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계의 근본취지[受菩薩戒法序] 강의 8
萬行因門이 唯一念而具足이라 五位大士가 莫不賴此因圓하며 十剎寶王이 無不由茲果滿이로다
일만 가지 수행의 근본[因]이 오직 한 생각에 구족하였으므로 오위(五位)의 대사가 이 보살계를 의지하여 성불의 인(因)이 원만하지 아니함이 없으며, 시방세계의 부처님이 이 보살계를 말미암아 성불의 과(果)가 원만하지 아니함 없다.
해설 ; 불교에는 수행법이 여러 가지가 있다. 수행법이 단순하지 않고 너무 많기 때문에 처음으로 불교에 입문하는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모른다. 참선이 있고, 간경이 있고, 염불이 있고, 기도가 있고, 절을 하고 주문이나 다라니를 외우고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참선이라 하더라도 간화선이 있고 묵조선이 있고 비파사나 등등이 있다. 기도라 하더라도 관음기도, 지장기도, 나한기도, 산신기도 등등이 있어서 하나에서 가지를 치고 그 가지에서 또 가지를 치고 하여 수 천만 가지가 넘는다. 비록 그와 같이 무수히 많은 불교의 수행도 보살계를 받는 이 한 마음에 모두 갖추게 된다는 뜻이다. 보살계를 받는 마음은 곧 진정한 발심(發心)이라고 할 수 있다. 진정한 한 생각의 발심으로 온갖 수행이 다 이루어진다. 제대로 발심을 한 사람에게는 어떤 수행법도 모두 다 이해하고 소화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수행법이 있다하더라도 한 생각 발심이 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수만 가지의 훌륭한 수행법도 그에게는 쓰레기요, 휴지조각이다. 그러므로 “일만 가지 수행의 근본[因]이 오직 한 생각에 구족하였다.”라고 하였다.
오위(五位)의 대사란 불교의 보살수행계위가 여러 가지가 있으나 화엄경에서 설명하고 있는 52위의 수행계위를 기본으로 친다. 그 52위란 십신(十信) 십주(十住) 십행(十行) 십회향(十廻向) 십지(十地) 등각(等覺) 묘각(妙覺)을 일컫는다. 그 중에서 십신, 십주, 십행, 십회향, 십지의 대수만을 쳐서 5위 대사, 혹은 5위 보살 이라고 한다. 발심하여 수행 중에 있는 무수한 보살들도 모두 이 보살계를 말미암아서 성불의 근본 씨앗[因]이 완전하게 된다.
시방세계의 부처님[十剎寶王]들도 부처님이 된 까닭이 역시 이 보살계를 말미암아서 성불의 결과가 원만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시방세계의 세계마다 부처님이 계신다는 사상도 화엄경에 근거를 두고 하는 말이다. 화엄경의 가르침은 사람만이 본래로 부처님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삼라만상과 두두물물(頭頭物物)이 모두가 부처님이다. 화엄경은 대승불교의 궁극적 가르침이다. 근기와 수준에 맞추어서 설명하게 되는 깨달음의 이치를 대승불교에 와서, 특히 화엄경에 와서는 근기와 수준을 염두에 두지 않고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경지까지를 설하고 있다. 그래서 목건련과 사리불과 같은 상수제자들도 훌륭한 법회가 열리고 있다는 소문만 들었을 뿐 법이 너무 높고 높아서 법회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전혀 몰랐다는 형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므로 화엄불교는 그 종지가 선불교(禪佛敎)에 앞선다. 선불교는 아무리 고준한 내용을 설파하더라도 대개가 사람에게 한정되어 있다. 그러나 화엄불교는 언제나 삼라만상 두두물물을 함께 설하고 있다. 화엄경의 세주묘엄품(世主妙嚴品)이 그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아무튼 삼라만상이 모두가 부처님으로 느껴지고 보여 지고 마음에 와 닿을 수 있는 길은 이 보살계의 이치를 통해서 가능하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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