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이 파계한 사람의 죄인가?
파계한 사람은 사람들이 공경치 않으며, 그 집은 무덤과 같아서 아무도 다가가지 않는다. |
파계한 사람은 모든 공덕을 잃는다.
마치 마른나무와 같으니,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파계한 사람은 서리 맞은 연꽃과 같아서 사람들이 보기를 좋아하지 않으며, 파계한 사람의 포악한 마음은 두렵기가 마치 나찰귀 같다.
파계한 이에게는 사람들이 의지하지 않나니, 마치 목마른 사람이 마른 우물로 향하지 않는 것과 같다. 파계한 사람은 마음이 항상 의심하고 후회하니, 마치 죄를 지은 자가 항상 벌이 올 것을 걱정하는 것과 같다. |
파계한 사람은 우박 맞은 전답과 같으며 의지할 수 없다.
파계한 사람은 쓴 산수국[苽]이 겉보기에는 단것 같으나 먹을 수 없는 것과 같으며, 파계한 사람은 도적의 마을 같아서 묵을 수 없으며, 파계한 사람은 큰병에 걸린 환자 같아서 가까이하고 싶지가 않다.
파계한 사람은 고통을 면하지 못하니, 마치 험악한 길은 지날 수 없는 것과 같다. 파계한 사람은 함께 살 수 없으니, 마치 도적의 때를 가까이할 수 없는 것과 같다. 파계한 사람은 마치 불구덩이와 같아서 행인들이 모두 이를 피한다.
파계한 사람은 같이 머무를 수 없으니, 마치 독사와도 같다. |
파계한 사람은 가까이 가서 건드릴 수 없으니, 마치 큰 불과 같다.
파계한 사람은 마치 깨어진 배와 같아서 타고 건널 수 없으며, 파계한 사람은 마치 토해낸 음식과 같아서 다시 삼킬 수가 없다. |
파계한 사람이 좋은 대중 가운데 있는 것은 마치 나쁜 말이 선한 말들 틈에 있는 것과 같다. |
파계한 사람이 착한 사람과 다름은 마치 당나귀가 소 틈에 섞여 있는 것과 같으며, 파계한 사람이 정진하는 대중 가운데 있는 것은 마치 불구자가 건강한 사람 틈에 낀 것과 같다. |
파계한 사람은 비록 겉모양은 비구와 닮았으나 마치 송장이 잠든 사람들 가운데 놓여 있는 것과 같다. |
파계한 사람은 마치 가짜 구슬이 진짜 구슬 가운데 놓여 있는 것과 같으며, 파계한 사람은 마치 이란(伊蘭)5)이 전단나무 사이에 있는 것과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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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 / 805]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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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계한 사람은 비록 겉모양은 착한 사람과 닮았으나 속에는 착한 법이 없으며,
또한 비록 머리 깎고 물들인 옷을 입고는 차례로 자리를 차지하고서 비구라 부르기는 하나 실제에는 비구가 아니다. |
파계한 사람이 법의를 입는다면 이는 곧 달궈진 구리나 무쇠판으로 몸을 감는 격이다.
발우를 든다면 이는 곧 구리물을 담는 격이요, 음식을 먹는다면 이는 곧 달궈진 무쇠알을 삼키고 뜨거운 구리물을 마시는 격이다. |
남의 공양을 받는다면 곧 지옥아귀가 그것을 지키는 격이요, 정사에 들어간다면 곧 큰 지옥에 드는 격이요, 대중의 자리나 의자에 앉는다면 이는 곧 뜨거운 무쇠평상에 앉는 격이다. |
또한 파계한 사람은 항상 두려운 생각을 품되 마치 무거운 병을 앓는 이가 항상 죽음이 닥칠 것을 두려워하는 것과 같다. |
또한 5역죄6)를 지은 사람은 항상 스스로 생각하기를 ‘나는 불법의 도적이다’라고 하며 으슥한 곳으로 피해 숨는 것과 같다.
마치 도적이 사람들을 두려워하여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가도 갈수록 항상 편안치 못한 것과 같다. |
파계한 사람은 비록 공양과 이락(利樂)을 얻으나 그 즐거움은 깨끗하지 못하다.
마치 어리석은 사람이 송장을 공양하고 장엄하는 것과도 같으니, 지혜로운 사람이 이 말을 듣는다면 혐오해 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
이와 같이 갖가지로 한량없어 파계한 죄는 다 가려 말할 수가 없으니, 수행자는 일심으로 계를 지녀야 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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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범어로는 Erāvaṇa.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나무의 일종으로 그 냄새가 심해 10리 밖에 이른다. |
6) 범어로는 pañcānantariyāṇi. 이른바 부모ㆍ성자를 해치거나 부처님의 몸에 위해를 가하거나 교단의 화합을 깨는 행위 등 무간지옥의 고과를 초래하는 다섯 가지 악업을 짓는 것을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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