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 만들기...
"도련님!!
壙(광)에 가셔서 밀가루 한사발 떠다가 반죽 만들고
밀어서 칼국수 할 수 있도록 썰어 놔 주세요" 라고 하셨다
형수님의 부탁 이시다
오늘은 들일이 바뻐서 밥 하기에 시간이 빠듯 하니 도와 주세요
라고 하시는 형수님의 말씀 이시었다
"알겠습니다" 라고 얼릉 대답을 하였다
군대를 갓 제대 한후 집에서 일정 기간 쉬는게 남자들의 인생중에
반드시 차지 하는 그런 시간 일때다
그러니 쉬는것도 중요 하긴 하지만 여름 한철 농삿일이 바쁠때면
들로 밭으로 뛰어 다니시던 어머니 그리고 형수님은
밥 지을 시간을 아껴야 하시는 그런 경우가 많았다
그럴때 작은 보탬이 되어 드리는건 당연한 식구로써의
의무가 아닐까?
얼른 광으로 들어 갔다
항아리를 열고 밀가루를 한사발 뚝 떠가지고 나와서는
종이로 된 깨끗한 용도로 쓰이는 두꺼운종이(비료포대 종이)를
바닥에 깔아 놓고 큰 그릇에 밀가루 넣고 물을 적당량 넣고는
밀가루 반죽을 시작 한다
처음에는 밀가루가 손에 자꾸 달라 붙어 반죽 하는데
애를 먹게 되는데 어느정도 다져 지기 시작 하면 손가락에
묻어 있던 밀가루가 반죽으로 다 흡수가 되어 진다
이리 주무르고 저리 주므르고
반죽이 되다 싶으면 물을 조금 더 넣어 주고
반죽이 묽다 싶으면 예비용 밀가루를 더 투하 하고
하면서 반죽을 남들면 반죽의 탄력성을 유지 하면서
이쁜 모양으로 만들어진 반죽이 탄생 하여 진다
반죽을 손바닥으로 때려 보면 탱글탱글 하다
아!!
반죽이 잘되었네....
반죽이 잘 되어야 칼국수가 쫄깃한것 인데....
그리고 손을 탁탁 털고는 다락에 있는 홍두깨를 꺼낸다
빨강의 색깔을 띄우는 홍두깨는 대를 이어 전해져 오는
우리집의 유산이고 골동품 이라 할수 있다
홍두깨로 밀가루 반죽의 가운데를 누르면서 이리 저리 밀어 주면
반죽이 잘 되어진 밀가루는 넓은 원을 그리면서
얄팍한 두께의 욵동장 같은 모습을 들어 낸다
홍두께를 이리 굴리고 저리로 밀곤 한다
하얀 밀가루가 하얀 종이로 변신한 그런 모습을 바라 보면서
슬그머니 밀어논 반죽 위에 그리운 사람의 이름을 써 놓는다
그려
잘 계시는가? 라는 안부를 밀가루 반죽 위에 Love Letter 로 써 본다
그런 사랑의 맘을 담아 국수를 만들면
맛중에 맛 이라 할수 있는 최고의 맛을 더해 줄것으로 믿으면서...
그러고 나서는
밀가루 판에 마른 밀가루를 부려 놓고는 잘 접어서 한칼 한칼 한칼
썰어 내는 정성을 다한 작업을 시작 하게 되는데
그 순간엔 연민도 근심도 내려 놓아야 하는 중요한 순간이 된다
그렇게 만들어 놓은 칼국수의 날것을 형수님은 얼른 받아서
부억으로 가져 가시고는 뜨끈한 국물을 넣어 가족들에게
나눠 주시곤 했었다
밀가루로 만든 칼국수를 후루륵 쪼르르 입안으로 밀어 넣는다
고소함이라고 해야 하나 구수함 으로 해야 하나
표현할 단어가 생각이 정리되지 않는데
한그릇 먹고 나면 만사가 오케이가 된다
그렇게 만들어 먹던 칼국수가 생각이 난다
오늘 아침처럼 서늘한 가릉 바람이 일면 그리워 지는 칼국수
그 시절 그 맛과는 또 다른 그런 맛으로 다가 오겠지...
-칼국수의 사랑
바지락 칼국수를 한그릇 먹었다
바지락 그리고 모시조개 대합 까지 조개란 조개는 모두 들어 있다
국수의 가락을 먹기 전에 조개를 까 먹는 재미가 즐겁다
이렇게 먹어 보고 저렇게도 먹어 본다
해물 칼국수의 맛이란게 이런것 이었구나 라는 경탄을 한다
칼국수 육수에 바다 향기를 담았다
바다의 향기가 칼국수와 어우러져 일미를 더한다
바지락 칼국수를 위해 바다의 갯벌을 그들을 품어 주었다
짠 바닷물을 그들을 썩지 않도록 잘 안아 주었다
조개들 속엔 바다의 전부가 들어 있다
일요일 한낮
우리는 미사를 마치고 둘이서 집으로 가는길 이다
운전대를 내가 잡았으니 가는 방향도 내맘 대로 갈수 있다
운전수의 특권이란 이런것 이다
" 집으로 안가고 어디로 가는 건가요?"
"걱정 하지 마세요 사랑 하는 마님을 정중히 잘 모실테니..."
"알았습니다 서방님이 마누라를 팔러 가는건 아닐테니..."
그리고 차를 몰아 산사(山寺) 아래에 있는 칼국수 집으로 간다
이곳은 등산객들이 하산을 하고 난후 배부르게 한그릇 하는 집이다
여기 칼국수 2인분 주세요 라고 하며 좌정을 한다
펄펄 끓는 냄비에 육수가 담겨 있고 국수 가락은 다른 그릇으로
담아 내온다
간단한 김치와 깍두기가 밑 반찬으로 나온다
이것 지금 넣으면 되나? 라고 집사람 에게 묻는다
네.. 넣으세요
그리고 부글부글 거품이 그릇을 넘을 정도로 부풀어 오르면
불을 줄이고 가락을 조금 먹어 본다
잘 삶아 졌네 먹읍시다
이렇게 마주 앉아 국수 한그릇 먹는 맛과 멋
나는 그런 칼국수의 향연을 즐기려 한다
집사람과 함께 했으니 서방님의 임무로도 충실한것이고...
칼국수 맛있다
뜨끈한 국물에 맛이 일미 이다
그리고 함께 먹는 사람과 후루룩 거리면서 국물을 튕기면서 먹는다
얼키고 섥힌 국수발을 적당히 풀어 가면서 먹게 된다
우리 사람들도 그렇게 얽히고 섥히면서 살아 가면서
문제가 생기면 적당한 선에서 풀어 가면서 살라는
그런 가르침의 시간 이란걸 마음으로 느낀다
요즈음은 얽히고 섥힌 문제를 스스로 풀려 하지 않고
고소장 이라는걸 써 들고 법원을 찾는다 한다
사람들아 배워라
얽히고 섥힌 칼국수를 풀어 가면서 먹는 재미를 배우고 나면
당신들의 문제도 잘 풀어 갈수 있을테니....
국수는 서민 음식이다
단순 하면서도 깔끔한 그 맛이 맛 중에 맛이 아닐까?
우리들의 인생도 그럴것 같다
단순 하게 살면서 구수 하게 정을 나누면 최고의 삶이 아닐까
그런걸 국수 한그릇에 담아 놓았음을 느끼면서
후루룩 쪼르륵 빨아 드리는 그맛을 통해 삶의 묘미을 알아 낸다
조금 있으면 아마도 밀을 심어야 하는 시기가 될것 같다
밀밭에 씨앗을 뿌리면 그 씨앗이 싹이터서는 맛있는 국수로
변화 되기 까지는 기인 겨울을 지나야 하고 한겨울의 눈속에서의
침잠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런 시간을 통해 국수의 맛은 이미 숙성의 기간을 지내는가 싶다
밀알을 뿌렸습니다
어느것은 가시덤불에 떨어지고 어느것은 메마른 바위에 떨어지고
어느것은 옥토에 떨어졌습니다
알아들을 자들은 잘 알아 들어라 라고 하신 성경의 말씀대로
국수는 그렇게 만들어 지는가 봅니다
그런 국수를 사랑 하게 되는건 자연의 자연의 순리를 알아 내는
그런 이유로도 사랑 할수 밖에 없는것 아닐까 합니다
써늘한 아침 공기를 느끼는 아침
뜨끈한 국물에 단백한 국수 한그릇이 생각 나는 계절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