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중반 광고계엔 '김지호 효과'라는 게 있었다. 발랄한 이미지로 혜성처럼 등장한 김지호를 CF모델로 쓰면 매출액이 오른다는 거였다. 김지호는 그런 시장의 논리로 96년 한해동안 화장품 백화점 전자제품 의류 제과 자동차 등 무려 24개 CF에 출연했다. 그러다가 어느날 갑자기 CF 제의가 뚝 끊겨버렸다. CF와 드라마의 겹치기 출연과 스캔들로 식상해졌기 때문이다.
요즘 전지현을 보면 김지호 전철을 밟을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라네즈, 네이버카페, 올림푸스카메라, 비요뜨, 엘라스틴 샴푸, 오일뱅크, 지오다노, 메타콘 등 전지현이 우리나라 CF 시장을 전세낸 것 같다. 아무리 메뚜기도 한철이라지만 너무하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전지현 CF 이미지는 죄다 엽기녀 이미지다. 이쯤되면 연예계 생명을 단축시킬 수도 있다.
전지현은 그동안 탄탄한 기획스타의 길을 걸어왔다. N세대 스타로 전지현과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김효진과 김민희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전지현과 이효진은 각각 상반된 전략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구축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국내 매니지먼트사의 양대산맥이라 할 수 있는 싸이더스와 에이스타스가 이들의 이미지를 각각 연출했다.
김효진은 가능한 한 많은 프로에 출연했다. 2000년부터 한동안 1주일 내내 TV에 나왔다. SBS '골뱅이'와 '메디컬센터', MBC '비밀', MBC '생방송 음악캠프' 진행에다 CF도 '한번만 더 날려줘~' '막 쏘는 여자' 등으로 1주일 내내 시청자를 만났다.
반면 전지현은 쉽게 자신을 노출하지 않았다. 여느 N세대 스타처럼 CF 한편(삼성 마이젯)으로 뜬 후 드러내기를 자제했다. 방송 출연은 거의 없고 언론 인터뷰도 영화 출연때마다 한번씩만 한다.(그래서 기자들이 전지현 인터뷰 한번 해보려고 안달이 나있다.) 본업인 영화도 과작인 편이다. 내용으로 보면 '엽기적인 그녀'만 대성공이고,'화이트 발렌타인' '시월애' '4인용 식탁' '여친소'는 실패다.
전지현의 가리기 전략은 김지호를 기획한 싸이더스HQ 정훈탁 대표의 경험에서 나온 듯하다. 김지호의 갑작스런 추락을 경험했던 정 대표의 노련한 전략이 기획스타로서 전지현의 유통기한을 늘려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김지호를 반면교사로 활용할 생각을 포기한 듯하다. 물론 여기에는 기획사와 전지현간의 계약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창 물이 올랐을 때 돈을 벌어 기획사의 수지를 맞춰야 하는 시장 논리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스타는 이렇게 마구 굴리면 상처가 나게 돼있다.
지금 전지현이 선택할 수 있는 몇가지 방안을 충고하고 싶다. 우선 CF 수를 줄여라. 그러면서 본인을 스타덤에 올려놓았지만 언젠가부터 굴레로 작용하기 시작한 '엽기녀' 이미지를 희석시켜야 할 것이다. 본업인 영화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골퍼들이 골프가 안되는 이유가 100가지가 넘지만 아무래도 이유를 찾지 못할 때 선택하는 방법이 잠시 쉬는 것이다. 그러다 다시 필드에 나가면 감각을 찾는 수가 있다.
마찬가지로 영화가 잘 안 될 때는 인터벌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갑자기 연기 실력이 느는 것도 아니니 템포를 늦춰보는 방법도 괜찮을 듯 싶다. 좀 심하게 말하면 전지현이 유일하게 대박을 터뜨린 '엽기적인 그녀'는 전지현 연기력의 승리가 아니라 신씨네라는 제작사의 기획력의 승리다. 영화에 계속 도전했다가 실패하면 추락된 이미지를 만회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 대스타를 가만히 놀리라는 말인가? 돈은 누가 벌어주나? 방법은 있다. TV 드라마로 한번 가보는 것이다. 전지현 자신은 영화외에 TV는 할 생각이 없고 연극을 노크해 보겠다고 하는데 오히려 TV가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는 방안이다.
게다가 요즘 방송사들이 드라마 띄우기에 사운을 걸고 있을 정도고 개런티도 장난이 아니다. '풀하우스'의 송혜교는 회당 1천500만원을 받았고,후속작인 '오! 필승 봉순영'의 안재욱도 회당 1천500만원에 캐스팅 됐다고 한다. 드라마가 끝나면 CF까지 따라온다는 걸 감안하면 스타에겐 TV가 영화보다 수입면에서도 더 낫다.
출연료는 둘째 문제고 전지현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드라마가 반드시 있을 것이기 때문에 TV쪽을 추천하는 바이다. 예컨대 송혜교도 잘 소화했지만 '풀하우스'에 비와 전지현을 붙여놓으면 비주얼이 또 달라진다. 스케일이 엄청 커진다.
기자가 추천하는 전략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전지현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승부를 걸지 않고 계속 CF 수를 늘려나간다면 90년대 후반 김지호에 대해 썼던 기사를 또 이름만 바꾼채 그대로 써야 할지 모른다.
스포츠 서울에서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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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도 동감이 가는 부분이 많네요. 지적도 명확하고 나름대로 방안까지 제시해주는......
풀하우스. 만화부터 전 절대 엘리가 이해 안 되어서 몇 권보다 말았지만, 비와 전지현이었다면 비주얼은 정말 달랐겠군요.
공감이 가네요...비슷한글도 있었는데..."전지현은 가슴파인옷이나 초미니스커트를 입은적이 없다.긴 생머리에 배꼽이 보이는 옷이나 골반이 보이는 청바지를 입었을뿐이다..그러나 언제나 섹시한 연예인 1위다"...요즘은 전지현에 대한글이 많군요..바뀔때도 된거 같지만 바뀌면 어떤모습이 나올지..
cf모델이 아닌 배우로써의 이미지 변화를 노리기엔.. 여친소라는 폭탄이 너무 치명적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쁘긴 하지만 뻔한 이미지의 최후라고 해도 될정도로..
그러고보니 김지호의 전철을 밟는것 같기도.. 그래서 김지호가 시집갔나..? 연기력이 아닌 이미지로만의 생명은 슬슬 한계가 오는 듯한..
저도 이제 전지현이 지겹습니다ㅜ.ㅜ 2000년초만해도 전지현이 나왔다고해서 마이젯프린터 2번이나샀다가 피보고.. 전지현이 나온 지오다노시에프영향으로 지오다노옷만 10벌씩사고 그랬는데.. 이제 좀 식상하네요 엽기녀이미지는 이제 그만!!
지겨움 이제 이쁜건지 어떤건지도 잘 모르겠더군요. 연기는 향상되지도 않고....
사실.. 전지현 이쁘장한 얼굴은 아니지 않나요?.. 어찌보면 꽤 평범한 얼굴이라는...
재계약 안한다고 알았는데.. 그래서 이런 얘기가 나온 겁니다.. 게다가 싸이더스 올해 최고 말아먹은 영화 주인공이죠..ㅡㅡ;
전지현은 티비보다 연극쪽으로 가는 것이 나을듯. 연극을 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연극 한..3번만 하면 연기력이 부쩍 상승할겁니다. 100% 확신. 어차피 '배우'가 될거면 굳이 드라마로 가는건 아니죠. '연예인'으로 돈을 벌겠다. 라고 하면 드라마로 가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