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장동 축산물도소매시장에서
국내산 육우(황소) 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업체를 운영중인 사람입니다.
아고라에 글을 쓰는건 처음입니다.
아마도 처음인것 같습니다.
대단한 내용을 적으려는 것은 아니고...그냥 시장에서 제가 한 6년정도 일해오면서
보고 느낀것..경험한 것들을 몇가지 적어보려 합니다.
저희 외삼촌께서 안성에 2천두 가량의 육우를 기르고 계십니다. 거의다 육우 황소죠.
육우가 무엇인지 모르는 분들께 잠깐 설명을 드리자면...
국내에는 3가지의 국내산 소가 자랍니다.
첫째로 한우(황소와 암소로 구분) 순수한 한국 종자로 털의 색이 주로 노란색의 소.
둘째로 육우(황소와 암소로 구분) 맛과 육량(고기의 양)을 극대화하기 위해 품종개량을 한 소.
일반 정육점에서 파는 소고기의 50% 이상이 육우라고 보면 됨.
셋째로 젖소(대부분이 암소) 흔하게 알고있는 얼룩소. 젖을 짜는것이 목적이라 폐경기 직전까지
젖을 짜내고 더 이상 젖이 안나오면 도축처리 함.
이렇게 큰 분류로 3가지의 분류를 보입니다.
여기에 살아있는 소를 수입해서 국내에서 6개월간 사육을 하면 이것도 국내산이라 인정을 해주긴 합니다.
국내에 유통되는 국내산 소고기중 거의 대부분은 육우입니다.
육우는 기르는 기간이 한우보다 짧지만 생산되는 고기의 양은 50% 이상 더 많습니다.
대부분의 육우는 한우와 똑같거나 비슷한 사료를 먹습니다.
건초와 사료..결국 소가 먹는 것은 그게 그거죠.
일부 특정 브랜드 한우들은 마늘, 인삼, 황토 등등 다양한 보조식품을 먹기도 합니다.
사설이 너무 길어졌네요...
아무튼 일단 국내에서 한우든 육우든..젖소든 소를 기르는 농가들은 지금 완전 죽을지경입니다.
사료값의 무차별적인 인상, 거기에 겹쳐진 유가 상승과 금리인상, 운송비와 인건비 등등...
이루 말로 할수 없을만큼의 경제적 부담 증가로 고사 직전입니다.
소값도 그만큼 올라준다면 걱정이 없겠지만...그렇지 않다는게 문제입니다.
바로 미국산 소고기 수입때문이죠.
소값이 떨어지니...
http://www.kormeat.co.kr/
위 링크는 축산물등급판정소 라는 기관의 홈페이지입니다.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국내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소들은 나라에서 등급을 결정받은뒤 유통됩니다.
그 등급과 등급별 가격들이 이 싸이트에 나와있습니다.
싸이트 들어가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지금 한우 암소 중간등급(B1)의 가격이 kg당 14,000원 정도입니다.
작년 이맘대의 가격은 15,000원 정도 입니다.
수입산 소 갈비살의 도매 가격은 kg당 10.000원~15,000원 선 입니다.
품질에 따라서...유통기한이 얼마나 남았냐에 따라서 더 싸지기도 합니다.
국내산 한우의 갈비살 가격?
마진을 포기해도 20.000원 이하로 유통되긴 힘듭니다.
갈비살을 예로 든 이유는 뭘까요?
한국 사람들이 식당에서 가장 많이 시켜먹는 소고기가 바로 갈비살입니다.
가장 흔하게 시켜먹죠.
제가 단언하건데 국내 음식점중 갈비살을
작년부터 올해 지금까지 최소 2년이상 판매중인 식당이 있다면...
그런 식당들의 70% 이상은 수입 갈비살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의 그 어느 식당도 그것을 수입이라 표기하지 않았었죠.
원산지표시?
그거 올해 처음 한거 아닙니다.
진작부터 해 오고 있었고 5년 전에도 그 이전에도 말이 많았던것이 원산지표시제 입니다.
식파라치?
그거 해서 원산지 표시제 지키게 하겠다??
육류 유통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써 딱 잘라 말하자면....
"나 때돈 벌게 해줘서 고맙다. 명박아~~~" 입니다.
일반인들은 죽었다 깨나도 구별 못합니다.
몇일 교육받은 공무원 나부랭이가 골라낼 수준의 것이 아닙니다.
저같은 업자들이나 찾아낼까...
식파라치 얘기가 첨 나왔을때 전 앞으로 부업으로 그거나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ㅡㅡ;;
그리고 또 한가지..지금 유통이 막 시작된 미국산 쇠고기...
그거 작년에 반입된 물건들이입니다.
작년에 뼈 발견되서 검역 중단된 물건들...
유통기한이 다 되가는...말 그대로 폐기처분 직전의 물건들이 지금 시장에 풀리고 있는겁니다.
그걸 좋다고 사가는 사람들.....정말 불쌍합니다.
업체에서는 폐기처분 내지는 당연히 반송조치가 취해져야 하는
물건들을 지금 유통시키고 있습니다.
특별 할인이니 뭐니 그럴싸한 말로 포장은 했지만.......
쓰레기나 다름 없는걸 돈주고 사가라니....
저도 장사하는 사람이지만....정말 못할짓입니다.
마장동 시장에 대해서 방송에서 몇번 나온적이 있습니다.
수입산을 국산으로...한우로 속여서 판다 어쩐다 하는 얘기로 뉴스에 나왔었죠.
그 가게들..다 저희 가게 주변에 있는 가게들입니다.
몇년전에 영업정지...작년에 영업정지...벌금도 수백 깨지고...
그래도 그 가게..또 그렇게 팔아먹습니다.
주변 상인들도 그 가게 욕합니다.
정말이지 그 가게에서 고기 사가는 사람들만 불쌍한거죠.
간판만 바꿔달고는...우리 그런적 없다 하면 끝이니...소비자야 알 턱이 없죠.
식당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원산지 속여서 파는 식당???
홍대, 신촌, 이대, 명동, 신천, 방이동, 사당동, 이태원..등등등등...
저희 주변 이웃가게에서 납품나가는 집들...대부분 유명음식점이고
각 먹자골목에서 잘나가는 집들입니다.
여지껏 대부분의 식당들..다 수입 팔아먹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납품 들어갔습니다.
간혹 배달지가 같은 경우 저희 물건이랑 같이 가기도 하니까 잘 알죠.
그나마 지난달 까지는
여러분이 드시던 수입고기는 칠레, 맥시코, 뉴질랜드, 호주, 케나다...
이런 나라들에서 수입된...비교적 안전한 고기들 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지난주부터 유통되는건...미국산 쓰레기 소고기죠.
7월 안에 판매되는 미국산 소고기는 다 유통기한이 간당간당한 폐기처분 직전의 물건입니다.
이번에 협정문 발표하고 고시하고 추가협상하고 어쩌고 저쩌고 하고 나서
지지난주에 한국 수출용 소고기를 포장했다 치고...
지난주 선적 했다 해도
그 고기가 한국에 와서 검역 통과하기까지 30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는걸 감안한다면
8월달부터나 그나마 정상적인 미국산 소고기가 유통이 될껍니다.
진짜 대한민국 정부가 국민을 위하는 정부라면....이런걸 알려야죠.
검역에 통과되지 못한 고기들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아시는분 있으신가요???
대부분은 반송조치가 취해집니다.
수입 업자가 검역에 결격사유에 대해 정당한 이유 내지는 타당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한다면
당연히 반송 되어야 합니다.
그런 고기가 1년6개월가량 대한민국의 냉동고에서 보관됐습니다.
반송 되야할 물건들을 정성들여서 보관하고 관리할 업자가 있겠습니까?
지금 그런 고기가 유통되고 있습니다.
제가 써놓고도 뭔 내용을 쓴건지....두서 없는 글이지만.
제가 하고싶은 말은 이거 한가지 압니다.
"내가 먹을수 있는것만 팔자!"
내가 못먹을것...내 식구 못먹일것은 팔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 물건을 싸게 판다고 생색 내는짓은 개만도 못한 짓입니다.
말도 안됩니다.
첫댓글 헉... 길다 ^^ 아고라에서 놓쳤는데.. 좋은글 감사합니다..^^
장사하시는 분치고는 양심적인것같읍니다.좋은 정보 알려줘서 감솨함다.
쓰레기 사먹지 맙시다. 아무리 싸다고 해도 쓰레기는 안됩니다ㅜ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