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틱춘향전.
"네가 미친 자식이로다. 도련님이 어찌 나를 알아서
부른단 말이냐. 이 자식 네가 내 말을 종달새 삼씨
까먹듯 "
이 욕설은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요조숙녀, 정절의
상징인 춘향이 방자에게 한 말이다.
꽃피는 오월, 광한루...
몽룡이 방자를 보내어 춘향을 오라했을때 불같이
화를 내면서 말이다.
맘은 이미 꽃남인 몽룡에게 가있었는지
둘은 보자마자 관등성명 교환을 하고
몽룡이 사귀자고 했일때 춘향이 이렇게 당차게 말한다.
P25 "...도련님은 귀공자요, 소녀는 천한 계집이라
한번 정을 맡긴 연후에 바로 버리시면 일편단심
이내 마음 독수공방 홀로 누워 어이할꼬,
그런 분부 마옵소서"
참으로 대찬 처자이다.
한번 튕기는 모습
그리고 실제 몽룡이 한양으로 발령난 부친따라 한양으로 떠나게되자
'붉으락 붉으락 눈을 가늘게 뜨고 눈썹이 꼿꼿, 이를
뽀드득 뽀드득 갈며... 와락 달려들어 치맛자락도
찢어버리고 머리도 와드득 쥐어뜯는'
행동을 보인다.
춘향의 터프한 모습은 정말 의외이다.
1
민음사 <춘향전>은 전주 완판본 <열녀 춘향 수절가>
를 기본으로 해서, 춘향의 출신이 퇴기인 월매의
딸로, 생부가 참판인 신분으로 나온다.
처음부터 그들의 사랑이 순수했을지는 모르겠다.
춘향은 몽룡을 통해 신분 상승을 이루려하고
몽룡 또한 하룻밤의 기생 로맨스를 꿈꾸진
않았을지..
확실한 것은 첫만남이 있던 그날밤 그들은 첫날밤을 보내고 일년간 만남을 거듭하며
월하정인의 순수한 사랑으로 발전한다.
그들이 첫날밤은 19금 에로 영화 저리가라로 희한한
놀이와 음담패설이 많이 등장한다. 농도짙은 애정씬들은, 난봉꾼 양반과 탕녀 기생 그 자체.
특히 업음질과 놀음질 장면은, 성 묘사에 정점을 찍고있다.
P56
"춘향의 가는 허리를 후리쳐 담쏙 안고 기지개 아드득떨며
귓밥도 쪽쪽 빨고 입술도 쪽쪽 빨면서
주홍같은 혀를 물고.."
"너와 내가 벗은 김에...온 방바닥을 기어 다녀라.
나는 네 궁둥이에 딱 붙어서 네 허리를 잔뜩
끼고 볼기짝을 내 손바닥으로 딱 치면서.."
이런 장관이 또 있랴. 이팔과 이팔 둘이 만나
미친 마음 세월 가는 줄 모르는가 보더라.
P52
"너 죽어 위로 가게 하라. 너는 죽어 맷돌 위짝이
되고, 나는 죽어 밑짝 되어"
이 맷돌 얘기는
춘향전 속에 야한 정사 얘기가 좀 더 다르게 생각되고
에로틱한 묘사가 의미있게 다가왔던 지점이다.
죽고나서 서로 맷돌 위, 아래가 되자는 것...
얼마나 진한 사랑의 약속인지..
몸으로 기억하는 사랑은 오래 지속된다.
자식이든 연인이든
그 사람이 사랑스러우면, 어디 좀 보자하고
이리 돌려 세워보고 저리 돌려세워보고...
눈에 가득 담으려고 하게된다.
P49
" 저리 가거라, 가는 태도를 보자. 이리 오너라
오는 태도를 보자. 빵긋 웃고 아장아장 걸어라.
걷는 태도를 보자"
열여섯 청춘 남녀, 그들의 로맨스는 서로 몸을
바탕으로한 열정적 사랑이었다.
시원시원 상황을 주도하는 춘향의 솔직한 성격과
춘향전의 농탕에 가까운 사랑 묘사는
사회적으로는
유교사회의 엄숙한 금욕주의에 대한 반발을 의미한다.
정신적 사랑과 육체적 사랑중에 무엇이 우위이고
너는 무엇을 중요시하느냐,라는 논쟁은
지금 시대에는 별 의미가 없어보인다.
몸과 육체가 일시적이고 즉흥적인 쾌락으로
소모되는것이 너무 당연해진
요즘 세상..
사랑이란 무엇일까란 원론적 생각부터 하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