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저런 이유는 도저히 식당 이름을 종잡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걸 다 적을 거라고 생각한 건가
어디까지 식당 이름으로 잡아야 할지 모르겠어서입니다. 밑에 봐서는 신의주 찹쌀순대...쯤은 되는 것 같은데 [신의주 찹쌀순대 순대국밥]은 뭔가 너무 길어요. 가독성이 떨어진다고요.
여긴 또 신의주전통찹쌀순대래요. 아, 진짜... 그냥 저렇게 제목 지으렵니다.
순대국을 또 먹은 이유는 그냥 무난해서입니다.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결정장애가 생겼을 때는 순대국을 먹는 것이 제 안에 있는 어떤 공식같이 되어 버려서 말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냥 그때 KFC 이대점에 가서 마지막 커넬박스밀이라도 먹을걸 하는 후회는 있습니다만, 어쨌든 그걸 희생하고 간 집입니다. 그 결과는... 일단 보시죠.
순대국밥집에 곱창은 왜 파는 걸까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저는 이번에는 깍두기의 퀄리티에 아주 큰 신경을 썼습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어요. 몇 개 집어먹지도 않는데. 아마 이전에 먹은 수많은 설탕 깍두기의 맛에 많이 실망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애초에 서울에 설탕이 안 들어간 음식이 있을까요. 아니 대놓고 방송에서 설탕 넣으라고 하는 사람이 과연 요리사가 맞는 걸까요...
뭐 어쨌든 그 사람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는 접어 두고, 일단은 식당에 들어와서 순대국밥 하나를 시켰습니다. 앉아 있자니 밑반찬이 나왔습니다.
단품만 먹는 편이라 사실 밑반찬을 많이 먹지는 않습니다.
드시는 분들 중에는 무채를 국밥에 넣어서 드시는 분도 있긴 있더군요. 그래서 무채가 있나 봅니다. 하지만 제가 집중하는 건 그 쪽이 아니죠.
아이 때깔도 고와라
바로 이 깍두기입니다. 우선 설탕 맛이 덜 난다는 것부터 합격점이었습니다. 물론 설탕을 안 넣은 건 아닙니다만(김치에는 기본적으로 설탕이 들어가니까요), 너무 물컹하지도 않고 아삭한 것이 꽤나 괜찮았습니다. 적절하게 무 맛도 나고, 매운 맛도 나구요. 이게 깍두기죠.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서 첫인상은 괜찮았습니다. 이 정도로 괜찮은 깍두기를 내놓는 직업이면 분명히 본 요리도 맛있을 거야 하는 생각을 했죠.
팔팔 끓는 사진을 찍었으면 좀 더 맛있어 보였을까. 점점 퇴화하는 내 사진술이 싫다.
아니요. 결과적으로 말하면 그냥 평범했습니다. 도대체가 국물맛이 깊은 집은 도저히 없다는 말입니까 왜... 왜 그렇게 국물맛이 인색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뭐 6500원짜리에 뭘 기대하겠습니까만은 그냥 보통의 맛이라는 데에 꽤나 실망했습니다. 뭐 이 식당이 맛이 없다는 게 아니라요, 그냥 제 입장에서 실망인 겁니다.
맛은 있죠. 새우젓 팍팍 넣고 밥 말아먹는데 맛이 없을 리가.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다 이 말입니다. 입맛 더럽게 까다롭죠? 그냥 그렇습니다.
양념장을 덜 넣은 게 실수였던 것 같다
뭐 그래도 본판이 순대국이니까 맛있게 먹었습니다. 신의주 찹쌀순대라는 게 도대체 무엇인지 정말로 궁금했습니다만 그냥 평범한 순대와 다를 게 없어서 신의주 순대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은 영원히 미제로 남게 되었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중간중간에 깍두기도 집어먹으면서 나름 맛있게 먹었고, 순대국의 평범한 맛도 좋았습니다. 위대한 평범함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럭저럭한 평범함 레벨까지는 갔던 것 같습니다.
별 두 개 반. 이 이상 좋게 줄 수가 없습니다.
첫댓글 이분 국밥계의 고독한 미식가이시네 다음엔 선지해장국해주셈
선지국 파는데 어딘지 모르겠네. 일단 참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