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교동 기억
잡기 김형택
태화루 현판이 동경개 짖는
괴성같은 흑백사진 잡음으로
녹슨 칼집앞에 무너지다.
조선의 가을이자.
달랑거리는 녹슨 편자의
동편제.
목판의 겉비늘은
추풍에 몸 맡긴 낙엽처럼
역사의 탄허로 유영하고
이미 갈바람은 쓸한 우장숲으로
달려오신다.
후두둑.....
아직도 그 맛을 기억하시는지.....
기억속에 녹는
어린날.
어느해 가을이다.
옥교동 47번지
저녁나절 퇴근길의 안부를 묻는.....
막힌 울대와 목구멍 트는
복산 할매 연탄구이 삼겹살.
기막힌 궁합으로
막소주는 으뜸이다.
전주의 후두옆은
고등어
졸음같은 취기에 일성이다.
거친 불맛의 냄새가 술에 젓고, 옷에 배여
화실은 젊은피의 꿈과 청춘의
갈라파고스.
먹자골목 성남 할매집
고갈비사단의 인생 노재가
그를 신줏단지처럼
모시는 음협한 주짓수로 면면히 막을 짓고....
그림쟁이,글쟁이 ....
여섯마당의 젓대와
가야금 주씨
아쟁기 노씨
징거리 김씨는 여전히
탄탄한 숫불위의 파노라마
76년의 70밀리 시네
옥교동 벨에포크
내가 본 과거속의 미래는
아직도 숙면이다.
기 억
잡기 김형택
울산 읍성이 조선 500년의 봉아리 같은
건초로 드러눕자
때를 놓칠세라....
아해들은 신나게 성안을 미끄럼으로
뒹굴었다.
북정 정수장 초팽 언덕을 늘씬 죽죽 애모하고
현령 아전묘 고씨와 허참봉의 좁은 골목에서
고종 말집 정 9품의 일성호(?).
졸포의 태질소리와
옥골새미의 복배밖으로 쏟아지는
물소리가 큰 신음이다.
콸~
아~아!
그대 모다 안녕하신가?
햇살하나 단단한 철도끼로 그날도 문지방을 내리 찍어
개밥판을 만들던 허참봉의 손자.
그날....
어머니는 갱솔 아궁이 앞에서 가슴을 쓸며
나의 귀를 막고 계셨다.
이런 제기랄.......
한국의 남부 행위미술가 김택(서양화가,시인,기자등....)