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포항 내국인 면세점을 놓고 벌이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하 JDC)와 제주관광공사(이하 JTO)의 지루한 줄다리기가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성산포항을 이용하는 관광객과 지역주민들만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다.
현재 국내.외 관광객이 제주로 들어오고 나가는 길목은 제주공항과 제주항, 성산포항 등 3곳. 이들 길목 중 제주공항과 제주항에는
내국인 면세점이 운영되고 있지만 유일하게 성산포항에서만 면세 쇼핑 혜택을 누릴 수 없다.
이처럼 성산포항에 내국인 면세점이 운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국가 공기업인 JDC와 제주도 공기업인 JTO가 운영권을 놓고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산포항 면세점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것은 2010년 7월 성산~장흥노선이 운항되고 기대 이상의 활기를 띠면서부터다. 당초
JDC는 2005년 4월 성산~통영을 잇는 여객선이 취항하면서 내국인 면세점을 개설했지만, 승객 부족으로 여객선이 끊기면서 면세점 운영도 3개월
만에 중단했다.
하지만 성산~장흥 노선이 새롭게 운행되고 이용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실제 지난 18일 현재 누적 이용객이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제주)에서 내국인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JTO는 성산포항으로의 사업 확장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JDC 역시 면세점 운영 재개를 검토하면서 지난해 초부터 제주도의 중재 하에 양측의 협상이 시작됐다.
하지만 JDC는 당초 JTO의 시내 면세점 개설에 동의하면서 제주도와 ‘JTO 면세점은 ICC 제주에만 설치한다’는 협약을
체결했다는 점을 들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JDC측은 JTO가 제주공항과 제주항 등 여러 곳에 면세점 개설을 시도하고 있어
성산포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JTO는 관광마케팅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재원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면세사업 확대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JTO측은 JDC가
제주공항 면세점을 대규모 확장하고 제주항 면세점도 운영하면서 JTO의 10배에 이르는 매출을 올리고 있어 제주관광 발전 차원에서 대승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처럼 양측의 대립이 장기화되면서 성산포항 내 면세점 시설은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특히 성산포항을 이용하는 관광객과 도민들은 면세
쇼핑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갈등 조정에 주도적으로 나서야 할 제주도가 조정 능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성산읍 14개 마을 이장협의회는 최근 성산포항 내국인 면세점 운영을 시급히 재개해 줄 것을 제주도에 공식
건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운영 주체인 양 기관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합의를 도출, 면세점 운영이 조속이 재개될 수 있도록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의 JDC 797-5500, JTO 740-6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