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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국현의 영문학강의실 원문보기 글쓴이: 여국현
"ARABY"
by James Joyce
NORTH RICHMOND STREET being blind, was a quiet street except at the hour when the Christian Brothers' School set the boys free. An uninhabited house of two storeys stood at the blind end, detached from its neighbours in a square ground The other houses of the street, conscious of decent lives within them, gazed at one another with brown imperturbable faces.
막다른 골목인 노드 리치먼드 가는 기독형제 사도회 학교의 학생들이 수업을 마치고 몰려나오는 시간을 제외하면 조용한 거리였다. 그 골목 막다른 골목 맨 끝에 사람이 살지 않는 2층짜리 집 한채가 이웃과 떨어진 채 장방형의 대지 위에 서 있었다. 그 거리의 다른 집들은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점젆은 삶을 의식하기나 하듯 침착한 갈색의 얼굴로 마주 보고 있었다.
The former tenant of our house, a priest, had died in the back drawing-room. Air, musty from having been long enclosed, hung in all the rooms, and the waste room behind the kitchen was littered with old useless papers. Among these I found a few paper-covered books, the pages of which were curled and damp: The Abbot, by Walter Scott, The Devout Communnicant and The Memoirs of Vidocq. I liked the last best because its leaves were yellow. The wild garden behind the house contained a central apple-tree and a few straggling bushes under one of which I found the late tenant's rusty bicycle-pump. He had been a very charitable priest; in his will he had left all his money to institutions and the furniture of his house to his sister.
우리 집의 전 세입자였던 신부님은 뒷쪽 응접실에서 돌아가셨다. 오랫동안 닫혀있어서 곰팡내 머금은 공기가 온 방에서 풍겨났고 부엌 뒤 창고는 쓸모없는 휴지로 어질러져 있었다. 그 속에서 나는 몇 권의 문고판 책들을 찾아내었는데, 그 책들의 페이지는 축축하게 돌돌 말려있었다. 월터 스콧트의 [승정원장], [경건한 성채전수자]와 [비독의 회고록]이 그 책들이었다. 나는 마지막 책을 가장 좋아했는데 이유는 책장이 노랗게 바래서였다. 집 뒤편의 황량한 정원에는 중앙에 한 그루의 사과나무와 볼품없이 우거진 덤불숲이 여기저기 보였는데, 한 덤불숲 아래에서 나는 고인이 되신 신부의 녹슨 자전거 펌프를 발견하기도 했다. 그 분은 자비로운 분이셨다. 유언장에서 그는 모든 돈을 자선기관에 기부하고 집의 가구들은 누이에게 준다고 써놓았다.
When the short days of winter came dusk fell before we had well eaten our dinners. When we met in the street the houses had grown sombre. The space of sky above us was the colour of ever-changing violet and towards it the lamps of the street lifted their feeble lanterns. The cold air stung us and we played till our bodies glowed. Our shouts echoed in the silent street. The career of our play brought us through the dark muddy lanes behind the houses where we ran the gauntlet of the rough tribes from the cottages, to the back doors of the dark dripping gardens where odours arose from the ashpits, to the dark odorous stables where a coachman smoothed and combed the horse or shook music from the buckled harness. When we returned to the street light from the kitchen windows had filled the areas. If my uncle was seen turning the corner we hid in the shadow until we had seen him safely housed. Or if Mangan's sister came out on the doorstep to call her brother in to his tea we watched her from our shadow peer up and down the street. We waited to see whether she would remain or go in and, if she remained, we left our shadow and walked up to Mangan's steps resignedly. She was waiting for us, her figure defined by the light from the half-opened door. Her brother always teased her before he obeyed and I stood by the railings looking at her. Her dress swung as she moved her body and the soft rope of her hair tossed from side to side.
겨울해가 짧아지자 저녁도 채 먹기 전에 땅거미가 졌다. 우리가 거리에서 만났을 때 집들은 벌써 어둑어둑해 보였다. 머리 위 하늘은 끝없이 변해가는 자주빛이었고 가로등들이 희미한 불빛을 밝혀올리고 있었다. 차가운 공기는 살을 에듯 했지만 우리는 몸이 벌겋게 달도록 뛰어놀았다. 우리의 고함소리가 조용한 거리에 울려퍼졌다. 집 뒷켠의 어둑하고 질퍽한 골목길을 지나다가 오두막집에서 나온 거친 패거리들의 공격을 받고 잿간에서 냄새가 풍기는 어둡고 빗물이 뚝뚝떨어지는 정원의 뒷문을 지나 마부가 말을 어루만져주면서 빗질을 해주거나 아니면 죔새달린 마구를 흔들어 소리를 내는 어둡고 냄새 쾌쾌한 마굿간에 이를때까지 우리들의 놀이는 계속되었다. 우리가 다시 거리로 돌아나올 때면 부엌 창문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이 근방을 환하게 채우고 있었다. 삼촌이 모퉁이를 돌아오는 모습이 보이면 우리는 삼촌이 집 안으로 아무일 없이 들어갈 때까지 어둠 속에 몸을 숨겼다. 혹은 망간의 누나가 문간 계단에 나와서 차를 마시라고 맹간을 부를 때면 우리는 어둠 속에 숨어 그녀가 거리 위 아래를 기웃거리는 것을 지켜보았다. 우리는 그녀가 계속 남아있는지 들어가는지를 지켜보다가 그녀가 계속 남아있으면 어둠 속에서 나와 체념하고 맹간의 집 계단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반쯤 열린 문으로 새어 나온 불빛에 그녀의 몸의 윤곽이 뚜렷해 보였다. 맹간은 언제나 누나의 말을 듣기 전에 누나를 놀리곤 했고 나는 난간 옆에서 그녀를 바라보며 서 있었다.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그녀가 입은 드레스가 하늘거렸고 그녀의 머리는 양 옆으로 흔들렸다.
Every morning I lay on the floor in the front parlour watching her door. The blind was pulled down to within an inch of the sash so that I could not be seen. When she came out on the doorstep my heart leaped. I ran to the hall, seized my books and followed her. I kept her brown figure always in my eye and, when we came near the point at which our ways diverged, I quickened my pace and passed her. This happened morning after morning. I had never spoken to her, except for a few casual words, and yet her name was like a summons to all my foolish blood.
매일 아침 나는 응접실 마루에 누워 그녀 집 문을 지켜보았다. 창틀 거의 1인치 정도 까지 블라인드를 내려놓아서 나는 눈에 띠지 않았다. 그녀가 문간을 나서면 내 가슴은 뛰기 시작했다. 나는 현관으로 달려가 책을 움켜쥐고는 그녀를 따라갔다. 나는 그녀의 갈색 몸을 눈을 떼지 않고 보다가 우리들의 길이 갈라지는 지점에 이르면 보폭을 빨리해서는 그녀 곁을 지나갔다. 매일 아침마다 그랬다. 나는 몇마디 일상적인 말외에는 그녀에게 말을 건넨 적은 없지만 그녀의 이름은 내 온 몸의 어리석은 피를 불러 모으는 소환장과도 같았다.
Her image accompanied me even in places the most hostile to romance. On Saturday evenings when my aunt went marketing I had to go to carry some of the parcels. We walked through the flaring streets, jostled by drunken men and bargaining women, amid the curses of labourers, the shrill litanies of shop-boys who stood on guard by the barrels of pigs' cheeks, the nasal chanting of street-singers, who sang a come-all-you about O'Donovan Rossa, or a ballad about the troubles in our native land. These noises converged in a single sensation of life for me: I imagined that I bore my chalice safely through a throng of foes. Her name sprang to my lips at moments in strange prayers and praises which I myself did not understand. My eyes were often full of tears (I could not tell why) and at times a flood from my heart seemed to pour itself out into my bosom. I thought little of the future. I did not know whether I would ever speak to her or not or, if I spoke to her, how I could tell her of my confused adoration. But my body was like a harp and her words and gestures were like fingers running upon the wires.
그녀의 모습은 로맨스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데까지도 나를 따라다녔다. 토요일 저녁마다 숙모가 장을 보러 갈 때면 나는 짐을 들어드리기 위해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일꾼들의 욕설, 돼지의 볼살 담은 통을 지키고 선 점원들의 째질듯한 고함, 오노반 로사에 관한 "그대들 모두 오라"나 조국의 고통을 담은 민요를 부르는 길거리 가수들의 콧소리 섞인 노래소리 속에서 술취한 사람들과 물건파는 여인들에 밀리면서 그 현란한 거리를 지나갔다. 이러한 소음들 모두는 내게는 삶에 대한 하나의 감동으로 다가왔다. 나는 적들의 무리를 뚫고 성배를 운반하는 내 자신을 상상했다. 그녀의 이름은 나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기도와 칭송의 순간마다 내 입술로 튀어나왔다. 까닭도 모르게 종종 내 눈에는 눈물이 고이고 이따끔씩은 내 마음 속에서 생긴 어떤 홍수가 가슴으로 쏟아져 흘러들곤 했다. 나는 미래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그녀에게 말을 걸 것인지 아닌지, 또 내가 그녀에게 말을 한다면 나의 사모하는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 지 나는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내 몸은 하프와 같았고 그녀의 말과 몸짓들은 그 하프의 현을 울리는 손가락 같았다. (to be continued)
첫댓글 이 소설이 실린 소설집, [Dubliners]은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더불어 소설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 분위기 또한 함께 느끼면서 이 소설을 읽으시길 바랍니다. 시간 되는대로 설명하는 글도 올리겠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 오늘 소설을 읽다가 해석이 모호한 부분이 있어서, 혹시나 해서 들어와봤는데, 역시...... 말씀하신대로 소설집도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