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바람' 이종범은 지난주에 '태풍'으로 업그레이드됐다. 그가 왜 '천재'이고, 국내프로야구를 휘어잡는 최고 스타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줬다.
이종범은 지난주 4경기에서 19타석 18타수 9안타(0.500) 6타점을 기록했다. 영양가 만점의 홈런도 3개나 쏘아올렸다. 여기에 전매특허인 도루도 2개를 기록했다. 아슬아슬한 4강 곡예를 펼치는 팀을 3승1패로 이끌었다.
이종범은 지난 1일 LG전에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이종범은 이날 5, 6회 연타석홈런을 터뜨렸다. 특히 5회에 기록한 3점홈런은 오랫동안 팬들의 기억에 남을 명장면이었다.
0-3으로 끌려가던 1사 1, 2루 찬스. 이종범은 LG 선발 발데스의 4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이 때의 볼카운트는 0-3. 공 1∼2개는 기다릴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성한 기아 감독은 이종범을 믿었다. 4구째를 치라는 사인을 냈다. 초강공책이었다. 이종범조차 경기후 "나도 의외였고, 솔직히 부담스러웠다"고 고백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종범은 결국 해냈다. 이종범이 아니고는 해내기 힘든 장면이었다. 관중들의 열광은 당연한 반응. 6회에는 쐐기 2점포를 쏘아올렸다.
이종범이 국내 복귀전을 치른지 한달이 지났다. 이제 적응기는 완전히 끝났다. 일본 진출 이전의 걸출한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링거를 맞으며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프로야구 인기회복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같은 활약에 힘입어 이종범은 스포츠조선이 제정하고 현대큐리텔과 훼르자 스포츠가 공동협찬하는 '네오미-훼르자 프로야구 대상'의 9월 첫째주 주간 MVP로 선정됐다. 이종범에게는 부상으로 크리스털 트로피와 30만원 상당의 상품권이 주어진다.
이종범은 "귀중한 상을 받아 기쁘다. 팀을 4위에 올려놓으라는 격려이자 채찍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종범의 경쟁자로는 롯데 조경환(16타수 10안타 1홈런), LG 양준혁(14타수 8안타 6타점)이 거론됐다. 그러나 이종범의 '인상적인 활약'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 광주=임정식 기자 da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