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늦은 저녁 지인들과 찾은 대림동 중앙시장 먹자골목.
이국적인 향이 물신 나는 골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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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중간지점을 걷고 있을 때 눈에 띈 왕만두.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겠죠.
가까이 다가가 보니 “이건 커도 너무~커”, 어린아이 머리통만한 크기의 왕만두.
“정말 큰데, 어떻게 보여줄 방법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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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걷다 멋스러운 중국식당이 보여 이곳에 오늘의 입맛을 맡겨 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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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서자 주인아주머니의 반기는 목소리, “*****, ****”라고 말했다가 “예”라고 화답하자, 순간 “어서 오세요”로 국적을 갈아탔습니다.
메뉴판이 모두 중국어로 되어 있어 동행한 중국동포 미녀에게 넘겼습니다. 잠시 후 등장한 요리는 “건두부요리”, “띠싼센”, 탕수육 ..
건두부의 모양새는 어릴 적 도시락에 자주 등장하던 3대 반찬 중 하나인 ‘덴뿌라’(어묵)라 같았습니다.
두부의 고소한 맛은 느낄 수 없었고, 두부와 덴뿌라의 중간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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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싼센”은 가지와 감자 그리고 피망을 섞어 기름에 볶은 요리인데, 그 맛이 오묘하고 “가지가 이렇게 맛난 음식이었나?” 감탄사 연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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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요리는 인심 좋은 주인아주머니의 서비스 요리. 이름을 깜빡 잊고 못 물어봤는데, 갖은 채소와 죽순을 버부려 맛이 상큼하고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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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탕수육인데 앞에 나온 음식들 맛에 정신이 팔려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탕수육은 우리가 흔히 먹는 중화요릿집 탕수육과는 비교할 수 없는 달콤함과 씹히는 쫀득거림이 발렌타인 날, 초코렛 대신 이 탕수육을 사랑하는 사람의 입안에 넣어 주고 싶었습니다.
입안에 넣고 씹는 순간 제 입술에 뽀뽀라도 해줄 것 같은 상상이 들더군요.
식당을 나오면서 주인아주머니에게 “쐐쐐”를 외쳤습니다.
토요일 저녁, 함께할 사람들이 있어 기뻤고 이국적인 장소에서 색다른 맛으로 행복할 수 있어 너무도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첫댓글 저도 맛있게 음미하고 갑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림만 봐서는 한국아닌 중국 연변으로 착각할수 있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