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30연. 몸과 마음의 경계를 허무는 완벽한 포옹
①나는 101살#26》0917》결혼하여 즐겁게 사랑하며 살았다
by여유시간
1시간전
50년 가까이 부부로 살아보니 사랑을 설명하는 말도 결국 몇 가지로 줄어든다.
믿음.
배려.
그리고 서로를 받아들이는 것.
그중에서도 몸으로 표현되는 사랑은 말보다 솔직하다.
—
포옹이 그렇다.
사람을 안는다는 것은 단순히 몸을 붙이는 일이 아니다.
상대의 체온을 느끼고, 호흡을 느끼고, 그 사람이 지금 내 품에 편안하게 있는지를 느끼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포옹을 부부 사이에서 가장 솔직한 스킨십이라고 생각한다.
—
완벽한 포옹에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
상대가 편안해야 한다.
내가 힘을 주어 끌어안는 것이 아니라 상대도 자연스럽게 나에게 기대야 한다.
한쪽만 원해서는 완벽한 포옹이 될 수 없다.
두 사람이 함께 가까워졌을 때 비로소 하나의 포옹이 된다.
—
젊었을 때의 사랑은 열정이 앞섰다.
몸이 먼저 움직였고 마음이 그 뒤를 따라가기도 했다.
하지만 오래 살아보니 순서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마음이 편안해야 몸도 편안하다.
상대가 나를 존중한다는 믿음이 있어야 몸도 자연스럽게 열린다.
그래서 평소의 생활이 중요하다.
—
서로 지적하지 않고,
작은 일에도 고맙다고 말하고,
힘들면 도와주고,
잘한 일이 있으면 잘했다고 말해주는 것.
그런 일상의 배려가 쌓이면 부부 사이의 몸도 편안해진다.
나는 이것이 성의 기술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나이가 들어 몸이 변하는 것도 받아들여야 한다.
젊었을 때와 같은 몸을 요구할 필요가 없다.
주름도 생기고, 탄력도 달라지고, 몸의 반응도 달라진다.
그런데 그 몸은 우리가 함께 살아온 세월을 품고 있다.
그것을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그 변화를 함께 받아들이는 것이 오래 산 부부의 사랑이다.
—
나는 노년의 사랑을 젊은 사람의 사랑과 비교하고 싶지 않다.
젊을 때의 사랑에는 열정이 있었다면 노년에는 깊이가 있다.
젊을 때는 상대를 갖고 싶었다면 이제는 상대가 편안하기를 바란다.
그 차이가 크다.
—
그래서 나는 완벽한 포옹을 이렇게 생각한다.
상대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포옹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포옹.
오늘 힘들었던 사람에게 쉼을 주는 포옹.
말하지 못한 마음을 전하는 포옹.
그리고 함께 늙어가는 사람에게 “나는 아직 당신 곁에 있다”고 알려주는 포옹.
—
50년을 함께 살아온 부부라면 몸과 마음 사이에 수많은 경계가 생겼다가 사라졌을 것이다.
처음에는 서로 낯선 사람이었다.
그러다 부부가 되었고, 아이를 낳았고, 함께 살면서 서로의 습관을 알게 됐다.
좋은 모습도 봤고 싫은 모습도 봤다.
그 모든 것을 지나 지금까지 함께 있다.
—
그래서 지금의 포옹은 젊은 날의 포옹과 다르다.
그 안에는 욕망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신뢰가 있고, 익숙함이 있고, 감사가 있고, 함께 살아온 세월이 있다.
나는 그것이 노년의 사랑이 가진 가장 큰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한다.
몸과 마음의 경계를 허무는 완벽한 포옹은 두 사람이 하나가 되는 기술이 아니라,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끝까지 서로를 받아들이는 마음이다.
그 마음이 있다면 부부의 사랑은 나이가 들어도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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