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4 개혁회의 부의장 설조 스님이 20일 총무원장 퇴진을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했 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설조 스님과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 모임>.
94년 개혁회의 부의장 설조 스님이 목숨이 다할 때까지 단식하겠다고 나섰다. 설조 스님은 20일 오후 2시 40분께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앞 우정국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단식 정진을 선언했다. MBC PD수첩이 조계종단 지도부 승려들의 비위를 보도한 이후 허정ㆍ도정 스님 등이 조계사 앞 길에서 '오송선원'을 차리고 묵언참선을 진행했다. 설조 스님의 단식은 종단 원로급 인사의 적페청산 행동으로 향후 종단 구성원들의 추가 행동이 뒤따를 지 관심이다.
설조 스님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 종단은 정화의 전통을 계승한 종단인지, 정화의 이념을 짓밟으려는 집단인지 구별을 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종단 사태 불행의 원인은 비(非)비구들의 종권장악”이라며 “비비구는 승가갈마에 참여할 수 없는 것은 비구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도 어느 때부터인가 적주비구가 한 지역의 큰 사찰을 차지하여 익히 주변을 속인 뒤 동류와 작당하여 중앙기구를 유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설조 스님은 “1980년 이후 적주가 행정대표를 하면서 때로는 군화가 전국 사찰을 짓밟았으며, 때로는 민주를 자처한 정권의 경찰봉이 난무하여 총무원을 수라장으로 만들었으며, 때로는 노름꾼의 수괴가 많은 불자들의 존경을 받는 크신 선지식 스님을 종단 밖으로 내모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으며, 근자에는 음주로 실성한 자가 살인을 하고 정재를 가로채고 그 악행의 유례가 없는 자가 종단의 행정대표가 되어도 거침이 없으니 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냐”고 했다.
설조 스님이 자필로 쓴 기자회견문은 ‘거룩하신 종정 스님, 원로 스님, 방장 스님, 조실 스님, 율사 스님께 삼가 올립니다’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종단의 원로인 자신의 단식 농성이 청정승가를 구현하기 위한 마중물이 되길 바라고, 진제 종정을 비롯해 원로회의와 어른 스님들에게 종단의 적폐를 청산하는 데 힘을 보태달라는 호소 형식을 빌었다.
▲ 단식에 앞서 조계사 대웅전 부처님을 찾아 고불식을 갖는 설조 스님.
설조 스님은 “적주(비구가 아닌 가짜 승려)와 그 무리들에게 눈치 보며 짓눌리는 유약한 비구와 비구니와 승보에 의지하여 바른 삶을 살려는 재가불자와 이 사회의 정서적 안정을 바라는 많은 이웃을 위하여 ‘적주비구들은 본래의 신분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고 지금 점유하고 있는 교단의 자리에서 떠나라’고 어서 말씀하여 달라”고 호소했다.
또 “지금 쳐다보고 의지할 곳은 사람들 중에서 오직 큰스님들뿐이십니다. 큰스님들께서는 이 종단에 드리운 암흑이 걷히도록 어서 결단을 내리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조 스님은 “여법승가를 원하는 재가들의 소망과 적주와 추종자들의 답지 못한 행위를 비판하는 언론의 기능을 ‘해종’이니 ‘훼불’이니 하는 것은 설사 도척에게 물어 보면 어떤 답이 나올는지 모르겠으나 그 여타 천이면 천, 만이면 만, 다 부당하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거룩하신 종정 스님, 원로 스님, 방장 스님, 조실 스님, 율사 스님이시여 높으신 수행력과 자비로우신 덕행으로 적주 비구들과 그 추종자들로 인하여 어지러워진 종단을 맑히시고 바로 일으켜 세워 달라”며 “다시는 이곳을 탐한 무리들에 의하여 선량한 출가와 재가들의 수행과 믿음에 저해되는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호념하여 주시고, 선도하여 주시기를 설조가 삼가 목숨을 다하도록 빌고 또 빈다”고 했다.
▲ 총무원장 면담과 기자회견을 위해 조계사 스피커 소리를 줄여달라고 요구하는 설조 스님. 조계종 총무원과 조계사는 설조 스님의 요청을 이행하지 않았다.
설조 스님은 기자회견문 낭독 후 기자들에게 “부처님께 아뢴 대로 이 목숨이 다하거나, 종단의 변화가 생길 때까지 단식을 할 것”이라며 “갈마에도 참여하지 못하는 비구가 종단의 기관에서 떠날 때까지 단식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설조 스님은 “형편이 허용되는 대로 어디서든 단식을 하겠다”고 했다. 또 “법주사에서 올라올 때 모든 전각의 부처님을 찾아 절하며 이 몸을 바쳐 비(非)비구를 몰아내고 재가와 출가 대중 모두가 함께 교단이 바르게 정립되도록 하겠다고 고했다”며 “제가 게으르고 밝지 못해 허송세월을 보내고 어리석은 생활을 했지만, 마지막 가는 길 바르게 불법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이 목숨 다할 때까지 단식을 하겠다”고 했다.
▲ 설조 스님 단식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려는 스님들을 막아선 조계사 부주지 원명 스님이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 모임>의 한 스님의 목을 쥐어 잡는 등 물리력을 동원해 한 때 마찰이 일었다.
또 스님은 “오늘의 종단 사태에 저 역시 책임이 있다. 돈을 만지는 사람과 조직은 부패하게 되어 있다. 94년 종단 개혁 때 인사 행정 재정은 공개하고 통제 균등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으로 종헌에 재정공개를 담으려 했지만 80여명의 개혁회의 의원 중 찬성한 사람은 18명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침묵하거나 반대했다”고 했다.
이날 설조 스님이 단식정진에 나서자 조계사는 신도들을 동원해 일주문에 의자를 깔고 제단을 차려 ‘조계사 성역화 불가 기원법회’를 열었다. 조계사가 일주문에서 성역화 불사 원만성취를 기원하는 법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 찾아보기 어려운 법회인데다 설조 스님 단식과 기자회견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없도록 대형 스피커를 설치해 염불 소리가 우정국로 주변까지 들리도록 했다.
설조 스님을 비롯해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 모임> 회원 20여명은 이날 오후 2시께 조계사 대웅전을 찾아 삼배하고 단식정진을 알리는 고불식을 간략히 진행했다. 조계사와 조계종 총무원은 설조 스님과 스님들의 고불식을 방해하지 않았지만, 기자회견과 단식정진은 허용하지 않았다. 설조 스님 등은 고불식 후 중앙종회 법륜승가회 소속 종회의원들과 총무원으로 들어가 설정 총무원장 면담을 하려했지만 총무원은 중앙종회의원을 제외한 모든 인원의 진입을 막았다.
설조 스님 등은 총무원과 조계사에 “기자회견을 위해 스피커를 줄여 달라”고 요구했지만, 이행되지 않았다. 결국 설조 스님은 기자회견을 위해 총무원 측이 제안한 조계사 관음전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관음전으로 설조 스님 등이 들어간 후 총무원 측이 모든 기자의 출입을 막으면서 다시 기자회견 장소가 조계사 관음전 옆 무대로 옮겨졌다.
▲ 조계사 부주지 원명 스님에게 밀려 바닥에 쓰러진 부명 스님.
관음전에 들어갔던 한 스님은 “총무원과 조계사 측이 기자들을 관음전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았다”며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 등 기자가 없는 상태에서 기자회견을 할 수 없어 다시 나왔다”고 했다.
조계사 경내 무대로 자리를 옮겨 진행하려던 기자회견은 진행되지 못하고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조계사 부주지 원명 스님이 기자회견을 방해했다. 원명 스님은 “기자회견은 못한다. 약속대로 참배했으면 경내에서 나가”라고 고함쳤다.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 모임> 측은 “기자회견만 하고 나간다”고 했지만 원명 스님은 끝까지 기자회견을 방해했다.
설조 스님 등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 모임> 측과 조계사와 총무원 교역직 종무원 그리고 조계사 종무원과 신도들까지 뒤엉켜 밀고 밀리는 몸싸움을 벌였다. 원명 스님은 이 과정에서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 모임>의 한 스님의 목을 죄고 부명 스님을 쓰러뜨리는 등 고함과 물리력을 앞세워 기자회견을 방해했다. 10여 분간 몸싸움을 하던 설조 스님 등은 결국 우정국 건물 뒤편의 분수대로 자리를 옮겨 예정시간 보다 40여 분 늦게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법륜승가회도 기자회견을 갖고 "설정 총무원장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설정 스님 기자회견 후에는 중앙종회 야권모임인 법륜승가회(회장 정산 스님)가 기자회견을 통해 “설정 총무원장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법륜승가회는 “설정 총무원장이 취임한지 어느새 8개월이 다 되어간다. 취임할 때 본인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해명하겠다는 약속과 달리 야속한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며 “불쌍한 아이를 속가 집안에 입양해 보살폈다는 주장대로라면, 무슨 이유로 도움을 준 은인에게 보은은 못할망정 외국으로 도피를 해 가며 설정원장에게 애를 먹이는 거냐”고 반문했다.
이어 “법륜승가회는 5월 1일 첫 번째 피디수첩 보도직후 설정원장에게 보도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면 하루속히 해명해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다”며 “하지만 저희의 바람과 달리 지금까지 속 시원한 해명은 없고 구차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설정원장에게 더 이상 시간을 줄 수 없다”고 했다.
▲ 조계사 종무원이 <불교닷컴> 기자를 두 팔로 안고 취재를 하지 못하도록 방해 했다.
법륜승가회는 “설정 원장이 누누이 강조해왔던 ‘종단과 종도를 위한 공심’으로 이제 물러나야 한다”며 “더 이상 총무원장의 사생활이 종단에 짐이 되지 않도록 결단을 내리시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법륜승가회 회장 정산 스님은 기자회견문 낭독에 앞서 단식에 들어가는 설조 스님에게 종회의원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부분을 참회하고 단식 정진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정산 스님은 “종단 현실에 몇 날 며칠을 회의를 하며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사이 설조 큰스님께서 단식 농성을 하시는 데 크게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법륜승가회는 기자회견에서 ‘의혹을 해명하지 못한 원장은 즉각 퇴진하라’는 현수막을 펼쳤다. 법륜승가회는 기자회견 후 총무원장에게 요청한 면담을 위해 총무원 청사로 이동했다. 설정 총무원장이 자리를 비워 총무부장 지현 스님과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 단식 천막 설치를 막는 종로구청 관계자들.
서울 종로구청은 문화재보호구역인 우정국 권역에서 설조 스님이 단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문화재청의 허가 없이 문화재보호구역에 천막 등 시설물을 설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종로구청은 문화과와 녹지과 가로정비과 직원들이 합세해 설조 스님 측이 치려는 천막 설치를 막았다.
천막을 설치하지 못한 설조 스님과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 모임>의 스님 20여명은 20일 오후 5시 현재 서울 우정총국 뒤 마당에 자리를 깔고 앉아 정진하고 있다. 조계종 적폐청산 시민연대와 단식정진을 위해 자발적으로 나온 재가불자 30여 명도 같은 자리에 앉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 단식정진단 설치에 앞서 우정공원에 앉아 있는 설조 스님. 설조 스님 뒤로 50여 명의 총무원 직원들이 청사 진입을 막기 위해 도열해 있다.
[불교중심 불교닷컴.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mytrea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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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_()_
감사합니다. _()_ _((())_
어찌 이런일 까지 가야 하나요?
연세가 고령이신 설조스님의 건강이 문제 입니다.
안타까운 마음 뿐 입니다....나무묘법연화경()()()
오늘이 단식 6일째인데 아직도 움직임이 없으나 겁은 날 것입니다.
일주문 맞은편에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불자는 부끄럽다 총무원장 물러나라"
이 문구를 보는 마음 아픈데 총무원장은 오죽하랴 싶지만
과연 강안(强顔. 뻔뻔함)의 소유자인 그 분은...
버티면 된다고 참으면 된다고 지나가는 바람과 같은 것이라 생각할까 궁금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