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손
민문자
인간으로 태어나 누대로 이어서
종족 번식하기 욕심은 당연지사
이 몸도 어릴 때부터 그 욕심을 품었네
자신의 흔적을 세상에 남기는 좋은 방법
옛사람들은 벼슬하고 비문에 새겨놓았지
현대인의 벼슬은 문화예술인 아니겠어?
그래서 시인이란 이름으로 시집을 출간
벼슬한 양 세상에 알리며 자랑질했네
몇백 년 후라도 자손만은 나를 알아주겠지
그러나 옹골찼던 희망은 뚝 끊어졌네
결혼해서 딸 하나 아들 둘을 두었으나
딸은 시집가서 출가외인이 되고
작은아들은 생산 못 한 형님께 바쳐 조카로
하나 남은 내 아들은 오십이 넘어서야
연상녀를 만나 오순도순 깨만 볶고 있네
총각 귀신 면하고 따뜻한 밥 얻어먹고
옆구리에 끼고 다니며 흡족해하는 모습에
어미도 따뜻한 마음으로 성원해 줄 수밖에
손자의 손자 수백 년이 흘러도 내 손자라고
자랑질할 줄 알았던 욕심 그 꿈은 사라졌네!
(2024.11.15)
첫댓글 그러게요.
아쉽지만 그래도 총각으로 늙어가지 않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겠습니다.
예, 욕심 내려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