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망한 세상을 거니는 레인저들.
이번엔 콜로라도 덴버(가 있던 자리)에 자리 잡은 종교단체 The gippers를 찾아갑니다.
이들은 핵종말이 일어나기 전의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을 갓-프레지던트로 숭배합니다.
※ gipper: 로널드 레이건의 별명.
물론 갓-프레지던트 레이건은 살아 있습니다. 여전히 정정하게 코뮤니스트 빨갱이들을 징벌하고 있죠.
하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기계의 몸에 갇힌 갓-프레지던트로는 기퍼들의 갈망을 채우기 힘들어 합니다.
기퍼의 교주는 기계 코뮌이 보유하고 있는 사이버네틱 이송 모듈을 가지고 오면 레이건이 인간의 몸으로 현신할테고, 그러면 너희가 원하는 저 멍청한 친구를 보내주겠다는군요. 뒤의 레이건이 미소 짓습니다.
역시 대충 세계가 망한 뒤 기계들이 자의식을 가지면서 생겨난 집단, 기계 코뮌의 하이브 마인드 머신 인텔리전스 타워.
레인저들에게 사이버네틱 이송 모듈을 주나, 관련하여 경고와 제안을 합니다.
'이송 과정 중 기퍼들이 선택한 인간 용기의 정신은 레이건으로 덮어씌워진다. 이 것은 살인과 다를 바가 없다.
우리에게 보내준다면, 우리가 레이건을 자유롭게 하겠다.'
레이건을 프로그램 취급하다니 불경스럽지만 레인저들에게 고민거리를 줍니다.
살인을 옆에서 방조하는 것이 맞는가?
고민하던 레인저들은 역시 살인에 대한 떨떠름함을 이기지 못하고 머신 인텔리전스 타워에게 레이건을 전송합니다.
해방된 레이건. 순간적인 상황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방황합니다.
순식간에 랜선 남편을 잃은 교주와 신도들.
감히 애리조나 레인저를 공산주의자라 매도하며 전투에 나섭니다. 빨간 옷 입은 너희가 빨갱ㅇ..아 아닙니다.
1명 살인 막자고 종교 집단의 피로 목욕을 하는 레인저들
결국 최후의 레이건까지 마무리 짓고서야 이 잔혹한 학살이 끝나고 맙니다.
이렇게 수십명 죽일거면 그냥 한명 죽고 끝나는게 더 낫지 않나? 라는 황무지인들이나 할 법한 발상으로 불러오기를 해봤습니다.
미션 목적이었던 놈이 레이건이 되어버렸습니다. 여기서 무려 6% 밖에 못 깬 업적도 깨졌습니다. 하긴 이걸 누가 깨겠어
이제 데려가야지
라고 했는데
갑자기 말이 바뀌더니 레이건은 한명의 온전한 인간이므로 그의 의사를 무조건 지지하겠다는 교주
띨박하게 웃더니 아내(아님)와 재회한 지금은 어디에도 가지 않겠다는 레이건(아님)
임무도 실패하고 인간 하나가 80년대 배경 AI가 된 걸 보니 이것도 영 찜찜해서 그냥 레이건을 우리가 갖기로 해봅니다.
이번에도 자신이 어디로 간건지 모르는 레이건
레이건 해방하라고 모듈 줬더니 레인저가 낼름 해버려서 빡친 MIT
역시 사라진 사이버네틱 남편을 찾아헤매는 마더 낸시
친절하게 우리가 가지고 있다고 얘기해주는 레인저들. 인물을 내놓으라고 교섭합니다.
공산주의자라고 욕하지만 레이건이 다칠까봐 인질을 내놓는 교주.
레인저가 욕 먹는 대신 아무도 피를 흘리지 않는 세계선의 완성..
아 레이건은 AI이니 예외입니다.
이런 세기말적 감성이 뚜렷한 선택지들이 가득한 웨이스트랜드3... 한번 해보시는건 어떨까요?
추신) 플레이어의 선택은 학살 루트였습니다.
첫댓글 오호 재밌어 보이는군요.
비공식이지만 한글패치도 있다고 합니다 세일 때 츄라이 츄라이
이거 턴제rpg 걸작게임입니다. 저도 너무 재밌게 했네요! 유저한패 있고 개발사 배려로 처음 시작때 꼼수 쓰면 갓 슈퍼무기 얻어서 게임도 아주 쉽게쉽게 할 수 있습니다(엘든링 왕조의 절벽길 빨간 통닭런 비슷)
앗... 그런 꼼수가 있다니..! 나중에 굿엔딩 볼겸 2회차할 때 참조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