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모인 구성원들이 함께 인연을 맺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몇 십년을 한 직장안에서 동거동락
한다는 것은 참으로 귀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그 구성원들이 직장에서 행복감과 성취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이것처럼 불행한 일이 없다.
그것은 개인으로나 집단이 모두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 직장을 택하였지만 사람 사는 곳에서는 늘
어려움 이 있기 마련이다. 성격과 자라온 환경과 가치관이 다른 사람이 하나로 화합해서 나간다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직장에
대해서 보람과 긍지를 느끼고 한마음으로 화합해 생활한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교육을 하는 학교집단에서
화합은 무엇보다 중요한 요체다. 함께 뜻을 맞추면 신명이 나고 능률은 배가 되는 것이다. 그 몫은 그대로 학생들에게 투입되기 때문에 선생님이
행복하면 학생들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새학년도가 되면 늘 새로운 각오를 가지고 선생님들이 연수를 한다. 금학년도부터 새로
설정한 우리학교 비전은 '함께 꿈과 추억을 만들어 가는 학교'로 설정했다. 여기에는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함께 하지 않고는 꿈을 이룰 수
없다. 훈데르트 바서도 혼자 꾸는 꿈은 한갓 꿈으로만 그칠 수 있지만 여럿이 함께 꾸눈 꿈은 현실이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공동체는 아름답고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생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가장 아름다운 꿈을 실현해줄 선생님들이 함께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하나로 뭉치고 서로 사랑한다면 이것만큼 큰 힘이 어디 있을까? 서로가 마음을 터놓고 한마음이 될 수 있도록 하는데
여행만큼 좋은 것도 없다. 그래서 우리학교에서는 가능하면 이런 기회를 자주 만들어 학교 안에서 진지한 토의 후 먼 곳으로 훌쩍 떠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한마음으로 묶는다.
2.23-24일은 예향의 도시 전주로 떠났다. 우리 전통 한옥마을에서 국악체험과 문화체험으로
적지인 이곳에서 하룻저녁 머물며 함께 창도 하고, 차도 나누고 전국 제일의 막걸리 촌에서 우리고유의 막걸리를 나누며 삶을 이야기 하는 가운데서
서로를 깊이 이해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마음에서다. 그렇게 도착되어 정감어린 '아세헌'이라는 한옥 숙소에 자리를 잡았다. 한옥은 이미 우리의
친근한 고향이며, 따뜻한 정감을 준다. 여장을 풀고 한옥마을을 둘러싸고 이루어진 전시관, 공예관, 체험관, 문학관 등을 감상하고 차한잔을 나누며
회포를 푼다. 저녁은 전주의 전통 한정식과 동동주는 회포를 푸는 또 하나의 행복이다.
숙소에서 국악 한마당을 함께 듣고 배우며
신명나는 시간안에서 또 행복감을 만끽한다. 소리체험 후에 100여군데나 된다는 막걸리촌 삼청동으로 향한다. 막걸리 한주전자에 안주는 무한정..
여기저기 막걸리촌은 문전성시다. 고단했던 삶을 녹여내는 막걸리잔 부딫는 소리와 웃음과 해학이 먼뜩이면서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풍긴다. 우리도
이미 삶을 녹여내는 이 아름다움에 흠뻑 젖어있다. 입이 찢어지도록 흐믓한 가운데 대화는 화기애애하게 돌아가고 막걸리 잔은 빠른 속도로 이어진다.
엄명을 내린다. '오늘 이 자리에서 직장 이야기 하는 x는 쫒겨나기...' 이자리는 그저 별 의미 없는 잡다한 야기거리들이 하나되게 만드는
것이다. 남녀와 직분과 나이를 잊고 형님 아우 누나, 오빠 동생 하면서 한마음으로 하나되는 가장 인간냄새나는 분위기로 돌아가는 것이다. '형님,
그때 내가 잘못했소' '아니야 난 벌써 다 잊었는데...' '주모 술 한주전자 더 주세요' 오랫만에 우리술과 그 분위기에 우리 모두는 매료
되었다. 한주전자를 시킬때마다 새로운 안주가 듬뿍듬뿍 나오며 안주값은 없다. 큰 주전자 하나에 1만5천원이다.
'건배를 다시
하겠습니다' '한 점이라도 남기면 안되고 잔을 비웁시다 변사또...' '변사또' 힘차게 울려 퍼지며 변함없이 사랑하고 또 사랑할 것을 다짐한다.
그렇게 시간은 가고 기쁨은 쌓여가고..
아침은 유명한 왱이콩나물 해장국집...'이런 해장국 처음이네요' 모두들 어제의 술기운의
흔적이 다 지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국 제일의 콩나물 해장국의 별미에 모두들 흡족해 한다.
신성리 갈대밭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마량포구 춘장대의 주꾸미 별미, 동백정과 바다... 우리는 그렇게 1박2일의 여정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장식했다.
짧은 여정이었지만 모두들 흡족해 했다. 무엇보다 한마음으로 뜻을 같이할 것을 마음 속으로 되뇌며, 서로 격려하고 도와주며 우리가 목표한
'아름다운 교육'을 위해서 혼신의 노력을 경주해야 된다는 다짐 같은 것을 함께 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었다.
이제 신학도에는 더
아이들을 사랑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교육하겠다는 각오가 서려진다. 한 선생님이 떠나고 새로운 선생님을 맞는다. 떠나는 임승원 선생님의
송별겸 이루어진 이번 연수는 너무도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