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50:6]
나를 때리는 자들에게 내 등을 맡기며 나의 수염을 뽑는 자들에게 나의 뺨을 맡기며 수욕과 침 뱉음을 피하려고 내 얼굴을 가리우지 아니하였느니라......"
나를 때리는...등을 맡기며 - 물론 이사야 자신도 이 같은 유의 시련을 전혀 당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보다 엄격한 의미에서 이 표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성취되었다. 수염을...맡기며 - 수염은 당시 사회에서 일종의 영예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그 수염을 자르거나 뽑는다는 것은 최고의 모욕 중 하나였다.
이 같은 행위를 하는 자들은 사악한 자들로 간주되었다. 로마의 악한 소년들 중에는 족집게로 학자들의 긴 수염을 뽑는 못된 습관을 지닌 자들이 있었다고 한다. 이 무례하고 사악한 부류에게 메시야되신 그리스도께서는 빰을 맞으셨다. 침 뱉음 - 누구의 면전에서 다른 곳을 향해 침을 뱉는 것은 모욕의 하나로 간주되었다. 더구나 그 얼굴에 침을 뱉는 것은 말로 다할 수 없는 모욕이었다. 바로 이 모욕을 그리스도께서 당하셨다..
[사 50:7]
주 여호와께서 나를 도우시므로 내가 부끄러워 아니하고 내 얼굴을 부싯돌 같이 굳게 하였은즉 내가 수치를 당치 아니할줄 아노라..."
고통을 통하여 영광에 이르게 될 것을 아시고 자신에게 퍼부어지는 모든 오욕을 인내로 이겨내실 것임을 나타내는 구절이다. 내 얼굴을 부싯돌같이 굳게 하였은즉 - 성경에서 마음, 이마, 얼굴 따위를 굳게 한다는 표현은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 모두로 사용되는데, 여기서는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어 부여된 임무를 고통이 따르더라도 끝까지 완수할 것이라는 각오가 담겨져 있다:"
내가 그들의 얼굴을 대하도록 네 얼굴을 굳게 하였고 그들의 이미를 대하도록 네 이마를 굳게 하였으되 네 이마도 화석보다 굳은 금강석같이 하였으니 그들이 비록 패역한 족속이라도 두려워 말며..."
[사 50:8]
나를 의롭다 하시는 이가 가까이 계시니 나와 다툴 자가 누구뇨 나와 함께 설찌어다 나의 대적이 누구뇨 내게 가까이 나아올찌어다..."
나를 의롭다 하시는 이가 가까이 계시니 - 여기 '의롭다 하심'이란 죄인을 의롭다 하는 칭의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법적인 의미에서 하나님이 메시야의 의롭고 무죄하신 품성을 인정하고 드러내심을 가리킨다. 메시야이신 그리스도의 사역 과정에서 이 사실은 잘 드러난다. 먼저 그가 세례 받으실 때 하늘로부터 들려온 소리를 통하여,
그가 행하신 기적을 통하여, 빌라도 아내의 입을 통하여, 심지어 십자가 사건을 목격한 로마 백부장에 의해서 그의 의로움이 증거되었다..이는 그의 공생애 전체가 하나님의 인정 속에 되어졌다는 것을 입증하며 그가 죽음으로부터 부활하사 하늘로 오르셔서 아버지의 우편에 앉으셨다는 사실을 통하여 그의 의로우심은 결정적으로 드러난다.
나의 대적이 누구뇨 - 문자적인 뜻은 '누가 나의 재판의 주인이냐'이다. 얼핏 보면 재판장이 누구냐는 질문으로 보이나, 문맥상 '나의 의로움을 인정하지 않고 나의 불의함을 선고하기 위하여 재판을 걸어오는 자가 누구냐'라는 의미의 질문으로 보는 것이 좋다. 그 누가 재판을 걸어봐도 결국 메시야 자신의 의로움은 인정받을 것이라는 확신이 담겨 있다
[사 50:9]
주 여호와께서 나를 도우시리니 나를 정죄할 자 누구뇨 그들은 다 옷과 같이 해어지며 좀에게 먹히리라..."
주 여호와께서...누구뇨 - 사도 바울 역시 이와 유사한 표현을 사용하였다:"만일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
[사 50:10]
너희 중에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 종의 목소리를 청종하는 자가 누구뇨 흑암 중에 행하여 빛이 없는 자라도 여호와의 이름을 의뢰하며 자기 하나님께 의지할찌어다....."
너희 중에...누구뇨(미 바켐) - 이 표현을 이해하는 견해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본절이 묘사하는 대상, 곧 경건한 자의 숫자가 매우 적을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는 견해이며, 다른 하나는 단순히 '누구든지' 정도의 의미를 지니는 부사로 보는 견해이다. 문맥상 후자가 타당하다고 본다.
본절에서 메시야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들에게, 혹독한 재앙에 처해 있을 때에 자신의 힘으로 구원을 이루려 하지 말고 메시야 자신을 본받아 자신들을 신실한 하나님의 손에 전적으로 의탁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사 50:11]
불을 피우고 횃불을 둘러 띤 자여 너희가 다 너희의 불꽃 가운데로 들어가며 너희의 피운 횃불 가운데로 들어갈찌어다 너희가 내 손에서 얻을 것이 이것이라 너희가 슬픔 중에 누우리라..."
불을 피우고 횃불을 둘러 띤 자 - 원문 직역은 '섬광으로 너 자신을 둘러쌀 불을 지피는 자'이다. 여기 '섬광'이란 지속적으로 타는 것이 아니라 잠시 큰 광채를 내지만 곧 스러지고 마는 문자 그대로의 불꽃을 가리킨다.
본 구절이 암시하는 바는, 인생 여정에서 역경을 만날 때 자신의 보잘것 없는 능력으로 그것을 헤쳐보려고 애쓰는 어리석은 자들이다. 하나님의 계시보다는 영매, 마법 등에 의존하는 영적 무지에 빠졌던 백성들 혹은 인간 철학의 교묘한 올무, 거짓 종교, 무신론, 자기의 등에 빠져 있는 자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들은 결국 그 의존하는 것으로 인하여 멸망하고 만다. 이것은 마치 빛과 열기를 기대했던 불에게 삼키움을 당하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인생 여정, 특히 역경에서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와 자신이나 우상을 의지하는 자를 비교하고 그 결과를 뚜렷이 대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