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우울증 극복 수단으로도 주목... "매일 20분 산책이면 충분"
캐나다 전역 의료진 참여... "처방 기준 낮춰 누구나 이용"
파크스캐나다 패스로 80개 명소 1년 무료... 월 1회 특별 처방
캐나다에서 의사들이 약 대신 자연을 처방하는 혁신적인 의료 프로그램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환자들은 처방전 한 장으로 국립공원부터 동물원, 자연사 박물관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할튼헬스케어(Halton Healthcare)와 할튼보전국(Conservation Halton)은 지난 12월 초 BC주 재단과 협력해 환자들에게 무료 자연 처방전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2020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현재 캐나다 전 주로 확대됐다.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모든 공인 의료진이 처방전을 발급할 수 있다. 처방 기준도 최소화해 대부분의 환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의료진은 파크스 웹사이트에 등록 후 처방 코드를 받아 진료실에서 바로 처방전을 작성할 수 있다.
처방을 받은 환자는 공원 웹사이트나 지역 연계 사이트에서 기본 정보와 처방 코드만 입력하면 된다. 할튼보전국의 경우 이메일로 10회 무료 입장권을 발송한다. 토론토 지역의 버링턴, 오크빌, 밀턴, 할튼힐스 등의 공원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파크스캐나다 디스커버리 패스(Parks Canada Discovery Pass)를 처방받으면 혜택이 더 커진다. 80개 이상의 국립공원과 역사 유적지, 해양보호구역을 1년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단, 의료진은 월 1회만 이 특별 패스를 처방할 수 있다.
토론토 동물원, 토론토 보전국, 캐나다 자연사박물관 등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까지 발급된 처방전의 75%가 정신건강 개선을 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 연구 결과 20분 산책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수치가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겨울철 우울증 극복을 위한 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휴대전화를 차에 두고 30분만이라도 자연 속에서 새소리를 듣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정신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BC 공원재단(BC Parks Foundation)이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치료를 넘어 환경보호 의식 제고도 목표로 한다.
재단 측은 자연과의 교감이 장기적으로 친환경적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수면, 식단, 운동과 함께 자연을 건강의 '네 번째 기둥'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