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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에 게시한 ‘역이민 준비 과정’에 관한 글을, 역이민 준비 중인 어떤 회원분이 이삿짐센터를 찾으시기에 업데이트해서 다시 올립니다. 최근 가입한 분들에게 생소할 수 있어서입니다. 역이민을 준비하는 중이라면, 이 내용을 정독하고 숙지해서 시간과 비용을 절약했으면 합니다.)
역이민 준비 과정을 간단하게 소개하면, 이사, 외국국적동포 국내거소신고증(이하 거소증) 취득, 주거지 정착으로 구분할 수 있다. 매사가 그렇듯, 계획이 완벽하고 준비가 철저하면 일은 쉬워질 수 있으나, 아무리 시간과 공을 들여도 완벽할 수 없는 것이 또한 계획이고 준비다. 따라서 경험에 근거한 일반적인 내용을 다룰 수밖에 없다. 한국은 법령이 수시로 바뀐다는 사실은 읽고 참고하는 분들의 몫이다.
거소증에 의한 법적 체류 기한은 F-4 비자를 어디에서 받느냐에 따라 다르다. 해외 공관에서 F-4 비자를 받고 입국해서 거소증을 신청하면 2년의 유효 기간을 주고, 한국에 입국해서 F-4 비자를 신청하면 3년이 주어진다. 차이도 존재한다. 전자는 입국한 날부터 한국 체류가 시작하고, 후자는 거소증 발급일부터 체류가 시작한다. 따라서, 취업과 같은 사유로 법적 체류 시작 일을 앞당기고 싶으면, 해외 공관에서 F-4 비자를 받아야 급여에 유리하다.
의료보험은 체류 일부터 6개월 후에 의무적으로 가입하여야 한다. 미국 운전면허증을 한국 운전면허증으로 바꾸려면, 각국 주 정부에서 발급한 아포스티유(Apostille)가 필요하다. 아포스티유는 시간을 요하므로 역이민할 분은 미리 준비하는 게 절약 방법이다. 직접 처리하면 몇십 불이면 되는 일도 대행업체를 이용하거나 긴급하게 신청하면 수수료가 몇백 불로 늘어난다. 한국에 입국해서도 대행업체를 통해 신청할 수는 있다.
한국은 제출 서류나 제도가 수시로 바뀐다는 점은 유의해야 하지만, 한국은 사이버 행정이 매우 발달해서 인터넷만 익숙하다면 정보 접근이 쉽고, 공무원이 친절해서 전화에 잘 응대해 준다.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웹페이지에 접속하면 웬만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 이삿짐 정리
항공기 이용 시 수화물로 보내는 짐은 부피에 상관없이 무게를 적용하나, 배로 보내는 이삿짐은 무게와 상관없이 부피로 비용을 산출한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보내는 이사비용은 생각보다 저렴하다. 수출보다 수입이 많은 나라 미국에는 물건을 하역한 후 빈 채로 떠나는 화물선이 많기 때문이다. 통상 미국 서부에서 이사한다면 1~2주, 동부에서 선적한다면 2~4주가 걸리고, 중부 내륙이라면 육지 이송으로 한 달 이상이 걸릴 수 있다.
- 가전제품
자녀나 이웃 등 줄 지인이 있거나 이삿짐을 보낼 생각이 아예 없다면 몰라도, 버리거나 게라지 세일로 정리하기 아까운 살림살이, 또는 한국에서 새로 구입할 생각이라면 가져오는 게 경제적이다. 냉장고나 에어컨, 마이크로오븐, 전기밥솥, 에어프라이어처럼 소비전력이 큰 가전제품 또는 배수 방식이 다른 세탁기 같은 가전제품은 아무리 새 것이라도 가져오면 안 된다. TV나 컴퓨터도 3년 이내의 최신 제품이라면 가져오는 게 좋다. 개인적으로 컴퓨터 이외의 가전제품은 5년까지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요즘 제품은 전압에 구애받지 않는 프리볼트(Free Volts)가 대세지만, 전압이 안 맞더라도 200V 전기를 100V로 변환하는 강압기(다운 트랜스)를 사용하면 된다. 3~5㎾짜리 가정용 강압기는 30~50불로 비교적 싼 편이다. 전동 칫솔도 소형 강압기를 쓰면 사용할 수 있다. TV나 컴퓨터가 오래되어 새로 사야 한다면, 한국보다는 미국에서 사는 게 더 싸지만, 트럼프가 관세율을 높혀 적용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최근까지 한국에서 해외직구가 성행하는 걸 생각해 보면 미국에 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전기에 사전 지식이 없는 분이라면, 한국에서 설치할 때 전문가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저에게 연락하면 조언드릴 수 있다.
- 가구
가구도 손때가 묻어 정든 식탁이나 소파, 침대까지도 가져오기를 추천한다. 물론, 줄 사람이 있으면 상관없다. IKEA에서 산 싸구려 조립식 가구까지는 아니다. 가구는 미국보다 한국이 싼 편이고 예쁜 것들이 많다.
- 자동차
10년 또는 10만 마일 이상 된 차가 아니라면 가져오는 게 경제적이다. 한국 차는 말할 필요도 없지만, 해외 차라도 5년 이상 쓰는 데 문제가 없다면 가져오는 게 현명하다. 토요타 트럭과 렉서스 승용차, RV 트레일러까지 가져온 분도 불만이 없었다. 머세데즈 SUV를 가져온 분으로부터, 세금은 많이 냈어도 가져오길 잘했다는 말을 들었다. 타인의 시선이 중요한 한국에서는 어떤 차를 타느냐에 따라 상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진다는 게 이유였다.
미국에서 6천cc 제네시스를 가져온 분도 보았는데, 6천cc급은 내수용이 아니고 수출용으로 국내에서는 부품을 구하기 힘들다고 했다. 한국은 미국과 달리 대중교통이 극도로 발달한 나라여서 차 없는 생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마트나 시장 앞에는 빈 택시가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고, 어디서든 택시를 호출하면 10분 이내로 도착한다. 차량에 드는 비용 줄이고 싶다면, 나처럼 경차를 사용하면 된다.
- 기타
자전거나 낚싯대 같은 취미용품은 무조건 가져오는 게 좋다. 좋은 브랜드 제품일수록 한국에서는 비싸다.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운동기구는 전부 이삿짐으로 보내는 게 유리하다. 여러 권의 사진 앨범이 있다면 전부 스캔해서 파일로 저장하고 버리는 기회다. 전기면도기, 스마트폰, 노트북컴퓨터, 태블릿 같은 휴대용 제품은 무엇이든 가져오면 전기에 상관없이 플러그에 천 원짜리 어댑터(돼지코)만 끼우면 사용할 수 있다.
- 이사업체 선정
최소 두 군데 이상의 업체에서 무료 견적을 받아보는 게 좋다. 나는 세 군데서 견적을 받았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이삿짐은 부피 짐이기 때문에 CBM(cubic meter, 1㎥) 단위로 비용을 계산한다. 경험이 많은 업체일수록 비어 있는 공간에 물건을 채워 넣는 요령으로 부피를 줄여서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미국업체보다 요령이 좋은 한국 업체가 유리하다.
- 이사 방법
이사 방법에는 ‘Door to Door’, ‘Door to Port’ 서비스가 있다. 한국에 거주지가 정해지지 않았다면, ‘Door to Door’는 할 수 없고 ‘Door to Port’ 서비스밖에 초이스가 없다. ‘Door to Port’ 서비스라도 염려할 일은 없다. 이삿짐이 인천(수도권)이나 부산(남부나 제주도)항에 도착하면 화물 대행업체에서 미리 알려준 연락처로 전화가 와서, 해야 할 일과 옵션, 옵션에 따른 비용을 상세하게 알려준다.
이때 이삿짐을 옮길 주거지가 정해지지 않아서 보세창고 보관이 필요할 때는, 날짜에 따른 창고 보관료와 이삿짐 상·하차 비용이 추가되나, 실비 정산이기 때문에 몇 달씩 보관하지 않는 한, 걱정할 정도의 비용은 안 나온다. 오히려 한국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라서, ‘Door to Door’보다 쌀 수도 있다. 이삿짐을 쌀 때 Packing이 옵션이라서 선택하면 이사업체에서 박스를 가져다주는데, 직접 포장까지 하면 몇백 불을 아낄 수 있으나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이사업체에서 보험을 요구하는 데, 골동품 같은 고가품이 없다면 가장 저렴한 기본 보험만 들면 된다.
○ 거소증의 중요성
역이민의 행정적 절차상 시작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방문하여 신청하는 거소증이다. 외국에는 없는 주민등록이라는 독특한 신분증 제도가 있는 한국에서 거소증은 외국인을 위한 신분증이자 주민등록증이다. 만 65세가 되어 국적회복 절차를 밟을 때도 거소증은 필요하며, 한국에서 제2의 신분증으로 취급하는 본인 명의의 휴대폰, 부동산 계약과 취득, 운전면허 발급, 은행 계좌 등 모든 법적 또는 행정절차에 거소증은 필수다.
그렇더라도 거소증이 주민등록증은 아니라서, 내국인이 아닌 거소증 소지자의 모든 민원은 주민센터(과거의 동사무소)가 아닌 출입국관리소에서 주로 이루어진다. 최근에는 규정이 바뀌어, 거소증 소지자도 주소가 바뀌면 주민센터에서 할 수 있지만, 과거에는 출입국관리소에 2주 내로 신고하여야 벌금을 물지 않았다. 거소증에는 여권에 기재된 영어 이름이 그대로 쓰이나, 알파벳으로 된 이름이 한국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어서, 영어로 된 이름과 함께 과거에 쓰던 한글 이름을 병기 해달라고 요청하면, ‘Kildong Hong (홍길동)’과 같은 식으로 표기해 준다.
이 경우에 과거 이름을 확인할 수 있는, 주민센터에서나 뗄 수 있는 기본증명서나 가족관계증명서 같은 서류가 필요한데,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과거의 주민등록번호를 기억해야 하며, 말소된 한국 여권이나 운전면허증 같은 게 있으면 가장 좋다.
○ 거소증 발급 신청
재외동포비자(F-4)에 해당하는 거소증을 발급받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는 미국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F-4 비자를 받아서 한국에 들어온 후, 출입국관리소에서 거소증을 신청하는 방법이고, 둘째는 무비자 즉 방문으로 들어와서 출입국관리소에서 한꺼번에 F-4 비자와 거소증을 신청하는 방법으로, 서류를 접수하고 거소증을 받기까지 중간에 국경일이나 명절 같은 휴일이 끼어 있지 않다면 통상 2주가 걸린다. 민원 창구 공무원들은 3주가 걸린다고 말한다.
편하기는 두 번째 방법이지만, 하루라도 빨리 거소증을 받고 싶을 때는 첫 번째 방안을 추천한다. F-4 비자를 받아오면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여권에 찍은 날짜가 거소증 발급일이 되기에 의료보험 자격이 그만큼 빨라지는 셈이며, 두 번째보다 덜 복잡한 서류 접수 후 일주일이면 거소증을 받을 수 있다.
가끔 자신은 국적을 말소한 적이 없다는 이유로 한국 국적이 살아있다고 우기는 사람이 보았으나, 이는 국적법을 모르는 무지 때문이다. 미국이나 캐나다 등 외국의 국적을 취득한 모든 재외국민은, 국적 말소신청 여부와 상관없이 시민권을 받은 날짜로 소급하여 한국 국적이 자동 말소된 것으로 간주한다. 외국 국적을 스스로 취득했다는 사실은 원래 국적을 포기하겠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적을 말소하지 않은 외국 시민권자는 거소증 신청 시, 외국 국적을 취득한 날로 소급하여 말소 신청서를 함께 접수하여야 한다. 해외주재 한국영사관에서 F-4 비자를 신청하는 경우는 그때 국적 말소 신청서를 함께 접수하여야 한다.
○ 정착에 필요한 기타 안내
- 운전면허증
미국 운전면허증을 한국 면허증으로 바꾸려면 유효한 운전면허증과 아포스티유(국제 협약에 따라 국가 간 서로 인정하는 공인서류)가 있어야 한다. 주 정부에서 발행하는 운전면허 아포스티유를 미국에서 직접 신청하면 40불이 들고, 대행업체에 의뢰하면 최대 250불까지 든다.
그러나 한국에서 각 나라의 아포스티유를 대행하는 업체들이 있다. 미국의 경우 한국에서 신청하면, 택배 포함 대략 10만 원 정도의 비용과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한다. 따라서 아주 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몇 시간을 운전해서 주 정부 청사까지 가는 것보다 한국에서 발급받는 게 수월할 수도 있다.
단, 이민 전 한국 면허증이 있었다면, 아무 파출소나 들러서 옛날 면허증이 살아있는지, 벌금을 내고 살릴 수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 살아있다면 아주 간단해진다. 심지어 40년 전의 운전면허증이 취소되지 않고 살아있는 사례까지 보았다. 이런 경우에는 그동안 갱신하지 않았다는 사유로 몇만 원의 벌금을 내고 신체검사를 받은 후 다시 살릴 수 있다. 문제는 한국 면허증의 말소 여부가 일률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같은 조건이라도 어떤 이는 말소되었고, 어떤 이는 살아있었다. 담당 공무원에 따라 업무처리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추측만 할 뿐이다.
내 경우를 예로 들자면, 거소증 취득 후 미국 면허증을 한국 면허증으로 바꿔 사용하다가, 국적을 회복하여 주민등록증 발급받은 후, 한국 면허증의 신분을 외국인 거소증 번호에서 한국인의 주민등록번호로 바꾸는 과정에서, 이민 전 운전면허증이 살아있다는 게 밝혀져 – 같은 주민등록번호로 두 개의 운전면허증 – 하나를 취소하는 성가신 과정을 거쳐야 했다.
한국 입국 후 당장 차가 필요하다면 ‘AAA’에서 발급하는 인터내셔널 드라이브 라이센스를 가져오면 렌트할 수 있으며, 한국과 운전면허 상호 인정협약이 되어 있는 주의 면허증은 국제면허증 없이도 렌트가 가능하다. 캘리포니아주나 버지니아주 면허증이 한국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알지만 확인하시기를 바란다.
- 은행 계좌와 체크카드
거소증을 받으면 최우선으로 할 일이 은행 계좌 개설이다. 수도권이라면 상관없으나 지방이라면 어디에나 지점이 흔한 농협이 편하다. 알다시피, 온라인 뱅킹으로 시중 은행의 지점은 갈수록 줄고 있다. 우리 같은 역이민자는 원화 계좌와 외화 계좌를 동시에 개설해야 한다. 농협은 중앙회와 지역농협으로 나뉘는데, 외화 계좌는 중앙농협에서만 취급하며, 중앙농협의 계좌도 지역농협에서 똑같이 서비스받을 수 있다.
농협에서 계좌를 오픈할 때, 체크카드도 함께 만들면 편리하다. 한국에서는 재래시장만 아니면 2~3천 원의 적은 금액도 카드로 결제할 수 있으며, 유료 주차장에서는 몇백 원 결재도 가능하다. 또한, 체크카드에 교통카드 기능을 넣으면 아주 편하다. 교통카드를 별도로 갖고 다니지 않아도,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할 때 카드가 들어있는 지갑만 센서에 갖다 대면 요금이 결제되는 체크카드가 얼마나 편리한지는 경험한 사람만 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한국 내 은행에서는 외국인에게 신용카드 발급을 꺼린다. 은행직원에게 말을 잘해서 만드는 분도 있기는 하나, 외국인 신분일 때 체크카드로 불편을 느껴본 일이 없어서 굳이 만들려고 시도하지 않았다. 국적회복 후 신용 점수가 형편없어서, 한도 백만 원에 불과한 신용카드를 받았으나, 4년이 지난 현재는 신용 점수 900점에 한도가 4백만 원까지 늘었으며, 한도를 더 늘려주겠다는 카톡을 날마다 받으나 필요가 없어서 늘리지 않고 있다.
- 휴대폰
한국에서 전화기는 거소증이나 운전면허증 다음의 제2 신분증이므로, 자신 명의의 휴대폰을 갖는 게 중요하다. 보통 출발하기 전, 미국에서 한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선불 유심카드로는 명의 확인이 불가능해서 신분증 기능을 할 수 없다. 참고로 내가 사용하는 전화기는 ‘프리티(freet)’라는 알뜰폰으로 인터넷으로만 가입할 수 있으며, 한 달 요금은 300분 통화, 5GB 데이터에 월 ₩4,400원에 불과한 시니어 요금이다. 미국의 아이들이나 지인들과는 집에 있는 와이파이로 보이스톡이나 페이스톡을 자주 이용하는 바람에 그나마 음성통화와 데이터도 남아돈다.
- 환전
가장 어리석은 환전은 달러 현찰을 공항의 환전소에서 바꾸는 일이다. 환전 수수료가 가장 비싼 곳이다. 원화가 전혀 없다면 그곳에서는 차비 정도만 환전하고 거리의 은행에서 환전하는 게 조금이라도 낫다. 더 좋은 방법은 은행의 외화통장에 입금했다가 원화 통장으로 계좌 이체하는 환전이다. 현찰보다 달러당 10원 정도 유리한 전신환 매도율이 적용될 뿐 아니라, 우대환율도 적용받을 수 있어서 천 불 이상이라면 몇만 원 차이는 쉽게 난다. 은행이 번거롭고 조금도 손해 보기 싫으면 100불짜리 지폐를 남대문 시장 환전소를 찾아 바꾸는 방법이 가장 유리하다.
- 임시 거주지
역이민하기 전에 거주지를 마련하지 않았거나, 임시로 거주지를 제공할 친지나 친구가 없다면, 정착할 동안 임시 거주지가 필요하다. 2017년 두 분의 사례가 있다. 미리 거소증이 준비된 부부는 월 50만 원짜리 여수의 원룸에서 석 달을 임시로 거주하며 아파트와 전원주택을 알아보았다. 나중에 임대할 목적으로 산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전원주택을 짓고 이사했다. 거소증과 운전면허증이 있어서 자동차를 바로 샀으며, 원룸에 있는 동안 차를 이용해서 부동산을 알아보고 다녔다.
또 다른 분은 아무 준비도 없이 혼자 왔다. 이분이 급했던 원인은 비교적 가벼운 스트로크 증세를 두 번이나 겪었는데, 한 번 더 뇌졸중을 겪으면 사망할 가능성이 크다는 담당의사 말에 놀라서 하던 비즈니스를 가족에게 맡기고 급하게 왔다. 거소증부터 은행 계좌 오픈, 운전면허증, 빌라 계약까지 할 수 있을 만큼 도왔는데, 미국에서 예약하고 온 호텔에 3일 묵다가 내가 알아본 월 30만 원짜리 원룸에서 임시로 두 달을 지냈다.
2022년 봄 역이민하신 분을 정착하도록 도운 적이 있는데, 내 집에서 2~3일 머무르며 월 50만 원짜리 원룸을 구해 여수에서 6개월을 살다가, 세종시로 이사한 분도 있다. 원룸은 샤워할 수 있는 화장실과 조리할 수 있는 싱크대, TV와 인터넷, 침대 등이 갖추어져 있어서 별 준비 없이도 몇 달 지내는 데 무리가 없으나, 침구류나 간단한 조리 기구는 필요할 수 있고 전기나 수도세는 따로 부과된다. 이런 원룸은 다른 곳은 몰라도 산업단지가 있는 여수에는 언제나 이용할 수 있다. 주인이 6개월 이상 장기 계약을 원해서 두세 달 단기 계약은 웃돈을 얹어주어야 한다.
○ 의료보험
한국은 전 국민 의료보험제도로 인해 의료기관의 접근과 이용이 매우 쉽고 편하다. 의료보험은 거소증 발급 일자로부터 6개월 되는 날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암이나 심장질환 같은 돈이 많이 드는 병 치료의 목적으로 거소증을 받는 남용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6개월이라는 기간은 나중에 얼마든지 9개월이나 1년으로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2015년 10월 전까지는 3개월이었다.
기저질환이나 중병이 아니라면 의료보험 없이도 한국에서 지내기에 무리가 없을 만큼, 치료나 약에 드는 비용이 미국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예를 들어, 감기나 몸살, 안질이나 알러지 비염 같은 간단한 질환은 보험 없이도 3~4만 원이면 충분하고, 웬만하면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10만 원을 넘지 않는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의료보험이 없이 6개월은 긴 시간이라고 할 수 없다.
의료보험 가입자격은 두 가지다. 직장과 지역 의료보험으로 직장이 없는 모든 사람은 자동으로 지역 가입자가 된다. 지역 가입자에 대한 월 보험료 산출은 거주 지역에 따라 달라서, 서울이 가장 크고, 다음으로는 대도시, 중소도시와 읍·면 순으로 적어진다. 예를 들어, 여수의 섬에 거주하는 내국인은 몇천 원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외국인은 예외여서 섬에 살더라도 해당 광역 지방자치 지역 가입자가 내는 보험료의 평균 금액, 또는 재산에 따라 부과되는 보험료를 산정해서 많은 쪽의 금액을 징수한다. 만일, 서울 강남에 빌딩을 갖고 있다면 몇백만 원이 넘을 수 있으며, 서민 아파트 한 채를 소유하고, 2천cc 이하 국산 승용차를 가졌다면 평균보험료를 넘지 않는다. 내가 후자의 경우인데, 외국인으로 지냈던 2021년엔 ₩131,590원의 청구서를 받다가, 국적회복 후에는 3분의 1로 줄어 4만 원대를 냈는데, 어찌 된 셈인지 2022년부터는 ₩15,200원으로 미안할 만큼 적은 프리미엄을 내고 있다.
<후기>
한 번만 경험하면 누구나 다 아는 사소한 내용이더라도, 경험이나 사전 지식이 없으면 어디에 알아볼지 누구에게 물어볼지 막막한 게 세상살이의 현실입니다. 그런 분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성했습니다. 혹시 의문이 있으신 분들은 질문을 댓글이나 쪽지로 주시면, 아는 한도 내에서 성실하게 답을 드리겠습니다.
원래 이글은 ‘역이민 길라잡이’라는 제목의 출판을 목적으로 쓴 글의 일부이었으나, 내 돈 내고 책 내는 현실이 싫어서 단념하고, 간단하게 편집했어도 너무 길어서 두 번에 걸쳐 올렸던 글로서, 도움이 되었다며 많은 분이 댓글이나 메일을 보내주셔서 카페지기이자 글쓴이로서 큰 보람을 느꼈던 글이기도 합니다.

추조님 감사합니다. 도움이 많이 되네요.
추조님, 많은 유용한 정보 감사합니다.
임대주택 정보와 자료 접근법, 준비 서류 등등... 알고자합니다.
혹시 이메일로 받을 수 있을까요?
이메일 dollmoon89@gmail.com 입니다.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저는 임대주택 정보에 관해 아는 바가 없습니다.
단지, 주변에서 그런 분들을 많이 보았기에 유튜버 인터뷰에서 사례를 말한 것뿐입니다.
좋은 정보와 배려의 글 감사드립니다.
여러번 추조님의 글을 읽고 역이민의 생각을 정리하게 되었고 구체적으로 역이민을 계획하려고 합니다.
얼마전에 애틀랜타 유튜브 인터뷰 방송도 보고 반가웠습니다
실행과정에서 부딪힐 문제들에 관해서 조언울 구할수 있어서 천군만마를 얻은것과 진배없는 힘이됩니다
건강하세요!!!
추조님.
추조님께서도 말씀하시다시피 한번 해보면 어렵지 않은 것 같지만 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한테는 하나하나가 다 어렵게 느껴집니다.
이 어려운 사항들을 자세히 지적하시고 설명해주시니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올려주신 법무부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외국 거주자는 재외공관에 신청가능하다고 되어있네요. 혹시 사실인지 아시나요?
스크린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