없고,
스스로 모든 일들이 잘 되어 소원을 성취하게 될 것입니다.
신중기도는 부처님 상단에 기도하고,
화엄성중華嚴聖衆을 주력으로 천만 번이고 몇 시간이고
힘껏 마음에 새기고 입을 불으며 찾아보는 것입니다.
신중기도를 할 때
『대방광불화엄경大方光佛華嚴經』의
용수보살龍樹菩薩이 지은
「약찬게略纂偈」를 많이 독송하게 하는 것은
부처님 깨달음의 세계를 가장 크게 펼쳐 놓은
화엄세계에 들어가 화엄의 일심법一心法을 체득하게 함에 있습니다.
신중기도는
어떤 귀신이나 잡신을 믿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화현신(방편신)을 믿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한다는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헌다게獻茶偈
청정명다약 능제변혼침 유기옹호중
淸淨茗茶藥 能除病昏沈 唯冀擁護衆
청정한 명다와 묘약은 병과 혼침을 없애주니 옹호성중이시여,
원수애납수 원수애납수 원수자비애납수
願垂哀納受 願垂哀納受 願垂慈悲哀納受
자비로 받으소서, 자비로 받으소서, 대자비로 받으소서,
지심귀명례 진법계 허공계 화엄회상 욕색제천중
至心歸命禮 盡法界 虛空界 華嚴會上 欲色諸天衆
지극한 마음으로
진법계 허공계 화엄회상 욕계 색계 제천님께 절하옵니다.
지심귀명례 진법계 허공계 화엄회상 팔부사왕중
至心歸命禮 盡法界 虛空界 華嚴會上 八部四王衆
온 우주 법계와 화엄회상에 머물고 계신
팔부사왕님께 지극한 마음으로 절하옵니다.
지심귀명례 진법계 허공계 화엄회상 호법선신중
至心歸命禮 盡法界 虛空界 華嚴會上 護法善神衆
온 우주 법계와 화엄회상에 머물고 계신
호법선신중님께 지극한 마음으로 절하옵니다.
원제천룡팔부중 願諸天龍八部衆
일체의 천룡팔부 신중이시여
위아옹호불이신 爲我擁護不離身
저희를 옹호하사 부디 떠나지 마옵시고
어제난처무제난 於諸難處無諸難
어려운 일 부딪쳐도 어려움이 없어져서
여시대원능성취 如是大願能成就
이와 같은 큰 서원을 성취하게 하옵소서.
위의 부분이 생략되고
반야심경 하나로 끝낸다는 것은
왠지 조금은 뭔가 껄쩍지근 할 텐데
이제는 당연히 그렇게 마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같습니다.
왜?
세월이 가면 갈수록 예 올리는 것이 간략해질까요?
불과 20년 전 까지만 해도 그렇지 않았거든요.
아래는 신중단 화엄성중 정근입니다.
나무 금강회상 '화엄성중'
南無 金剛會上 華嚴聖衆·
화엄성중 · 화엄성중 · 화엄성중 · 화엄성중 ·······
화엄성중혜감명華嚴聖衆慧鑑明 사주인사일념지四洲人事一念知
애민중생여적자哀愍衆生如赤子 시고아금공경례是故我今恭敬禮
이것이 오늘 드리는 따끈따끈한 글입니다.
2024년 08월 29일 오전 05:54분에
남지읍 무상사 토굴에서 운월야인雲月野人 진각珍覺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