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위험 등 안전성문제 시비가 끊이지 않는 등 비난여론에도 불구하고 국내 굴지의 대형유통업체들이 앞다퉈 미산쇠고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 13일 롯데마트가 미산 냉장육과 냉동육을 시판하기 시작한데 이어 지난 20일에는 이마트가 미산 냉동육 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어 다음달 9일 미 육류수출입협회의 대대적인 프로모션행사를 기점으로 한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집중적인 판매행사가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산 쇠고기 본격 시판, 앞으로의 시장 현황과 전망을 짚어봤다.
# 곱지 않은 시선과 매출호조
대형 유통업체 가운데 미산 쇠고기의 첫 테이프을 끊은 롯데마트는 업계 안팎으로 맹비난을 받았다.
전국의 생활협동조합과 한미FTA범국민운동본부, 한우협회 등이 참여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국민감시단은 시판 첫 날 기자회견을 통해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쇠고기를 판매하는 것은 비윤리적인 상행위”라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당초 8월 9일 대형유통매장과 미국육류수출협회가 함께 한 일제 시식 및 판매 행사 약속을 깼다는 유통업계 내부의 질타도 함께 받았다.
그러나 강도 높은 비난에도 미산쇠고기에 대한 소비자 호응도는 높게 나타났다.
롯데마트측은 22일까지 냉장은 60톤을 포함해서 총 100톤 가량의 쇠고기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했다.
그는 “쇠고기 매장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수입쇠고기와 한우판매도 괜찮은 편”이라며 “다만 돼지고기부문에 약간의 판매저하 징후가 있어 대안을 강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마트 등 일부 대형유통매장에서는 이에 따라 냉동 미산 쇠고기를 공수해 ‘조용히’ 판매를 시작하기도 했다.
이마트측은 “미산 쇠고기가 맛있다는 보도 때문인지 판매를 원하는 소비자 민원이 쇄도, 78개 매장에서 판매에 들어갔다”며 “광우병을 우려하는 소비자도 있지만 반응은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체들은 당초 예정대로 내달 9일 전국 매장에서 시식행사와 함께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할 예정으로 있다.
# 한우농가 동요되지 말아야
미국육류수출협회측은 “현재 전국 50여개 매장에서 초이스급 구이용 쇠고기 시식행사를 계획 중에 있으며 몇몇 매장에 대해서는 신문광고 등의 프로모션을 함께 진행할 것”이라며 “참여 유통업체수는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호주축산공사의 마케팅 강도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롯데마트 시판이후 매장 내 한우매출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농가들도 동요하기보다 고급육 생산을 늘리고 부산물처럼 한우고기 가격을 저해하는 비선호부위 해소방안을 연구하는 등의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우가격도 산지 소 값만 소폭 하락했을 뿐 지육가격은 오히려 오르는 양상을 보였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20일 큰 암소가격은 477만원을 기록해 전날보다 0.3% 떨어졌으며 한우지육 가격은 kg당 1만4348원으로 전날보다 2.5%가 올랐다.
김성호 농협중앙회 축산유통부 차장은 “미산쇠고기 유통물량이나 추석과 연말수요가 생기는 시점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미산 쇠고기 시판이 당장 한우시장에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다”며 심리적으로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한육우 사육마리수가 증가추세에 있다는 점은 향후 한우농가들이 송아지 입식에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롯데가 시판용으로 들여온 40톤은 일 쇠고기 소비량의 4%도 되지 않는 미미한 수치이며 미국산 쇠고기로 한우매출이 급감했다는 등의 피해사례는 아직 없다”며 “미산 쇠고기 판매를 촉진하는 듯한 과장된 소식에 동요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관리위는 또 “한우는 수입 쇠고기와 비교할 수 없는 명품”이라며 “한우의 맛과 우수성을 강화하는 소비촉진 활동을 통해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육우와 돼지의 경우 어느 정도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어, 생산성 향상 등 산업계 전반의 적극적인 극복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농수축산 2007/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