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연강수량 1,367mm 기록... 평년보다 15% 많아
캘로나·버논·윌리엄스레이크 등 역대 최고 기온
"북동부 가뭄 해소엔 장기간 강수 필요... 당분간 어려워"
BC주가 극단적인 기후 양극화를 겪고 있다.
밴쿠버는 25년 만에 가장 많은 비가 내린 반면, 다른 지역은 여전히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환경부가 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밴쿠버 국제공항의 강수량은 1,367mm를 기록했다. 1999년 1,394mm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연이은 대기천 현상과 폭풍으로 평년(1,189mm)보다 15% 많은 비가 내렸다.
크리스 도일 기상학자는 "밴쿠버 주민들은 지난해를 유난히 비가 많이 온 해로 기억하겠지만, 다른 지역의 상황은 완전히 달랐다"고 설명했다.
BC주 북동부 지역의 가뭄은 특히 심각했다. 체트윈드는 역대 6번째로, 포트넬슨은 5번째로 건조한 해를 보냈다. 포트넬슨 주변에서는 지난 5월 대형 산불이 발생해 4,700여 명이 2주 이상 대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화염은 도심에서 불과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접근했다.
남부 내륙 도시들의 기온도 기록적으로 높았다. 캘로나, 버논, 윌리엄스 레이크, 캠룹스 등이 역대 가장 더운 해 5위 안에 들었다.
반면 밴쿠버와 로워메인랜드 지역은 기록적인 폭우에 시달렸다. 지난 10월 대기천으로 인한 폭우로 노스밴쿠버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11월에는 폭탄 사이클론으로 30만 가구 이상이 정전을 겪었다.
밴쿠버 국제공항의 기상 관측은 1937년부터 시작됐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강수량 기록은 1997년의 1,521mm다. 2024년은 이보다 150mm 이상 적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린 해'로 분류된다.
BC주 하천예보센터에 따르면 2022년부터 시작된 가뭄으로 내륙 지역 하천들의 수위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많은 하천이 2023년보다 더 얕아지고 좁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예보는 더욱 비관적이다. 남부와 해안 지역은 따뜻한 겨울이, 북부와 북동부는 평년 수준의 날씨가 예상된다.
북동부 지역의 가뭄 해소를 위해서는 장기간의 강수가 필요하지만, 봄철(4~6월) 기온과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