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가도 곤히 잠들고 청소도 끝났고 신랑도 안들어오고 해서
우연찮게 테니스코리아에 들어와 울 신랑 욕을(?) 좀 했더니만
많은분들이 재미있게 읽었다고 해서 드디어 2탄을 올립니다..
사실 저도 리플을 읽는동안 내내 즐거웠답니다.....
운동의 매력이 이런건가 봅니다.........
울 신랑이 사무실에서 제가 올린 글을 읽었나봅니다
저나가 와서 남편 욕을 그렇게 해도 되냐며...창피하다며
담부터 그런짓 하지 말라며 신신당부를 했는데......
여보!!!미안해...
난 당신 험담을 하는게 아니라 당신으로 하여금 동호인들의
마음이 잠시라도 웃을수 있다면 요즘같이 어려운 사회전반에
깔린 먹구름을 잠시라도 걷을수 있다는게 좋은거잖아......
......................
....다시 나의 신랑을 도마위에(?) 올린다..
난 신혼이란게 없었다...
참고로 우린 2주전에 결혼 2주년을 맞이했다...
결혼식을 끝내고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신혼집으로 온 첫날부터
난 신혼이란게 없었다...흑흑흑...
결혼전 많은 테니스 클럽에 몸 담고 있었던 우리 신랑이였기에...
그때 당시 난 직장을 다니고 있었다..
나의 퇴근 시간은 4시 30분....
우리 신랑 귀가 시간은 새벽 4시 30분....아니면 3시 30분 ....
그때 나의 배속에는 우리의 사랑스럽고도 귀여운 아들이 있었다..
허걱---....우린 둘 다 나이가 많은 관계로 미리 2세를 계획했고
속도위반을 한 60일 정도 했었다...
신혼집으로 갈려면 내 직장에서 친정집을 거쳐서 신혼집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신혼집에 가봤자 반겨주는 사람도 없고
먹을것도 없고 해서 난 늘 친정에서 밥 먹고 자다가 10시나 11시쯤되면
내 집으로 들어오곤 했다....
9개의 클럽에 몸담고 있는 대단한 울신랑...
좀 무섭다고 일찍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하니 울 신랑 답변이 그럴싸하다..
테니스 치고 바로 집에 들어올려고 하니까 사람들이 멋진 마누라
얻었는데 술한잔 사라고 한다며....
1차 갔다가 2차 갔다가 거기에 기분이 더 업되면 3차까지 해서 귀가가
새벽 3시 30분쯤이다....
마누라는 눈에 뵈지도 않는 모양이다......
테니스와 술은 땔래야 땔 수 없는 관계인 모양이다....
땀 흘린뒤 마시는 맥주 한잔의 맛을 나도 익히 알고는 있지만....
신혼초 빌라 사는 사람들이 자다가 벌떡 일어날 정도로 무식하게
한바탕 싸움을 한뒤 울 신랑은 테니스 클럽을 몇개 정리했고
그 뒤로도 조금씩 조금씩 정리해 나갔었다.....
크크크.......마누라의 위대한 승리다....
하지만 그 당시 내 남편은 마누라 보다는 테니스가...
테니스 보다는 테니스인들을 더 사랑했었던건 사실이다..
불과 몇개월 동안 이였지만...
......................
울 신랑은 일요일은 될 수 있으면 가정(?)을 지키려고 한다...
그래서 난 늘 일요일을 기다린다....
지난 일요일은 추석도 다가오고 해서 백화점 쇼핑을 갔다...
마침 아이가 자고 있어서 아이 깨기전에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있는중에.........
울 신랑 휴대폰이 울린다......
어디요? 무슨 테니스장요?
난 벌써 긴 한숨부터 내쉰다............
밥 먹는것도 짜증이 났다......
전화를 끊고는 그때부터 울 신랑의 닭살 연기는 시작된다....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내 입안으로 반찬을
한가지씩 넣어 주기 시작한다.......
자기야,,,,,많이 먹어라....
또 먹고 싶은건 없나.......선배가 자기 클럽에 내 애기를 했더니만
자꾸 모시고 오라고 해서 오늘은 거절할 수가 없는데 어쩌지.....
하면서 게장 맛있게 하는데가 있는데 저녁도 사쭐께..
거기가서 두게임만 하고 같이 저녁먹으면서 한 잔 하는게 어떻겠나고?
울 신랑 하는짓이 하도 귀여워서 알겠다고 했다...
나이가 40이 넘은 사람이 마누라 한테 알랑알랑 거리는게 너무
우습고 귀여워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
마누라를 무서버(?)하면서도 그렇게도 테니스가 좋은 모양이다..
거기 가서 정작 두게임만 했을까?
아니 세게임을 했다....
그것도 내가 옆에서 옆구리 퍽퍽 찌르고
아이가 추우니까 여분의 옷도 없고.....그래서 세게임으로 끝을 냈다..
........................
그 아들에 그 어머니인 우리 시어머니.....
울 신랑 때문에 시어머니가 테니스를 배우게 되었다...
그렇다고 울 신랑이 구력이 많이 된건 아니다...
시어머니는 정식으로 레슨을 한 2년 반 정도 받고 지금은 늘 게임을
하러 다니신다...........
울 신랑이 열심히 하라고 라켓을 아주 좋은 것으로 두자루 선물을 했다...
이미 2년전에....
보통 테니스 치는 사람들은 같은 종류의 라켓으로 질을 들이고
공을 다루는것이 보통일찐데.........
울 시어머니 한달전 전화가 와서 중고라켓 있으면 하나 보내달라고
부탁을 한다....
이유인즉.........좋은 라켓은 일반 클레이나 하드 코트에서 치고
중고라켓으로는 시멘트 코트에서 친다고.....
시멘트 코트에서 치면 라켓 다 긁힌다면서 거기서 칠때는 헌 라켓으로
쳐야 한다면서.....
난 그 이야기를 듣고 뒤로 넘어지는줄 알았다...
그래서 내가 옛날에 쓰던 라켓과 친정아버지 안 쓰시는것 해서
두자루를 보내드렸드니....자기 죽을때 까지 라켓 안 사도 되겠다며
좋아하시던 기억이 난다....
자신의 라켓이 아니면 공이 잘 안 맞을껀데...
우리 시어머니 테니스 복장 하나는 끝내준다...
절대로 색깔 있는 옷 입고 테니스 치는 일이 없다...
처음 레슨을 배울때 코치가 테니스는 매너를 중시하는 운동이라는걸
노인네 머리에 팍 심어놓은 모양이다...
항상 칼라있는 하얀색 티셔츠에 짧은 치마다...
우리 연애할때 시어머니께 인사드리러 갈때가 생각난다...
시어머니가 자신의 차로 우리를 마중 나오셨는데
그 차안에는 여벌의 칼라 있는 티셔츠 두벌과 치마가 옷걸이에
아주 다림질이 잘된채로 걸려져 있었다...
63세 노인의 테니스 메너에 박수를 보낸다....
테니스를 배울려는 욕심이 대단한 노인이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더니만..........
..................................
아직도 울 신랑은 들어오지 않고 있다...
오늘은 수요일...테니스 치는 날이다...
한잔 하고 있는 모양이다...한잔 할때면 전화가 오는데 오늘은
그 흔한 전화조차도 생략인 모양이다....
지금 시간은 12시 20분.....
어제는 들어오자마자 피곤하다면서 감기가 올려고 하는지 몸이
좀 안좋다고 했다....
근데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어디론가 전화 하더니만 운동복을
입고 밥도 안 먹고 나갈려고 한다....
참고로 울 신랑은 출퇴근에 구애받지 않는 좋은 직업(?)을 가졌다...
이유인즉 10월달에 시합이 있는데 파트너하고 연습하기로 했다면서
아침밥도 안 먹고 꼭두새벽에 나갔다....
몸이 안 좋다고 끙끙 대던 사람이 테니스 꿈을 꾸면서 용솟음 치는
새 힘이 생겼나보다.....
한번은 자는데 울 신랑이 시합했던 꿈을 꾼 모양이였다...
그날 저녁 시합 끝나고 뒷풀이 자리에서 술을 많이 마셨나보다...
친구가 집까지 데리고 와서 쇼파에 눕히고 갔으니까...
그런적은 처음이였다......
그날밤 자는데 '으......와....'
'아---------씨..........바' 하면서 주먹을 불끈 지고는 일어나
앉더니만 다시 누워 버린다.....
자면서도 졌는게 억수로 억울한 모양이다....
울 신랑 시합 지고 오면 일주일 내도록 그 생각을 떨쳐 버리지 못한다...
약이 올라서..........
중증이고 중독이다....
난 늘 그렇게 이야기 한다....
마누라 한테도 미쳐보라고...미친개이(?)가 되보라고....
그러면 울 신랑은 이미 미쳐었다고...
미쳤으니까 당신을 가졌다면서..........말도 안되는 소릴한다..
테니스도 미친개이(?)가 되어서 테니스의 세계를 정복하겠단다...
고수의 길을 걷고 싶단다....
10월은......시합도 몇개 나가는 모양이다....
지금 울 신랑은 희망에 차있고 행복감에 젖어있다...
시합 나가서 예선전....본선전...16강....8강까지 오를 상상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히열을 느끼고 있다...
제발 이번엔 상금이나 상품 좀 가지고 왔으면....
마누라는 남편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손에 뭔가를 묵직하게
들고 들어올때 예를들면......
운동화라든지,,,휴지라든지,,,,비누 치약세트라던지,,,,쌀이라던지,,,
뭐 그런거 있잖아요...상품으로 받아오는 공짜들......
그런걸 얼마나 기다리는데.....
알고보면 공짜도 아니다...
한달에 그리고 일년에 내는 회비가 얼마인데......
...........
땀에 저린 빨래만 한가득 들고 들어오지 말고.....술에 잔뜩 취해
들어오지 말고...이번에는 양손에 공짜 선물을 한아름 들고
들어오길 기다린다.....
..................시합 지고 오면 아침 저녁으로 나를 괴롭힌다...
그 놈의 시합 이야기로.....
지겨워 죽는다...
측은하기도 하다....
고수의 길을 향햐여 마누라를 버린(?) 내 남편........
이번에는 부디 나를 괴롭히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고수가 되는 그날 까지......
테니스보다 마누라가 더 좋은 그날까지........
아자.....아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