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없이는 님들을 기억할수 없는 이곳 신리 성지에 오면 들판에 부는 바람조차 님들의 목쉰 소리로 우리를 부릅니다 복음을 증거하다 목숨바친 순교 성인들과 동료 순교자들 이름없이 잊혀지며 죽어간 순교자들께 우리는 부끄러워 얼굴을 붉힙니다 그 한결같은 신앙의 삶 닮지못한 부끄러움 이토록 아름답고 유서깊은 성지를 더 소중히 가꾸고 지키지 못한 부끄러움 뉘우침의 기도로 봉헌하며 우리 마음안에 먼저 기도의 기념비 하나 세우며 촛불을 밝힙니다
눈물 없이는 님들을 기억할수 없는 이곳 신리 성지에 오면 매번 지금이 마지막 일지도 모른다는 초조함 속에 목자들과 교우들이 미사중에 주고받던 그 애절한 신뢰의 눈빛이 보이고 훗날 한국교회의 보물이 될 사료정리를 위해 밤낮으로 노심초사 땀흘리던 다블뤼 안 주교님의 글씨쓰는 손길도 보입니다
언제 잡혀갈지 몰라 살아서도 이미 죽음을 체험하는 이들의 안타까운 한숨 소리도 들려오고 박해의 칼 아래 무참히 쓰러졌기에 죽어서도 목없는 시신으로 발견된 무명 순교자 들의 신음소리도 들려 옵니다
지은죄도 없이 어둠속에 숨어 살았던 님들의 고통과 눈물이 있었기에 우리는 이렇게 밝음속에 웃고 지냅니다 피흘려 신앙을 증거한 님들의 죽음이 있었기에 우리는 이렇게 자유속에 편히 살고있습니다 그 은혜 충분히 감사하지 못하고 건성으로 살아온 날들 용서하여 주십시오
이제 우리는 님들처럼 끝까지 신앙을 증거하는 한줄기 바람으로 뜨겁게 힘차게 일으서겠습니다 이제 우리는 빈 들판을 가득 채우는 겸손의 흙이되어 이땅에 복음을 심고 가꾸고 퍼뜨리는 순교자의 후예 순교 정신으로 매일을 사는 사랑의 사도가 되겠습니다 부디 부끄럼 없고 두려움 없는 님들의 후예가 될수 있도록 삼위일체의 하느님께 전구하여 주옵소서 오직 사랑으로 피 흘리며 우리를 구원한 님들 오늘도 우리를 사랑으로 재촉하고 부르시는 거룩한 님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