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직도
시험장입구에 들어서면 후배들과 친지들이 응원해 주는 광경이며
수험생들이 조용하게 쥐죽은 듯이 시험치는 광경...
그런것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옵니다.
그리고 교회에서 수험생들을 위한 기도.
그리고 시험 이후의 그들의 길에 대한 기도를 할때면
왠지 내 일인 것 같아 눈물이 막 흐릅니다.
어제 감독을 하려 들어갔어지요.
교문 입구에 들어서니
아이들이
어떻게 오셨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감독관이라하니
옆에 섰던 패거리들이
''감독관 화이팅...'
이러더군요.
그런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또 정말 힘을 내어 화이팅을 외쳐야 겠다는 생각도 들고...
첨하는 감독이라 그런지 수험생만큼이나 떨렸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전 학력고사 마지막 세대이죠.
92학번들이 후기 학력고사때 시험지 도난사건으로 시험일이 연기되고
그 덕분에 대거 제수를 하고
그리고 우리는 이번에 떨어지면 제수도 못한다
학력고사에서 수능으로 바뀌기 때문에 전부 새로 공부해야하니까 절대 제수는 못한다. 잘쳐야 한다.
그런 부담감들....
시험도 자기가 원서를 낸 대학에 가서 쳤지요.
지금 보면 부정행위라 할 수도 있지만
그때 전 제 수험번호표 뒤쪽에 로마서 말씀 한구절을 적어놓았습니다.
감독관이 유심히 살피더니 그냥 지나가시더군요.
그리고 1,2교시를 무사히 잘 치르고
점심을 먹고
김밥을 싸갔는데 딱 5개를 먹고 나니 예비종이 울리더군요.
마지막 교시때는 얼굴 온통 붉어질만큼 열이 오르고 더웠지요.
시험을 다 치고 나왔을때
그렇게 오시지 말라고 했는데
대학교 교문앞에
엄마가 와 계시더군요.
멀리서 그 막히는 거리를 버스를 타고 1시간 30분이나 오셨더군요
그때 심정으로는 가방을 탁. 던져 버리고
어디 멀리 가서 울고 싶었는데
엄마를 보니 그럴수가 없어
'그냥 집에 가자' 이러며
또 한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던 기억이 납니다.
아. 새삼 스럽네요.
어제 2교시는 3명이 시험치는 교실이었는데
아이들 가방에서 김밥 냄새가 솔솔 나는 거예요.
이 애들도 이 시간 지나고 나면 점심으로 김밥을 먹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