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역 2번 출구에서 오전 10시 반에 참가자 12인(9 gentlemen + 3 ladies)이 약속 시간에 늦지 않게 다 모였다. 멀리 분당, 고덕에서 출발한 산우들은 2시간 전에 집을 나섯고, 내 경우는 1시간 반 전에 출발했다.
인천에서 살고있는 박연서원(승훈)이 설계한 원래의 코스는 부천역에서 10여 분 걸어가면 연결되는 “부천 둘레길”을 따라 가다가 최종적으로 소래산 (299m)를 통과하여 인천대공원으로 들어서는 10 KM 가 넘는 의욕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 노화된 입산회원들의 현실을 감안하여 애석하게도 이 지역의 명산인 소래산을 생략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출발하여 두 시간 정도 제법 가파른 경사면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땀을 흘린 후, 소래산 등산로 입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 낡어빠진 테이불이지만 쾌적한 공간이 있는 쉼터에서 점심 음식을 펼쳤다. 과연 명불허전! 남식형수님(동기친구들 부인은 무조건 형수님이라 불러주시길…ㅎㅎ)이 남편의 도움을 받아 (남식이가 생마늘을 까고 빻았다고 함) 바로 전 날 장만한 배추 겉절이는 재료의 신선함과 손맛이 그대로 입안으로 전달되어 그야말로 밥도둑이라! 밥은 모자라고 겉절이는 먹여야 하겠고.. 테이불에 나온 빵쪼가리나 과자들이 밥을 대역할 수 밖에.. 하여간 빵과 과자를 겉절이로 싸서 먹은 것은 이번이 소생 머리털이 난 후 처음!!
석회장의 싱글 몰트 위스키와 겸산 (允謙이 처음에는 允山했다가 지금은 謙遜할 겸을 강조하기 위하여 謙山으로 개명했다고요..)의 포도주를 곁들인 기분 좋았던 점심의 그 느낌을 유지하면서 얼마되지 않는 길을 걸어 내려와 그 유명한 장수동의 800년 넘은 은행나무를 만났다. 은행잎이 모두 떨어져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나무의 폭이 넓다랍게 펼쳐져 균형감이 있는 훌륭한 골격을 자랑하고 있었다.
은행나무를 감상하고 몇 걸음 더 걸으니 인천대공원의 후문이다. 인천 남동구 장수동의 80 만평이 넘는 넓은 땅에 자리잡은 이 공원은 300만이 넘는 인천시민들의 훌륭한 휴식처가 되기에 충분하리라. 중앙에 넓은 호수가 있고 산책로 주변에 조경이 잘 되어있다. 봄에는 벚꽃 축제도 있는 모양이다.
공원을 통과하여 나오니 바로 "인천대공원역"이 있다. 부천역에서 시작하여 우리의 걷기는 여기서 끝났다. 나의 트랭글 앱을 보니 8KM을 좀 넘게 걸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이 두 칸에 불과한 무인(운전자가 없이 원격 조정되는)경전철 (인천2호선)을 타고서 대공원역에서 출발하여 3번째 역인 모래네시장 역에 하차하여 시장내에 있는 해구신횟집에 도착하니 오후 3시 반경이다.
푸짐한 상을 차려놓고 뒤풀이 잔치를 벌렸다. 취기가 오른 친구들의 목소리는 커져만 갔어도, 넓은 홀을 독차지하고 있으니 꺼릴 것이 없었다.
남식댁 명품 겉절이!
우리의 호프 겸 물주, 윤개미!
PS: 남식이가 자기 영역권을 (인천 바닥에 꼬붕들이 많다고 떠벌리는 그에겐 일본 말로 "나와바리"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 ㅎㅎ) 주장하는 듯이, 동부인 하여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여 참가하겠다고 하여, 우리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일찌감치 선사했다. 그 덕에 마당바위와 운산에게도 동부인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으니, 개인적으로도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참가자: 강준수. 김윤겸. 김종국( +1). 김준호(+1). 김호석. 박승훈. 백남식(+1). 석해호. 송주은
당일 수지(천원):
회비: 90
뒤풀이 회식비: 299
________________
(-) 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