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백기천(人百己千)
영국의 극작가 셰익스피어는 16세기에 주로 활동을 합니다.
그가 지은 햄릿 오셀로 리어왕 맥베스는 영어권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보다 한참 늦은 다산 정약용은 19세기에 500여 권의 저서를 남깁니다.
실학자의 위대한 저서이지만 대부분의 우리나라 지식인들은 그 저서를 읽지 못합니다.
원문이 한문으로 이루어져 단절의 문화 속에 갇혀 있기 때문이지요.
도올 김용옥 선생은 '절차탁마 대기만성'이란 책에서 이런 주장을 했습니다.
【동양학 박사논문은 이미 해석된 책을 인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번역하는 사람에게 학위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 문학과 역사를 풍부하게 합니다.】
동양에서 한자문화권의 3대 국가는 중국 한국 일본입니다.
중국이 한자 문화의 원류로 자처하고 있지만 백화문을 이용함으로써
고문과 완전한 결별을 하였습니다.
현재 중국은 일부 식자층을 제외하고는 고문을 읽어낼 능력이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일본은 그보다는 사정이 괜찮지만 역시 간체를 이용합니다.
일본 역시 고문과는 거리가 있지요.
한자문화권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원문에 충실한 고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조금만 더 노력하면 역사와의 단절을 회복할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노력하지 않는 데 있습니다.
한학은 우리나라가 대단히 발달되어 있고 많이 연구되어 있다고 자부할지 모르지만
뚜껑을 열어 보면 서양 사람들이 연구해 놓은 동양학이 대단히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근거 없는 자부심을 갖고 놀고 있을 때 기초부터 열심히 연구한 서양인들이 있다는 것이지요.
앞으로는 한학을 배우러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 대학에 유학해야 할는지도 모릅니다.
꼭 한학에 빗대어 드리는 말씀은 아닙니다.
무엇이 되었든 간에 근거 없는 자부심만 갖고 노력하지 않으면 시대에 떠밀려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인백기천(人百己千)이란 말씀이 있습니다.
남이 백 번 할 때 자신은 천 번을 한다는 말씀이지요.
돼지에게 진주 목걸이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가 가진 위대한 유산인 고문이 진주 목걸이보다 훌륭한데.. 우리 스스로 돼지가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볼 일입니다.
첫댓글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주제네요.
저는 우리 민족의 문화적 역량을 믿습니다.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ㅋㅋ 글쵸.. 우리것을 우리가 사랑해야죠..
그게 정답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