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록그룹 아이언 메이든과 산타나·에릭 클랩튼 등 巨匠, 새해초 잇따라 내한 공연
신년 벽두부터 대어급(大魚級) 해외 뮤지션들이 줄줄이 한국을 찾는다. 음악 팬이라면 이들 공연 중 적어도 하나쯤은 봐야 할 것 같은 '의무감'마저 생긴다. 수십년 관록의 뮤지션부터 이제 막 그래미와 빌보드를 휩쓴 20대 초반 아티스트까지 한국 팬들을 만난다.
가장 눈에 띄는 아티스트는 영국 헤비메탈의 개척자 아이언 메이든이다. 데뷔 35년 만에 3월 10일 서울 무대에 처음 오르는 이들은 이른바 'NWOBHM(New Wave of British Heavy Metal)'의 선두주자로 잘 알려져 있다. 이전 영국 메탈을 딥 퍼플과 레드 제플린, 블랙 사바스의 블루지한 하드록이 개척했다면, 아이언 메이든은 좀 더 빠르고 강하고 금속성 짙은 음악을 구사했다. 록 음악의 역사를 한 그루의 나무로 묘사할 때 이들은 '모터헤드'와 함께 영국 메탈의 굵은 가지를 차지하고 있다. 아이언 메이든은 비록 미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나, 골수 메탈 팬 사이에서는 주다스 프리스트를 훨씬 뛰어넘는 밴드로 일컬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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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첫 내한무대에 오르는 아이언 메이든은 데뷔 35년을 맞은 영국의 대표적 헤비메탈밴드다. /액세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이언 메이든의 성공은 브루스 디킨슨(보컬)이 합류한 1981년부터 시작됐다(NWOBHM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도 이때다). 그는 아이언 메이든의 전용기인 '에드 포스 원(Ed Force One)'을 직접 조종하는 파일럿이기도 하다. 이번에도 밴드의 마스코트인 '에디'가 그려진 이 보잉 757에 모든 장비를 직접 싣고 와 한국 팬들을 만난다.
산타나의 내한공연은 1996년 이후 15년 만이다. 1969년 우드스탁 페스티벌에 참여할 때만 해도 거의 무명이었던 그는 이후 라틴 리듬과 록을 결합한 자신만의 기타음악으로 세계 음악 팬들을 사로잡아왔다. 1976년 연주곡 '유로파(Europa)' 이후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그는 1999년 음반 '수퍼내추럴'에서 롭 토머스가 노래한 '스무드'가 12주간 빌보드차트 1위에 머물면서 대중적인 뮤지션으로 재탄생했다. 작년 록의 명곡들을 자신의 느낌으로 재해석한 음반 '기타 헤븐'을 내놓았으나, "욕심이 과했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내한공연에서는 자신의 히트곡과 '기타 헤븐' 수록곡들을 연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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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릭 클랩튼(사진 왼쪽), 테일러 스위프트.
지미 페이지, 제프 벡과 함께 '세계 3대 기타리스트'로 불리는 에릭 클랩튼도 세 번째 내한 무대에 오른다. 1997년과 2007년 무대를 놓친 음악팬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블루스에 대한 애정이 짙어지는 이 뮤지션은 국내에서 '원더풀 투나잇', '티어즈 인 헤븐' 같은 곡으로 대중적으로도 인기가 높다. 그러나 이 기타리스트의 진가는 일렉트릭 기타로 구현할 수 있는 블루스와 록의 최대치를 만들어내는 데 있다. 그의 어쿠스틱 기타와 호소력 짙은 보컬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2009년에 그래미 '올해의 앨범'상, 빌보드 뮤직어워드 '올해의 아티스트', 아메리칸 뮤직어워드 5개 부문을 휩쓴 테일러 스위프트는 올해 21세인 신성(新星)이면서 현재 세계 팝 음악계에서 가장 '핫'한 뮤지션이다. 16세 때 데뷔 음반을 낸 그녀는 컨트리 음악에 팝의 양념을 듬뿍 넣었다. 이런 그의 음악은 컨트리에 무한한 애정을 가진 미국 백인 장년층과 젊은 세대를 동시에 사로잡았다. 그녀의 첫 내한무대는 최근 발매된 3집 '스피크 나우(Speak Now)' 세계 투어다.
이 밖에도 '힙합과 솔의 여왕'으로 불리는 미국의 뮤지션 메리 J 블라이지가 첫 내한무대에서 폭발적인 창법을 들려줄 예정이며,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스팅도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세 번째 내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