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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을 빚어올린 백두대간이 못내 아쉬운 듯
남으로 백여 리쯤 뻗어오르다가 설악산에 절경을 만들었다
절세미인이 숨어있듯 고운 모습을 무박을 통해 등정해 보고자 한다
칠흑같은 어둠 속!
시계는 04시 40분을 남짓하고 오색 초입은
까맣고 불투명한 어둠 뿐이다
팽팽하게 긴장감이 도는이 시간
침묵과 쏟아져 내리는 별빛을 따라 대청봉으로 향한다
실크로드(1만2000km)를 힁단한 베르나르 올리비에(불란스人)는
"걷는 것은 신체 활동인 동시에 정신 활동이며 걷고 생각하면서
잊고 지냈던 자아를 해방시킨다"고 말했다
자아의 해방!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 험준하고 가파른 눈길을
한 땀 한땀 서툴은 솜씨로 재봉틀에 박음질하듯
스틱을 꽂으며 조심스럽게 밤 산은 오른다
한 겨울 솜으로 만든 이불을 덮고 자는 포근함이랄까?
눈 덮인 산은 그리 춥지 않아 겨울 날씨 답지 않게 풀하다
눈으로 보는 재미에서 마음으로 새기는 이치가 어떠냐...?는
선문답을 할 때도 있다
내면의 세계로 접어드는 길이 자연에 동화될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암시해 주는 것 같다
새벽 7시 10분
동해 바다에 붉은 기운이 감돈다
희미하게 비치는 산줄기와 산봉우리들이 마치 시루를 엎은 듯
너부죽하고 두루뭉실하다
드디어 설악산 정상에서 해맞이를 하게 되나 보다!!
추위를 무렵쓰고 해 뜨기 만을 학수고대하며 기다린다
★대청봉★정상에서
누군지 알아 맞쳐 보샴~~수석(首席)이라나?
와우~~!!장엄한 광경을 보아야만 세상의 때가 씻긴다고 했던가!1
드디어~~7시 40분을 기점으로
해가 떠오르면서 마치 분홍 꽃잎을 흩어 놓은 듯
산군(山群)들이 동글동글하게 다가선다
아! 산을 오를때 노곤함보다 어느새 내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입가엔 해 냈다는 교만스런 미소를 띄워 본다
설악의 바람은 나를 떠밀고 신흥사 쪽으로 하산을 한다
이건호(지도위원).송춘영(수석부회장)과 함께 회운각, 양폭을 지난다
천불동(千佛洞)
천 명의 부처님 뜻이란다
계곡 가득히 수많은 바위 봉우리가 기기묘묘하다
끝이 뽀족하게 생긴 바위들이 하나같이 하늘을 향해 비손하듯 석손처럼 보인다
얼어 붙은 계곡사이로 굽이쳐 흐르는 더없이 맑고 깨끗한
구곡수(九曲水)를 따라 걷자니 드디어 하산지점이 가까워 진다
아득한 옛날
마고(摩姑)라는 선인이 제자들과 함께 설악산에서머물다
하늘로 올라 갔다고 한다그들이 노닐던 곳이.와선대(臥仙臺)이고
하늘로 올라간 곳이 비선대(飛仙臺)라고 한다
해는 어느새 나뭇가지에 걸리고
무박이라는 긴 여정을 통해 문득 해도 달도 모두가 나를 위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나만이 엉뚱한 세상에 나둥거러진 것 같았다
잃어버린 자아를 찾는 이 시간
이렇듯 자유를 느껴 본다
그리고 아무런 미련 없이 모든 걸 버릴 수 있는 마음도 키워 본다
그래~ 언제쯤이면 사람이 없어도 외롭지 않고
사랑이니 행복이니 하는 것들이 한갓 휴지 조각처럼
무심히 던질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 나는 또 이 길을 얼마나 많이 걸어야 할까?
아마 잃어버린 자아를 찾을 그때까지가 되리라!!
맘모스 리조텔에서 1박하고 주문진 항으로 이동하는 중
이임.취임식이 거행되고...
내 청춘의 고귀한 시간을 알파인클럽에 고스란히 바쳤다는
이학배 신임회장님의 취임사~
앞으로 알파인의 배를 잘 이끌어 나가야 할
막중한 책임을 안았다
그의 성실과 회원의 단합을 위해 물심양면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서로의 부족함을 이해하면서
한차원 높은 알파인클럽이 되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 봅시다
조봉제 (전임 회장님)그동안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산행대장:허동호(부회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