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
오래 전 서울 근교에 있는 어느 빌라에 신혼부부가 이사를 왔습니다.
이사온 지 며칠이 지난 후부터 아랫층에서 구토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밤이면 구토소리가 점점 심해지니 짜증이 잔뜩난 신혼댁이
아랫집으로 따지려 나가려는 것을 남편이 말렸습니다.
신혼댁은 아래층 아저씨는 얼마나 술을 좋아 하길래 저렇게 구토를 하는지
이해가 안됐습니다.
낮에는 아이들이 떠들고 밤엔 아버지가 구토를 해대니 분노는 점점 커져 갔습니다.
그런데 그 집 엄마는 볼 수가 없었습니다.
며칠이 지난 어느날~ 신혼댁이 편지를 써서 아랫집 문틈에 살짝 꽂아 놓았습니다.
" 함께 살고있는 공간에서 이러시면 어떡해요?
구토소리에 잠도 못자고 짜증이 폭발직전입니다!
제발 자제좀 해주세요!
더 이상 소음이 나면 경찰에 신고를 할테니까요 ! "
그 뒤로 구토소리는 줄었지만 신혼댁은 예민해진 감정을 좀처럼 누그러 뜨릴 수 없었습니다.
며칠 뒤 미용실에 파마를 하러
간 아내는 원장님의 말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구토를 했던 것은 남편이 아니고 그 집 아주머니였기 때문입니다.
아주머니는 남편과 사별하고 아이들 셋을 키우느라 온갖 고생을 하다
안타깝게도 젊은 나이에 암에 걸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느라 중학생인 딸이 엄마 대신 어린 남동생 둘을 돌보고 있었는데
암이 온 몸에 전이가 되는 바람에 의사의 권유로 생의 마지막을 정리하기 위해 신혼 부부가 아랫층으로 이사온지 열흘 만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밤낮없이 찾아오는 고통 때문에 구토를 했던 것입니다.
그 말을 듣자 신혼댁은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아주머니는 너무나 견디기 힘든 고통속에서 구토를 하고 있었는데
자신은 술때문이라고 오해를 해서 아랫집에 화를 낸 것이 부끄러웠고 미안했습니다.
" 그 집 아줌마가 암에 걸렸거든요.
남편없이 애를 셋이나 키우기 위해 혼자서 안해본 일이 없이
밤낮으로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데
하나님도 참 무심하시지 저렇게 착하고 부지런한 사람을 왜?
일찍 데려 가시는지 몰라...
어린 아이들이 눈에 밟혀 어떻게 눈을 감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 되네요ㅠㅠ
내 마음이 이렇게 아픈데 엄마의 마음은 얼마나 아플까요? "
미용실 원장님의 말에 신혼댁은 머리가 무언가로 맞은것 처럼 하얘지며
뜨거운 눈물이 옷깃을 적시고
있었습니다.
다음날 일찍 신혼댁은 미안한 마음을 전하려고 아랫층으로 내려가 계속 초인종을 눌렀는데도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습니다.
할수없이 몰라서 죄송했다는 말과 함께 극적인 나음을 위해서 기도를 드리겠다는 내용을 적은 편지를 문틈에 끼워놓고 왔습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후 아랫층이 너무나 조용해 미용실에 가서 알아 보니 아랫층 아주머니의 병이 악화돼
아이들과 함께 시골 친정으로 갔다는 말을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몇 개월이 지난 어느 날 낯선 남자가 신혼댁을 찾아 왔습니다.
아주머니의 오빠 였습니다.
그는 케익과 꽃과 편지를 신혼댁에 건네 주면서
아주머니가 며칠 전 세상을 떠났다는 슬픈 소식을 전해 주었습니다.
아주머니는 죽기 전 신혼부부에게 폐를 많이 끼치고 살았는데
오빠가 대신 이것을 꼭 전해 달라고 부탁을 해서 장례를 잘 치루고 이렇게 찾아온 거라고 말했습니다.
아주머니의 오빠가 돌아 가신 후 신혼댁은 먹먹해진 마음으로 편지를 읽었습니다.
" 신혼댁~한번도 뵙지 못해 미안했어요.
두 가정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눈을 감기전에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동안 아이들의 떠드는 소음과 저의 구토소리를 참아 주시느라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끝까지 참아 주셔서 고맙웠습니다.
빚진 마음으로 이 세상을 떠나게 되어 마음이 아프지만
부디 두분은 오래 오래 행복하게 잘 사시기를 하늘 나라에서 기도할께요~~"
신혼댁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큰 소리로 울고 말았습니다.
베란다 창문 너머에 있는 나무에 참새 한 마리가 날아와 신혼댁을 바라보고 울었습니다,
마치 아주머니가 살아 돌아오신 것처럼...
인생을 살다보면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마음을 항상 열고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열린 마음이야 말로 가장 큰 인연을 만들어 주고 열린 마음은 사람들에게 가장 귀한 행복을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먼저 마음을 여십시오.
오해가 생긴다면 잠시 생각을 하시고
오해에서 세개만(미워해/증오해/교만해) 빼십시오.
그러면 ( 용서해/사랑해 )가 남을 수 밖에 없습니다.
좋은글
첫댓글 감사합니다.
에구 ㅜㅜ
먹먹합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