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2일 금요일
19호실로 가다
김미순
<도리싱 레싱> 이라는 낯선 작가의 단편소설이다. 이 작가는 영국인으로 작품 하나하나 영국의 지명과 분위기가 잘 드러낸다. 11편의 짤막한 작품들이 죄다 독특하고 특별했다.유럽은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황폐해진 경제적 상황, 문화의 피폐해진 정황이 그대로 드러나면서 이 작품들도 그런 상황이 문장마다 얽혀있다.
남녀의 사랑 문제나 자기 정체성 문제, 노동문제가 배어있다. <두 도공 > <영국 대 영국>, <19호실로 가다>, <20년> <내가 마침내 심장을 잃은 사연> 등이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처음 시작할 때는 갈등이 심화되다가 결론은 비교작 잘 마무리된다.
중간에 판타지적 요소를 첨가해서 문제 해결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이 작가의 특기인 것 같다. 우울증이든 정신분열증이든 그것을 깨고 나올 수 있음을
드러내는데 꿈속이나 상상을 통해 주인공이 변화하는 것을 보여준다 무의식과의 대면을 통해 의식의 변화를 가져온다. 특히 남녀관계나 인가의 갈등의 문제는 '예의 바름' 으로 해결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결론적으로 이 작가의 단편소설은 얼핏보면 출구가 없는 듯 암울해 보이지만,실상 불안증, 정신분열을 포함한 신경쇠약, 즉 브레이크다운(brekdown ) 을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는다. 자신의 무의식 속 깊은 곳에 있는 적(敵) 과 대면한 후에야 자신의 치유에 이를 수 있고, 이 과정을 겪은 사람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남들까지도 치유할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레싱의 소설은 현실의 문제들을 폭로하는데 그치지 않고 치유의 씨앗을 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작품을 꼼꼼히 읽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다. 좋은 소설이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