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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하(盛夏)의 길목에서 찾아간 진해 성흥사(聖興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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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제국이 그 절정을 향해
치닫던 7월의 마지막 주말, 그리운 이들을 보고자 오랜 만에 남쪽
지역을 찾았다.
아침 일찍 서울을 출발하여 대전을 거쳐 5시간 만에 창원터미널에 이르니 명곡동에 사는 15년
숙
성을 자랑하는 옛 친구(현재 서울 거주)가 일찌감치 배웅을 나와주었다.
창원의 날씨는 서울보다 무척이나 뜨거웠다. 내리쬐는 햇살은 가히 천하를 녹여먹을 정도로 강렬
하여 채 1분도 버티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이렇게 푹푹 찌는 날씨에는 바깥을 돌아다니는 것보단
냉방이 두툼하게 나오는 대형실내공간이 딱 그만이다.
마침 점심을 먹지 않은 터라 터미널 부근 '삼성홈플러스'에서 점심을 먹으며 여름 제국의 핍박을
잠시나마 피해 본다.
핍박이 잠시 느슨해진 틈을 타 친구의 자전거를 번갈아 타면서 창원의
주요 간선로인 '반송로'를
따라 '창원 컨벤션센터'로 이동했다.
거기서 6시까지 머무르다가(더워서 주로 실내에 있었음) 저녁에 다른 약속이 잡혀 있는 터라, 친
구와 잠시 작별을 고하고 창원시청 부근에 있는 상남시장에 갔다.
거기서 후배 여인네를 만나
저녁으로 고기와 곡차(穀茶) 등을 배부르게 대접받고, 친구집으로 돌
아와 토요일
일정을 마무리 했다.
다음날(일요일) 아침, 찬란한 여명의 재촉을 받으며 잠에서 깨어났다. 간단히 아침끼니를 때우고,
아쉽지만 회자정리의 원칙에 따라 그와 작별을 고하며, 또 다른 이들을 만나기 위해 부산으로 길
을
향했다.
부산으로 가던 중, 불모산에 있는 '성흥사' 생각이
간절하여 웅동에서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불
모산 자락으로 파고 들어갔다.
성흥사 아래로는 '대장동계곡'이 베풀어져 있는데 어느 정도 이름이 있는 모양이다. 피서객들이
끌고 온 수레들이 거의 1분이 멀다하고 계곡 쪽으로 들어간다.
평상시에는 무척이나 조용할 것 같은 이 길은 피서 차량들로 인해 소음과 매연이 진동하여, 걸어
올라가는 나를 엄청 고달프게 만든다.
날씨도 무지 더워 땀으로 계곡을 메울 판에 쌩쌩 지나치는 수레들 때문에 짜증이 한가득 밀려와
육두문자가 절로 쏟아진다.
땀을 씻으며 20분 정도 오르면 불모산을 뒷배경으로 삼은 대장동마을이 나오고, 10분 정도 더 오
르니 계곡 매표소가 나온다.
나를 앞지르며 유유히 올라간 수레들은 매표소를 기준으로 아래 200m 지점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
며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하고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안쪽으로는 더 이상 수레가 들어갈 공간이
없
기
때문이다.
수레 수용능력을 초과한 매표소 측은 더 이상 수레를 들여보내지 않으려고 하고, 피서객들은 어
떻게든 수레를 끌고 들어가려고 하고, 그들이 팽팽히 줄다리기를 벌이는 사이, 나는 그들에게 조
소를
띄우며 가볍게 매표소를 지나친다. (절 관람객은 입장료 없음)
▲ 피서삼매경의 현장 ~ 대장동 계곡 |
피서삼매에 빠져든 피서객들을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시원한 계곡물 대신 뜨거운 땀방울로
몸을 젖히면서 오로지 성흥사를 향해 두 발을 움직인다.
계곡을 벗어나니 성흥사 주차장과 함께 하얀 맵시의 7층석탑이 눈에 띈다. 정면으로는 담장으로
둘러싸인 성흥사가 보이는데, 절 입구에는 으례 심어놓는 일주문(一柱門)이 없다.
속세와 불세(佛世)의 경계선 역할을 하는 담장, 그 두 세계를 이어주는 성흥사의 정문 천왕문을
들어서니 백일홍의 향기가 진동하고 열대 야자수가 손짓하는 남국(南國)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
는
성흥사 경내가 유감없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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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흥사의 정문, 사천왕(四天王)의 거처인 천왕문(天王門) |
♠ 불모산(佛母山) 자락에 안긴 신라 후기 고찰(古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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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 구조의 범종각(梵鍾閣) |
▲ 성흥사 선방(禪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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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흥사 주차장 부근에 심어진 7층석탑 |
▲ 중생들의 목마름을 해소해 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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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랏빛 향기를 간직한 수련(垂蓮) |
▲ 성흥사 삼성각(三聖閣) |
♠ 남국의 정취와 백일홍, 연꽃의 향기로 가득한
성흥사의 정문인 천왕문에서 사천왕의 검문(?)을 받고 경내로 들어서면 좌우로 승려들의 생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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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웅전 앞에 피어난 목백일홍(木百日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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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당 앞에는 으례 세워놓는 석탑은 없으며 가람(伽藍) 배치는 '법당 ~ 중문'의 형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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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용마루의
곡선이 아래로 약간 구부 대웅전도 그렇고 성흥사의 불전들은 그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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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전은 조선 후기에 세워진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건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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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한전 내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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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바라보며 어여쁜 미소를 띄 |
◀ 산신도(山神圖)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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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쉽지만 본글은 여기서 끝. ~~
* 답사, 촬영 일시 - 2007년
7월 29일
* 상편 작성 시작일 - 2007년 9월 11일
* 상편 작성 완료일 - 2007년 9월 23일
* 숙성기간 ~ 2007년 9월
24일 ~ 2008년 9월 5일
* 공개일 - 2008년 9월 5일부터
Copyright (C) 2008 by 박융(Park Yung),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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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 입니다.
여러편의 여행,답사글을 올렸지만 댓글이 달린적은 이번이 처음이네요.ㅜㅜ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까페에서 저의 인지도도 낮고 글 수준도 낮고 모임참여도 없으니(2004년 송년회 딱 1번 참여함) 그럴수 밖에요. 근래 너무 사찰쪽만 올리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바다쪽도 함 올려보겠습니다.
야자수가 있는 절은 처음 본 것 같습니다.불모산,성흥사.한자를 보니 아주 유서깊은 절 같은데,최근에 중수한 것 같군요.우리 나라 사찰은 그런 점이 참 아쉽더군요.
차분한 산사 스케치 고맙게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