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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전 신기성의 부재는 동부의 악재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100%맞는 말이고, 지금까지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신기성이라는 한국에서 손꼽히는 1번 선수가 빠진 것은 동부라는 팀에 입장에서는 심대한 타격을 입는 것과 다를바가 없는 것이었죠..
신기성의 아웃으로 인해 겪게 될 동부의 악재는 다음과 같이 예상했었습니다.. 간단히 언급하면, 우선 가장 지대한 폐해는 공격에서의 리딩과 인사이드에서 피딩된 볼에 대한 적절하고 의미 있는 외곽 슈팅, Fastbreak에서의 전개 능력에서 신기성의 부재를 메울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수비에서는 상대 가드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과 로테이션의 문제를 예상했었죠..
이러한 역할을 해주는 신기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동부가 여전히 잘나가고 있다는 사실은 어떻게 생각하면, 신기성의 MVP가치를 퇴색시킨다고 생각하시거나, 그 없이도 동부라는 팀이 워낙 탄탄해서 그런거라고 이야기 하는 듯 보입니다.. 이 말은 한편으로는 맞고, 한편으로는 틀리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에 대해서 써를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신기성이라는 팀내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슈퍼 가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동부라는 팀이 왜 잘나가느냐는 두 가지 요인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동부라는 팀의 수비조직력의 강점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현재의 성적을 낼 수 있는 것입니다. 주지하는 바이지만, 농구에서 공격에 기복이 심할 수 있지만, 수비에서는 기복이 심하지 않는다는 것은 정설과 다름이 없죠.. 02년도 김주성의 팀 합류 이후 동부는 현재까지도 리그 내에서 가장 효율적인 수비를 수행하는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신기성이 했던 지난 시즌까지의 동부 수비에서의 역할을 강기중과 김승기가 일정부분 분할하여 담당해주는 동시에 지난시즌보다도 지역방어를 더 많이 사용하면서 수비력의 극대화를 꾀하며, '상대가 2점을 넣으면 4점을 넣는 경기'보다는 '우리가 2점을 넣고, 상대에게는 점수를 내주지 않는'경기를 수행함으로서 적은 득점에도 불구하고, 수비의 견실함과 꾸준함, 효율성에 기반하여 현재의 성적을 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비에서 신기성의 부재는 메꿀 수 있다고 쳐도, 공격에서 지난 시즌까지 동부에서 신기성이 수행했던 역할은 누가 어떻게 수행하느냐가 관건이 되었는데요.. 동부에서는 지난 시즌 MVP가 정규시즌 철인 3종 경기 이후 플레이오프 크로스컨트리를 하며 나홀로 수행했던 그 역할을 나눠서 수행함으로서 제대로 땜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공격에서 신기성 부재를 메꾸는 것은 간단히 말해, 동부가 가지고 있는 하프코트 오펜스의 극대화를 끌어내기 위한 3점슛 성공을 이끌어 내는 것이 잘 이루어지면서 현재의 성적을 찍어주는 원인이라고 봅니다. 동부의 최대 강점은 왓킨스와 김주성의 트윈 타워죠.. 이들의 행동반경은 왓킨스가 포스트 중심의 파워를 기반으로한 보드장악 위주의 경기를 한다면, 김주성은 페인트존 반경에서 미들레인지의 슈팅을 던져주거나, 왓킨스가 만들어놓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이들의 플레이는 교묘히 작용하여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동부는 이러한 자신들의 강점을 최대하나 살리기 위해 트윈타워만큼이나 3점을 확실하게 넣어주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즉, 보이는 강점인 트윈타워를 상대가 막기 위해서는 좀더 포스트에 선수들을 집중함으로서 견제하는 것이 가장 좋은데요.. 이러한 빡빡한 견제를 외곽으로 끌어내기 위해서 동부는 3점을 반드시 넣어줌으로서 내, 외곽의 공간 차이를 되도록이면 넓게 유지하면서 게임을 유리하게 이끌려고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공격전술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확실한 3점 슈터인데요.. 동부는 양경민, 손규완, 김승기라는 좋은 롱레인지 슈터를 보유하고 있죠..
지난 시즌과 다른 점은 이러한 공격전술이 통하지 않는 그 때를 누가 풀어주느냐의 차이가 바로 신기성이 있고, 없고의 궁극적인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은 신기성이라는 가드의 존재로 인해 공격이 안풀리면, 자신이 돌파나 1 on 1을 통해 없어져버린 공격의 실마리를 알아서 풀었고, 상대의 변칙적인 수비는 감독의 지시 혹은 자신의 역량으로 이를 무력화 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 올 시즌 KTF 작전 타임 때 신기성 선수의 멘트들은 그가 농구라는 경기에 대해 얼마나 정통한지를 보여준다고 봅니다..
올해는 이러한 역할을 바로 데이비스에게 기대를 걸었던 것이지만, 기대치에는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동부가 상위권을 유지하는 이유는 앞서 언급한 슈터들의 3점슛도 원인이 되겠지만, 무엇보다도 수비에서 더 단단해진 조직력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동시에 신기성이란 선수가 홀로 수행했던 역할을 다른 선수들이 각각 역할을 분담해서 현재까지는 잘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올 시즌은 이제 중반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확언할 수는 없지만, 동부는 이러한 강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딩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지 않는 한 챔프 자리를 수성하기는 조금 어렵지 않나 생각합니다.. 지난 일요일에 삼성과의 경기는 왜 자신의 팀이 디펜딩 챔프임을 보여준 경기인 동시에 현재 동부의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지를 각인시켜준 경기라고 생각합니다.. |
첫댓글 농구에 대한 지식이 대단하시군요^-^* 부러움
짧은 생각은 아니고 긴생각이신데..ㅋㅋ 머 여튼... 저는 신기성의 부재는 이미 들어나있다고 보는데요..동부가 이기기는 하지만 작년보다는 확실히 힘들게 이깁니다..작년에는 거의 난공불략수준이였죠.. 안양을 제외한 어지간한 팀은 혀를 내둘렀던것 같은데... 올해는 그정도는 아니여보입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